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만해 보여?’
휴스턴시장 선거에 12명 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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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시장 선거가 본격화됐다. 지난 8월19일(월) 끝난 후보자등록 결과에 따르면 오는 11월5일(화) 실시되는 휴스턴시장 선거에 실베스터 터너 현 시장을 포함해 총 12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휴스턴시장 선거는 오는 10월7일(월) 끝나는 유권자등록을 시작으로 10월21일(월)부터 11월1일(금)까지 조기투표가 실시되고, 11월5일(화)에는 시장선거가 열린다. 후보자 모두 과반득표에 실패하면 득표순위에 따라 상위 1·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12월14(토) 실시되는 결선투표에서 휴스턴시장이 가려진다.
지난 2015년 실시된 선거에서 출마자 모두 과반득표에 실패하면서 득표 1위 후보인 실베스터 터너와 2위 빌 킹 후보가 결선투표에 올랐고, 터너 후보가 킹 후보를 4,082표차로 누르고 휴스턴시장에 당선됐다.

터너 시장, ‘내가 만만해?’
지난 2015년 휴스턴시장 선거는 현직 시장이었던 애니스 파커가 연임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면서 ‘무주공산’이었다. 당시 선거는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는 경쟁자가 사라진 상태였기 때문에 7명이 출마했다.
그러나 올해 시장선거에서는 현직 시장이 출마함에도 불구하고 11명이나 되는 후보자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각자 사정과 이유가 있겠지만 현직 시장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11명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은 현직 시장이 ‘만만해’(?) 보이지 않으면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터너 시장으로서는 지난 선거에서 과반특표에 실패해 결선투표까지 가는 끝에 신승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4,082표차로 석패한 후 재도전에 나선 빌 킹 등 11명의 후보자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승리를 낙관하기 어려운 힘든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진영의 공격
터너 시장이 진보와 보수 양쪽 진영으로부터 협공당하고 있다. 휴스턴시장 선거는 민주당 또 는 공화당 소속 후보로 출마하는 정당선거가 아니지만, 후보들 각자가 정당에 소속돼 있고 지향하는 정치적 성향에 따라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 판별할 수 있다.
시장선거 출마의사를 가장 먼저 밝힌 후보는 토니 버즈비(Tony Buzbee) 변호사다. 지난 2010년 4월20일, 루이지애나 연안의 멕시코만에서 세계 2위 석유회사인 BP의 시추선 딥워터호라이즌이 폭발하면서 기름이 대규모로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집단소송이 제기됐다. 버즈비 변호사가 참여한 이 소송에서 변호인단은 BP로부터는 97억달러, 트랜스오션으로부터는 2억1천100만달러의 손해배상 합의를 이끌어냈다.
텍사스A&M대학 출신으로 지난해 10월 출마 선언한 버즈비 시장 후보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선거캠프에 막대한 자금을 제공할 정도로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
선거자금을 자비로 충당하고 있는 버즈비 후보는 지난 6월30일까지 75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사비에서 내놨고, TV광고 등에 250만달러를 사용했다.
올해 17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모금한 터너 시장은 지난 6월30일까지 320만달러의 선거자금을 신고했다.
킹 후보는 685,000달러의 선거자금을 신고했고, 이중 580,000달러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보이킨 후보는 70,000달러의 선거자금을 신고했다. 지난 7월1일 출마를 선언한 로벨 후보는 선거자금을 신고하지 않았다.
버즈비 후보는 터너 시장이 자신에게 선거자금을 제공한 후원자들에게 휴스턴시가 발주하는 각종 사업의 이권을 주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후원자와 시의 유착관계를 끊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역시 변호사와 사업가로 공화당 소속인 빌 킹 후보는 키마 시장을 역임했다. 지난 2월 일찍이 시장선거 출마를 선언한 킹 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터너 시장에게 4,082표차로 패했는데, 이번 선거는 ‘복수혈전’이다.

진보진영에서도 공격
실베스터 터너 시장은 1989년부터 2016년까지 텍사스주하원의원을 역임한 민주당 소속의 정치인이지만, 휴스턴 진보진영 일각에서는 터너 시장이 진보적이지 않다고 비판하고 있다.
휴스턴시장에 출마한 드와이트 보이킨즈(Dwight Boykins) 휴스턴시의원(D지역구)과 수 로벨(Sue Lovell) 전 휴스턴시의원도 터너 시장이 진보적이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벨 후보는 최근 몇주동안 터너 시장이 주하원의원으로 있는 동안 진보적 안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며 터너 시장이 진보적이지 않다고 공격하고 있다.
보이킨즈 후보는 터너 시장과 같이 흑인으로, 지난 선거에서 결선투표까지 가서 4,082표차로 신승한 터너 시장으로서는 보이킨즈 후보가 흑인표를 잠식하면 선거판이 어려워 질 수 있다. 여기에 여성인 로벨 후보가 일부 여성표와 진보성향 유권자의 표까지 가져간다면 터너 시장으로서는 더 어려운 선거를 치를 수 있다.

노조도 지지표명 안 해
지난 선거에서 휴스턴지역 각 노조로부터 지지를 받았던 터너 시장은 휴스턴소방국과 일전을 벌이면서 노조로부터 지지표명을 얻는데 실패했다. 휴스턴시는 지난 2018년 11월 실시된 중간선거에서 휴스턴소방관에게 휴스턴경찰관과 같은 수준의 연봉을 지급해야 하는지 묻는 주민투표(Proposition B)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투표에서 다수의 유권자들이 소방관에게도 경찰관과 같은 수준의 연봉을 지급하자는 안에 찬성했다. 하지만 터너 시장은 소방노조와 연봉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예산부족을 이유로 소방관 신규채용을 중단하는가 하면 기존의 소방관들도 해고하는 조치를 취했다.
소방관과 가족들은 시청에서 집회를 갖는 등 장기간 대치가 이어지면서 소방노조에 동조하는 휴스턴의 다수 노조들이 터너 시장 지지에서 돌아섰다.
터너 시장으로서는 같은 진보진영의 보이킨과 로벨 후보보다 노조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한 것이 선거에서 더 큰 어려움을 가겨올 것으로 예상된다.
터너 시장이 그나마 위안거리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보수진영의 버즈비 후보와 킹 후보가 서로를 비방하며 적전분열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양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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