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캐주얼 레스토랑이 대세(?)

식당 운영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언론이 식당 경기에 주목하는 이유는 식당 경기가 경제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Luby’s, 120개 문 닫아
텍사스의 대표적인 체인레스토랑 루비(Luby’s)가 실적이 저조한 레스토랑의 문을 닫거나 매각한다고 휴스턴크로니클이 지난 16일(화) 보도했다. 텍사스 휴스턴에 본사가 있는 루비가 자사 운영 일부 레스토랑을 폐점하거나 매각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운영적자 때문이다.
휴스턴크로니클은 카페테리아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루비가 페스트-캐주얼 레스토랑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루비는 올해 3분기 동안 6,56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530만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다. 루비의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5.7% 감소했다. 고객수도 전년도에 비해 1.2% 감소했고, 고객 1인당 평균지출도 2% 낮아졌다.
루비의 자회사 퍼드러커스(Fuddruckers)의 사정은 더 어렵다. 햄버거체인레스토랑 퍼드러커스는 방문고객 숫자가 8.7% 감소했고, 고객 1인당 평균지출도 2.8% 줄었다.
적자를 기록하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루비는 지난 1년 동안 전국적으로 80개의 루비와 49개의 퍼드러커스, 그리고 1개의 치즈버거 레스토랑의 문을 닫았다. 이중 휴스턴에서 문을 닫은 레스토랑은 16개였다.
루비는 전통적인 방식의 레스토랑 운영에서 벗어나 병원, 학교, 극장, 공항, 회사 식당, 경기장, 심지어 노인아파트 등에 요리를 제공하는 쪽으로 운영방식을 바꾸고 있다. 루비는 기존의 레스토랑이 아닌 병원, 극장, 공항 등에 거둔 매출이 지난 3분기 동안 90만달러에서 760만달러로 증가했다.

“파티는 끝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8일(월)자 신문에서 쇠락해 가는 미국의 레스토랑산업을 진단하며 식당의 “파티는 끝났다”(party is over)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식당 경기(景氣)는 시장조정, 주가하락, 그리고 경기침체를 알리는 전조라고 설명했다.
식당영업이 어려운 이유는 인건비 상승과 재료비 인상, 소비자들의 기호변화, 중산층 인구의 감소가 있지만 무엇보다 식당 수는 계속 늘면서 식당들이 과열경쟁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영업마진이 줄자 식당에 투자했던 투자자들과 은행들은 투자수익이 적다고 판단해 식당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지적했다.
식당은 늘고 있는 반면, 소비자의 지갑은 얇아지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영업마진은 축소되는 구조가 이어지고 있다. 외식업계에서는 식당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의 연령대가 35세에서 54세 사이로 알려져 있다. 35세 이하의 연령대, 즉 밀레니얼세대는 학자금융자 등 빚에 쪼들리면서 식당에서 요리를 즐길 정도의 경제적 여유가 없다. 54세 이상은 은퇴를 준비하거나 은퇴한 연령대로 외식비로 쓸 여윳돈이 많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007년까지 식당을 이용하는 주요 연령층의 고객이 41% 정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34%로 감소했다며, 현재 밀레니얼세대가 식당에서 돈을 쓰려면 적어더 5년에서 7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어떤 식당은 그때까지 기다릴 여력이 없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장을 갖고 있는 샌드위치프랜차이즈 서브웨이(Subway)는 지난 2018년 한해동안 1,100개 매장의 문을 닫았고, 스타벅스도 올해 영업실적이 저조한 150개 매장의 문을 닫을 예정이다.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 대세
워싱턴포스트는 레스토랑업계에서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식당은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류 요리사가 최고의 요리를 제공하는 방식의 식당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에서 가장 유명한 일류 요리사인 그랙 베이커는 템파에 농장에서 직접 공수한 식재료로 사용한 요리를 손님의 식탁에 올리는 최고급 레스토랑을 오픈한 후 업계에서 커다란 호평을 얻었지만, 높은 인건비와 식재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적자가 발생하자 결국 레스토랑을 매각했다.
베이커는 요즘은 9달러로 한접시 가득한 요리를 즐기려는 손님들이 대부분이라며 자신의 레스토랑 운영방식으로는 도저히 수지를 맞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베이커는 자신의 요리가 왜 비싼지 설명하려고 노력하지만 손님들 누구도 자신의 ‘설교’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결국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SNS가 발달하면서 새로운 요리를 개발하거나 인테리어에 획기적인 변화를 줘 손님을 끌려고 하면 정보가 금세 SNS타고 퍼져 곧 자신의 요리나 인테리어를 모방하는 레스토랑이 생겨나 희소성이 떨어지면서 영업에도 타격을 받게 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여러 한계 때문에 시대에 대처하는 순발력이 뛰어난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이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은 요리하는 방식은 기존의 식당과 비슷하지만 서비스 방식은 패스트푸드 레스토랑과 같이 카운터에서 주문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멕시칸요리 프랜차이즈레스토랑인 치폴레이(Chipotle) 등이 대표적인 패스트-캐주얼 레스토랑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여기에 일부 패스타-캐주얼 레스토랑은 ‘배달서비스’를 추가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고 밝혔다.
‘Uber Eats’이나 ‘DoorDash’ 등을 이용해 배달서비스를 제공하면 식당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고 기존의 주방인력으로 추가시간이나 장비투자 없이 고객의 수요를 충족시켜 나갈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해 배달회사를 이용한 배달서비스 시장의 규모가 10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소개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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