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도 내 지역구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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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그린 연방하원의원, 추방됐던 불체자 데려와

미국시민권자가 돼야만 연방상·하원의원 등 미국 정치인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연방상·하원의원들은 이민자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이고, 심지어 어떤 연방상·하원의원들은 추방당한 아버지와 같이 살게 해달라고 절규하는 이민자 가정을 적극 나서서 도와주는 연방상·하원의원들도 있다. 휴스턴 한인동포사회에도 잘 알려진 알 그린(Al Green) 텍사스 연방하원의원도 그런 연방상·하원의원들 중 한명의 정치인이다.
알 그린 연방하원의원은 이민국에 의해 강제 추방당한 아버지와 2년여 동안 생이별 중이던 휴스턴의 어느 한 이민자 가정의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KTRK-TV는 지난 2일(화) 지난 2017년 2월 엘살바도르로 추방됐던 호세 에스코바(Jose Escobar)가 그린 의원의 도움으로 지난 1일 휴스턴으로 돌아와 가족과 상봉했다고 보도했다.
15살 때 휴스턴으로 와 살면서 결혼해 두자녀의 아빠가 된 호세는 범죄기록이 없어 그날도 거주사실 확인이라는 통상적인 절차를 따른다는 생각으로 이민국을 방문했다가 졸지에 추방당하는 신세가 됐다. 호세는 아내와 두 자녀 모두 미국시민권자로 자신의 서류가 오류가 있다고 호소했지만 별무소용이었다.
그렇게 호세는 가족과 2년 동안 생이별을 해야 했다.
호세의 아내 로즈는 남편이 다시 가족이 있는 휴스턴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찾아 백방으로 노력했고, 누구든 붙들고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로즈의 딱한 사정을 접한 알 그린 연방하원의원은 세차례나 호세가 살고 있는 엘살바도르까지 직접 방문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호세를 다시 휴스턴으로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알 그린 연방하원의원은 휴스턴으로 다시 돌아온 호세를 환영하는 행사에서 “내 지역구 주민이 어디에 있던, 그 주민이 있는 곳까지 찾아 가야하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 주민이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면 기꺼이 가겠다”고 말했다.
휴스턴의 어느 한 동포도 연방하원의원의 도움으로 다시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부모를 만날 수 있었다.
당시 유학생이었던 박근우씨는 지난 2008년 7월5일 새벽 1시경 귀가하던 길에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단지 앞에서 히스패닉 강도에게 총상을 당해 중태에 빠졌다가 겨우 살아났지만 전신마비로 재활이 필요했다. 한국에 있던 박근우씨의 부모가 번갈아 휴스턴에 와 아들을 간호하던 중 어느날 부친 박인희 씨가 휴스턴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
부모의 간호가 없으면 옴짝달싹도 못하는 박근우씨에게 부친의 입국거부는 청천벽력이었다.
당시 박근우씨는 “저는 곧 재활치료를 다시 시작해야했고 그러기 위해선 누구보다 아버지의 도움이 필요한데 아버지가 미국 땅에 다시 못 들어온다면 제가 한국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인 분들께 도움을 받는 것에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몇 개월 전에 척추에 약을 투여하는 전자펌프를 몸에 다는 수술을 받았는데 약을 6개월마다 리필 해줘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거라고 의사가 그러더군요. 한국에 가면 그 약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실히 모르고.. 정말 답이 나오질 않았습니다”라며 자신의 어려웠던 사정을 설명한 바 있다.
부모가 미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백방으로 노력하던 중 박근우씨의 지인들은 쉴라 젝슨 리 연방하원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쉴라 리 연방하원의원은 이민국에 박인희씨와 통역자, 그리고 이민국 직원사이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다며 박인희씨 건을 재검토해 달라고 워싱턴DC에 있는 이민국 관계자들에게 직접 요청했다. 쉴라 리 연방하원의원의 요청에 이민국은 재검토 후 곧 박인희씨의 재입국을 승인했다.
휴스턴의 또 다른 한인동포 누군가에게는 연방상·하원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알 그린과 쉴라 리 연방하원의원과 같이 인도적인 차원에서 적극 나서는 의원도 있지만, 정치인과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언제나 일방적일 수만은 없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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