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이 세탁한 후에 정성을 다해 다리미로 빳빳하게 다려서간 한복이 잔디밭에 위에서 이리저리 널브러져 뒹굴고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썩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오송전통문화원(원장 최종우)과 여러 행사를 다녔던 A씨는 공연에 앞서 최종우 오송전통문화원장 등 문화원의 관계자들이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공연을 마친 뒤 입었던 한복을 조심스럽게 벗는다고 말했다.
최종우 문화원장은 ‘전통의상 쇼’와 같은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공연에서 입을 한복을 깨끗이 세탁하는 것은 물론 빳빳하게 다려야 한다며, ‘전통의상 쇼’에 한복을 입을 모델은 휴스턴에서 데려가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현지의 도움을 받는다고 밝혔다.
그런데 문제는 현지에서 모집한 한복 모델 대부분이 공연이 끝나면 옷을 마구 벗어 바닥에 팽개치는 경우가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공연 당시 입었던 궁중의상과 한복 등이 푸대접을 받기 마련이다. 텍사스의 뜨거운 태양 아래서 무거운 갑옷과 투구를 쓰고 장시간 서 있다 보면 온몸은 금방 땀으로 뒤범벅이 되기 마련이다. 자원봉사 모델들은 공연이 끝나면 의상에서 탈출하기 위해 후딱 한복을 벗어버린다. 오송전통문화원이 훌떡 벗어버리는 그 한복에 얼마만큼의 정성을 들였는지 자원봉사자들은 알 리가 없다. 그렇다고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에 자원봉사자로 나서준 것만도 고마운 일인데 의상으로 잔소리하기도 어렵다.
오송전통문화원은 공연이 끝나면 자원봉사자들이 입었던 땀으로 범벅이 된 의상을 깨끗이 다시 빤 후 벗다가 찢어진 의상은 한 땀 한 땀 바느질로 수선한다.
최종우 문화원장은 코리안페스티벌과 같은 행사에서 한복을 직접 입어보는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이때 한복을 입어보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 중 덩치가 너무 커 도저히 한복을 입을 수 없는 외국인들도 있는데, 굳이 입어보겠다며 억지로 팔을 넣고, 발을 밀어 넣는 외국인도 있다. 그러다 의상이 찢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최 원장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여주고 체험하도록 하면서 의상을 입지 못하게 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어렵게 비싸게 장만한 의상을 몇 번 사용하지도 못하고 폐기해야 할 때는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오송전통문화원은 지난 14일(토) 휴스턴한인중앙장로교회에서 후원의밤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전통의상 쇼’였다. 다행이 이날 행사는 실내에서 이루어져 고생을 조금은 덜었지만, 여전히 걱정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달라스로, 코퍼스크리스티로, 오클라호마시티로 다니며 ‘전통의상 쇼’ 오송전통문화원은 그동안 수많은 의상을 구입하고 폐기하는 일을 반복하면서 의상에만도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 했다.
최 원장은 오송전통문화원이 어려운 조건에서도 지난 후원의밤 행사 때와 같이 여전히 전통의상 쇼를 진행할 수 있었던 것은 물심양면으로 오송전통문화원을 후원해 주는 동포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은 오송전통문화원이 알려지면서 공연해 달라는 의뢰도 비례해 늘고 있는데, 행사가 끝나면 또 다시 의상 마련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서 공연요청이 언제나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최 원장은 오송전통문화원이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의상과 같이 역부족을 느끼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의상 쇼’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은 더 커진다.
최 원장은 후원의밤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장인을 소개했다. 최 원장의 장인 이호창 옹(翁)은 한국의 전통문화보존과 계승발전에 평생을 바쳤다. 이호창 옹의 수고와 노력 덕분에 미국 도시들 중에서는 휴스턴이 유일하게 ‘전통의상 쇼’를 볼 수 있는 도시다.
최 원장은 우리의 전통문화는 소중한 것으로 지키고 계승하고 발전시키고 알려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며 혼자의 힘보다는 여럿이 힘을 합칠 때 그 가치는 더 빛이 난다며, 오송전통문화원을 후원하고 성원해 준 동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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