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FAH, 스노우폭스 기증 ‘책거리 병풍’ 공개

휴스턴미술관(MFAH)이 ‘책거리 병풍’을 일반에 공개했다.
MFAH(Museum of Fine Arts, Houston)은 지난 6일(월) 한국전시실에서 스노우폭스(JFE Franchising Inc) 김승호 회장의 기증한 ‘책거리 병풍’을 일반에 공개하는 리셉션을 열었다.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은 김형길 휴스턴총영사의 요청으로 뉴욕시 소재 강갤러리가 소장하고 있던 조선후기(1392-1910) 작품으로 추정되는 7만5000달러 상당의 8폭짜리 ‘책거리 병풍’을 휴스턴미술관에 기증했다.


예일대학 학·석·박사 출신으로 지난 2017년부터 휴스턴미술관에서 아시안아트의 큐레이터를 맡고 있는 브래들리 베일리(Bradley Bailey) 박사는 강갤러리에 있던 ‘책거리 병풍’을 휴스턴미술관에서 소장, 영구 전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김형길 휴스턴총영사에게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김형길 휴스턴총영사는 휴스턴 한인동포사회의 여려 유력인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워낙 고가의 작품이라 기증자를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김형길 휴스턴총영사는 김승호 회장에게도 도움을 요청했고, 김승호 회장이 흔쾌히 기증을 약속하면서 이날 ‘책거리 병풍’이 일반에 첫 공개됐다. 김승호 회장이 기증한 ‘책거리 병풍’은 앞으로 휴스턴미술관 내 한국전시실에서 언제든 만날 수 있다.
휴스턴미술관 개리 틴터로우(Gary Tinterow) 관장은 이날 리셉션에서 아시안아트는 휴스턴미술관에서 가장 늦게 조직된 부서이지만 이날 가장 아름다운 작품을 소장할 수 있게 됐다며, 휴스턴미술관이 ‘책거리 병풍’을 소장하고 전시할 수 있도록 협조해준 김승호 회장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책거리 병풍’으로 인해 휴스턴의 한인동포들도 휴스턴미술관의 한국전시실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일리 큐레이터는 ‘책거리 병풍’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한국전시실에 전시할 가장 상징적인 작품을 찾고 있던 중 ‘책거리 병풍’을 만났다며, ‘책거리 병풍’은 중국 등 다른 국가에 영향을 받지 않은 조선시대의 대표젂인 예술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베일리 큐레이터는 ‘책거리 병풍’을 소개하면서 여러차례 “상징적” 또는 “대표적”(iconic)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조선시대 작품인 책거리 병풍은 지난 2016년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종합예술시설인 예술의전당 내 서예박물관에서 전시됐던 문자도·책거리전이 국제교류재단과 현대화랑의 후원으로 미국에 소개되면서 미국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베이리 큐레이터도 당시 책거리 병풍을 처음으로 봤다고 말했다.
당시 책거리 병풍은 “책거리; 한국 병풍에 나타난 소유의 권력과 즐거움”(Chaekgeori: The Power and Pleasure of Possessions in Korean Painted Screens)이라는 제목으로 뉴욕 스토니브룩대학교의 찰스 왕 센터(Charles B. Wang Center at Stoney Brook University, 캔자스대학교의 스펜서미술관(Spencer Museum of Art at The University of Kansas), 그리고 클리블랜드미술관(Cleveland Museum of Art)에서 각각 전시됐다.
책거리 병풍의 미국 전시를 소개한 조선일보는 2017년 8월4일자 인터넷기사에서 “‘책거리’란 책을 높이 쌓아올린 책 더미와 서재의 여러 가지 일상용품을 적절히 배치한 그림”이라고 소개하고 “문방도라고도 불리는 책거리는 책과 벼루, 향로, 붓, 도자기 등의 물품이 병풍의 화폭에 담겨있다”고 ‘책거리 병풍’에 대해 설명했다.
이 신문은 또 책거리 병풍은 “조선 후기 책을 중시한 정조의 뜻에 따라 책거리를 궁중에서 제작하면서 문인들 사이에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며 “조선시대 정조는 ‘이것은 책이 아니라 그림이다’라고 평가할 정도로 책을 가장 아름답게 표현한 우리의 고유문화”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순회, 전시되면서 ‘책거리 병풍’이 미국 미술계의 주목을 끌자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017년 8월26일자 인터넷기사에서 ‘책거리(冊巨里) 병풍’을 소개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WSJ은 특히 조선시대 대부분의 왕들은 200년 가까이 해와 달, 5개의 산봉우리가 그려진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병풍을 두고 왕으로서의 신성한 권위를 설파했지만, 정조는 책으로 권위를 불러일으켰다고 책거리 병풍을 소개하면서 “그러나 정조가 결코 상상하지 못한 방법으로 책거리가 활발한 장르로 발전했고, 책거리가 그의 생각으로부터 얼마나 멀리 벗어났는지를 알게 되면 탄식할 것”이라는 설명을 기사에 덧붙이기도 했다.
‘책거리 병풍’이 WSJ 등 미국의 주요 언론에서 소개되자 미국의 유명 미술관들도 책거리 병풍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휴스턴미술관 역시 ‘책거리 병풍’에 관심을 갖고 소장 노력을 기울여 왔다.
휴스턴에 소개하기에 적당한 ‘책거리 병풍’을 찾던 베일리 큐레이터는 마침 뉴욕 강갤러리에 전시돼 있던서 ‘책거리 병풍’을 발견하고 이 책거리 병풍의 구매를 도와줄 기증자를 찾았는데, 마침 휴스턴 한인동포인 김승호 스노우폭스 회장의 도움으로 휴스턴미술관에 따로 마련된 한국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베일리 큐레이터는 한국전시실에 다양한 한국의 예술작품이 전시됐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밝히고, 앞으로는 현대작품도 구입해 전시하고 싶다는 의향도 밝혔다.
휴스턴미술관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이종옥 화가는 최근 몇년동안 한국전시실에 전시될 새로운 작품 기증이 이루어지지 않아 안타까웠다며 김승호 회장의 ‘책거리 병풍’ 기증을 계기로 앞으로 휴스턴 한인동포사회에서 휴스턴미술관에 설치된 한국전시실에 관심을 갖는 동포들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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