평통, 신년 통일강연회 열어

“철마는 달리고 싶다.”
경원선 신탄리역 지점 철로에 설치된 팻말에 “철도중단점”이라는 안내문구 아래 적혀 있는 글이다.
경원선은 서울과 원산을 잇는 철도로 1914년 개통됐지만, 전쟁으로 남북이 단절되면서 남한 구간을 기준으로 신탄리역이 경원선의 종착역이되면서 절단된 철로 자리에 “철도중단점”이라는 팻말이 세워졌다.
이후 ‘백마고지역’이 새롭게 개통되면서 경원선의 중단점이 신탄리역이 아닌 ‘백마고지역’이 됐고, “철도중단점…철마는 달리고 싶다”라고 적힌 새로운 팻말이 백마고지역에 세워졌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휴스턴협희회(회장 박요한)이 11일(토) 서울가든에서 ‘2020 신년 통일강연회’를 열었다. 이날 강연회의 강사로 초청된 금철영 KBS 워싱턴특파원은 ‘길’ 특히 ‘철도’는 남북통일의 과정과 방법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북의 철도는 ‘X’자 형태로 이어져있는데, ‘X’의 정중앙 즉 윗부분의 ‘∨’와 아랫부분의 ‘∧’가 만나는 지점이 ‘백마고지역’으로, 이 지역에서 북측에서 끊긴 ‘∨’ 철도와 남측에서 끊긴 ‘∧’ 철도가 서로 합쳐져 ‘X’ 철도로 복원시켜 나가는 과정을 통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X’자 형태로 남북으로 이어진 철도의 정중앙에 위치해 있는 백마고지역의 중요성 때문에 한국전쟁 당시 이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양측이 수십만발의 포탄을 고지에 쏟아 부으면서 산등성이가 허옇게 벗겨졌다. 공중에서 고지를 내려다보면 마치 백마(白馬)가 쓰러져 누워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해서 이곳이 ‘백마고지’로 불리게 됐다.
금철영 특파원은 자신이 취재한 남북한 주변국은 물론 영국과 독일 등 유럽의 여러 국가의 전문가들은 ‘∨’와 ‘∧’가 이어져 ‘X’가 된다면 통일 한국은 이 철도를 이용해 유라시아로 진출해 ‘수퍼코리아’(Super Korea)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하고, 이들 전문가들은 남북한이 ‘길’을 ‘X’로 회복해가는 과정을 주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금 특파원은 그러나 남북이 어떻게 ‘X’로 가는 ‘길’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 남한에서도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에 “긴장과 화해”라는 이중성이 상존해 있듯 북한의 입장과 미국, 일본, 중국, 그리고 러시아 등 주변국들의 상황도 달라 ‘X’로 가는 ‘길’은 쉬운 길을 아니라고 말했다.
한편 금 특파원은 통일강연회 하루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상황을 오해할 수 있는 보도 또는 왜곡보도도 있기 때문에 뉴스소비자는 항상 북한 기사에 대해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 특파원은 북한 기사를 보도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고백한 바 있는데, 그 이유에 북한은 현장에 가서 사실을 확인할 수 없는 특수한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탈북자들이 강연에서 전하는 북한 소식이 어느 정도 사실과 부합하는지 묻는 질문에 금 특파원은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김일성대학 출신으로 아버지가 여전히 북한 고위직에 있던 탈북자를 기자로 채용한 적이 있는데, 이 기자가 전해 온 북한 소식의 출처는 고위직 누구의 친인척과 친한 누구로부터 들었다는 누구의 전언으로 정보가치가 상당히 떨어져 사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금 특파원은 10여차례 북한 국경을 다니며 취재하고 북한에 들어‘간 외국인들이 촬영해 온 영상을 분석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2개의 자아가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금 특파원은 2개의 자아는 ‘광장의 자아’와 ‘사적인 자아’로 구분할 수 있다며 광장의 자아는 외부에 보여줘야 하는 모습이고 사적자아는 외부에 드러나지 않는 본래 자신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금 특파원은 최근 북한 주민들이 갖고 있는 2개 자아의 경계가 조금은 허물어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특히 지하경제인 장마당이 활성화돼 북한 경제의 한축을 이룰 정도로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금 특파원은 그러나 중앙위원, 후보위원, 그리고 지방인민위원 등 북한의 지도급 인사들이 3박4일간의 난상토론을 거쳐 1월1일 발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전원회의 보고서에는 “우리는 우리 국가의 안전과 존엄 그리고 미래의 안전을 그 무엇과도 절대로 바꾸지 않을 것임을 더 굳게 결심”한다는 내용과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 이익과 배치되는 요구를 내대고 강도적인 태로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하야 조미간의 교착상태는 불가피하게 장기성을 띠게 돼”라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북한은 전략무기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북한의 이 같은 의지표현에 경제 재제를 지속하겠다는 미국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주목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금 특파원은 미국은 현재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고, 일본은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개헌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은 ‘바오류’(6%성장)가 마감되면서 홍콩과 대만에서 일국양제가 도전받고 있고, 러시아는 시리아 등 중동지역과 한반도에서 대외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며 주변국의 이 같은 정세에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금철영 KBS 워싱턴특파원의 ‘2020 신년 통일강연회’에 앞서 박요한 휴스턴평통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2018년 4월 남북정상회담을 필두로 시작된 남북 정상 간의 새로운 만남들 그리고 역사적인 북미 정상 간의 만남들은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8천만 겨레의 마음에 평화와 번영을 약속하는 통일한반도의 새로운 희망을 심어 주었다”며 “2019년. 남북 및 북미관계에 적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위기를 또 하나의 기회로 승화시키는 것이 그리고 평화통일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는 것이 동포들의 한결같은 마음”라고 말했다.


박 평통회장은 또 “우리가 만드는 새로운 한반도는 동포들과 함께 꿈꾸는 우리들의 대한민국”이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흔들림 없는 진전을 위해 본 협의회는 단합된 동포사회의 일원으로서 평화통일의 촉매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 평통회장은 “백두산 반달하고 한라산 반달이 합쳐지면 그래서 남과 북이 함께 어우러지는 희망겨운 보름달. 새로운 한반도를 그리고 온 겨레의 마음을 환하게 비쳐 주기를 소원”한다는 인사말을 전했다.
제19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휴스턴협의회 자문위원들은 이날 유명순 자문위원의 선창으로 ‘홀로아리랑’을 합창한 후 ‘우리의 소원은 통일’도 함께 부르며 통일을 기원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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