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Bucket List)라는 말이 본격적으로 회자되기 시작한 것은 2007년에 개봉한 <버킷리스트>라는 영화 한 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부터입니다. 헐리우드의 두 명의 개성파 남자 명배우인 ‘잭 니콜슨’과 ‘모건 프리먼’이 출연하여 더욱 화제가 된 이 영화는 죽음을 앞둔 두 주인공이 남은 생애 동안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리스트를 만들고 병실을 벗어나 이를 하나씩 완성해나가는 가운데 감동적인 모습을 담아 냈습니다.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우리가 한 일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라는 것입니다. 영화는 우리들이 살아가는 동안 왜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야 하는지 감동을 불러일으키며 보는 이들의 마음 속으로 파고 듭니다.
이제는 일상의 용어가 되어 버린 이 버킷리스트 (Bucket List)의 뜻은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들을 적은 목록’을 의미합니다. 이 말의 어원은 영어의 속어(俗語) 중, ‘Kick the Bucket’이라는 말에서 유래가 되었습니다. ‘버킷(양동이)을 발로 걷어 차다’라는 뜻으로 해석이 될 수 있습니다. 옛날 중세 시대 때 사형수를 교수형에 처할 때 목에 올가미를 두른 다음 발판으로 삼고 있는 뒤집어 놓은 버킷(양동이)을 발로 걷어 차서 죄수의 형을 집행했다는 상황에서 유래가 되었습니다. 즉 ‘뒤집힌 양동이(Bucket)를 발로 차다(Kick)’라는 속어가 생겨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속어에서 죽음 앞둔 사람들이 죽기 전에 할 일들을 목록으로 기록한다는 데서 ‘버킷리스트’라는 말이 탄생했습니다. 오늘 날에는 이 말의 의미가 ‘살아가는 동안 꼭 해보고 싶은 꿈의 목록’으로 확장 해석되어 많은 사람들이 일상의 용어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살아가는 동안 꼭 해보고 싶은 꿈의 목록인 버킷리스트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를 얼마 전에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것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의 하나인 ‘김치’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보는 이른 바 ‘김장 체험’입니다.
몇 년 전부터 이를 체험하고자 하는 마음만 먹다가 드디어 실행에 옮겼는데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또 다른 결심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우선 이 프로젝트에 함께 참가할 뜻이 있는 동지들을 몇 명 모아서 강원도 한적한 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친구의 집을 찾아 김장체험에 나섰습니다. 이 체험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행동을 개시하기까지가 어렵지 일단 시작이 되니까 마음속은 설렘과 즐거움으로 충만해지고 행복해짐을 느낍니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김장 담그는데 필요한 복장과 김치를 담을 수 있는 용기(容器)를 준비하고 김장 체험장에 도착합니다. 그 곳에는 우리가 당일 쉽게 김치를 담글 수 있도록 전날 배추를 소금에 절여 놓는 등 친절한 수고 덕분에 바로 김장 체험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우선 소금에 절여진 배추를 차가운 물에 씻어내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배추에 절여진 소금 끼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하여 3차례에 걸쳐 큰 함지에 담긴 맑은 물에 배추를 씻는 일을 반복합니다. 손에 고무장갑을 끼고 정성스럽게 소금 끼를 제거하고 배추를 다듬는 일을 합니다. 내 손으로 손수 만들어 먹을 김치라는 생각을 하니 여간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무엇보다 일하는 내내 얼굴에는 웃음과 함께 행복감으로 벅차 오름을 느낍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일도 이와 이와 같이 즐거움과 기쁨으로 할 수만 있다면 아마도 젊음을 오래 유지하며 무병장수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소금에 절인 배추를 깨끗이 씻어낸 다음, 김치 속을 채울 무채를 썰어야 하는 힘든 일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다행히도 이 집에는 무를 가늘게 썰 수 있는 기계가 마련되어 있어서 쉽게 무채를 썰어 본격적으로 김치 속 무채를 양념하는 작업으로 돌입합니다.
전체적으로 고르고 얇게 썰린 하얀 무채 위로 적당량의 고추 가루가 미련 없이 투하됩니다. 다음으로 다진 마늘 한 움큼과 약간의 생강을 넣고, 정성스럽게 다듬어진 쪽파와 대파와 갓을 적당한 크기로 칼질하여 무채와 함께 다시 버무립니다. 그 위에 적당량의 액 젖과 새우 젖이 얹혀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작업으로 정성스럽게 준비한 찹쌀 풀도 넣은 후 서툴지만 즐거운 손놀림으로 이들을 뒤범벅을 하니 그럴듯하게 김치 안에 들어갈 김치 속이 순식간에 뚝딱 만들어 집니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갖은 양념으로 잘 버무려진 무채와 적당히 절여져 풀이 죽은 배추가 어우러지는 마지막 공정에 들어갑니다. 김장에서 가장 재미있는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적당량의 무채를 덜어 놓고 절인 배추 속에 비비듯이 정성스럽게 초벌 질을 한 후 이어서 배추 한 잎 한 잎 사이를 벌려 무채를 조금씩 재어 가는 공을 드리면 한 포기의 김치가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탄생됩니다. 그럴듯한 색깔과 모양이 입안에서 군침이 돌게 만듭니다. 난생 처음으로 만든 김치 한 포기에 뿌듯함이 절로 살아납니다. 간단하게 인증 샷을 찍고 신기하고 즐거운 일들을 마무리합니다.
점심에는 손수 만든 김치 속과 돼지 수육과 굴을 얹어 먹으니 완전히 밥도둑입니다. 밥 한 그릇을 바람에 게눈 감추듯 순식간에 해치웁니다. 행복감이 절로 묻어 나는 귀한 시간을 경험합니다.
서툰 남정네들의 손으로 정성껏 빚어낸 김치들을 준비된 김치용기에 담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마냥 행복했습니다. 자신이 생각하고 원하던 일을 자신의 손으로 이루어나가는 것만큼 뿌듯한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김장 후 사람들이 월동준비를 끝냈다고 이야기하는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손수 빚은 김치를 기념으로 흩어진 가족들에게 조금씩 나누어주기도 합니다. 나누는 정이 아름답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학기초가 되어 강의과목을 선택할 때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필수 과목이 있는 반면 선택과목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우리가 어떤 과목을 선택하냐에 따라 그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살아가면서 우리가 선택하는 삶의 버킷리스트는 이제는 굳이 죽음을 앞둔 사람들만의 과제가 아니라 건조함과 평범함으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더욱 윤택하고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우리 삶의 양념과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치 이번 김장체험에서 잘 절여진 배추에 버무려지는 갖은 양념의 무채 같은 김치 속처럼…


칼럼니스트 최준영

웃음과 감동이 융합된 아름다운 동행으로 행복한 인생을 추구하는 코칭리더
現) 인코칭 파트너코치
‘코칭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표
부산항만공사 자문위원
라이프 사이언스 테크놀로지 고문
前) (주)현대상선 임원
KAC 자격 획득 – (현) 한국코치협회 인증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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