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휴스턴 한인동포입니다. 20여년간 이곳에 머물며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잃지 않고 함께 울고 웃으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나누는 일에 앞장서 일하는 분들과 이웃들을 보면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더 이상 개인의 이익과 영달, 그리고 정쟁으로 인해 나라사랑의 근본을 흔들려는 분열의 정치인들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나라사랑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동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자 합니다. 한강의 기적은 어느 한 사람만이 일궈낸 것은 결코 아닐 것입니다.
어릴적 기억이 납니다. 새벽부터 저녁 늦게까지 신발공장과 봉제공장에서 일을 하던 이웃 집 누나들. 지금은 거의 70대가 훨씬 넘어 손주들과 오손도손 살고 계시겠지만 당시엔 스스로 상급학교 진학을 동생들에게 양보하고 어려운 가족을 위해 일터로 향한 걸음걸음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그들이 무척 자랑스럽고 고맙기 그지 없습니다.
가까운 친지부터 친구의 부모님도 영상 40도를 넘는 사우디 건설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신 이야기를 들을 때면 왜 친구들이 그토록 열심히 공부했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이제 정년퇴직후 제2의 삶을 살아가시는 그분들이 진정한 애국자입니다.
이민생활을 하는 저는 고작 몇 분 남짓 전화로만 안부를 묻는 정도지만, 정작 위로를 받는 쪽은 외국 생활을 하는 우리들이었습니다. 가끔 동창회 모임에선 외국에 나가있는 동문들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기는 친구녀석들로 인해 미안함도 가져봅니다.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을 한마디로 요약할 수는 없지만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동양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이 지구촌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후진국에서 중진국의 반열에 성큼 올라서게 되었지요. 지금도 당시 올림픽 경기장에 울려퍼진 4인조 혼성그룹 코리아나의 ‘손에 손잡고(Hand in Hand)’라는 노래가 들려오면 감개가 남다릅니다.
이렇듯 자랑스런 한국인의 자부심은 누가 거저 주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어려웠던 나라살림과 기술부족으로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일부 생각없는 정치인들로 하여금 나라가 일방적으로 독주하게 방치하였다면 오늘날과 같은 번영된 나라는 결코 없었을 것 입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우리의 국민적 염원과 열정을 잘못된 길로 몰고가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최하위권의 국가경제를 지금의 반석에 올린 많은 선배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이룩한 업적을 기억해야 합니다. 분단 이후 지금까지 우리민족의 염원인 통일이 차츰 현실이 되어가는 지금, 또다시 정쟁과 분단의 이데올로기를 앞세워 통일대로의 길목을 막는 일만큼은 삼가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헬조선’이라는 가벼운 언행과 행동으로 나라망치기를 하려는 매국노들의 지난 역사를 더이상 답습하지 않기를 소원합니다.
위정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무조건 정권만 잡으면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금방 부자가 될 것이라는 현혹스러운 말을 삼가해야 합니다. ‘일미칠근 (一米七斤) ‘ 이란 말이 있습니다. 쌀알 하나를 만들려면 농부가 일곱 근의 땀을 흘려야 한다는 것이지요. 미국 이민사를 텅해 알 수 있듯이 100년전 하와이 파인애플농장에서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한 선배 이민자들의 땀이 없었다면 지금의 한인사회는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과거는 과거일뿐이다”라고 말하는 사람과는 논의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지난 이민역사를 그저 지나가는 낡은 옛날 이야기로 치부한다면 그들은 작은 점 하나 크기에 머물러 미래와 희망은 없습니다.
땀방울로 범벅이 된 손으로 남긴 점 하나가 현재와 미래로 이어지는 선을 만들어 간다는 뜻을 알때 비로소 우리는 진정한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을 것입니다.
우리는 한 민족입니다. 온 세상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지만 정작 소리나지 않은 전쟁은 ‘경제전쟁과 식량전쟁’입니다. 이런 중차대한 상황 속에서 우리 스스로 분열을 도모하거나 획책해서야 어찌 같은 민족이라 말 할 수 있겠습니까?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과정에 불거진 각종 비극적 사건은 국민과 해외동포 모두가 진심어린 애도를 표하여 왔습니다. 특히 우리는 어린친구와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방의 의무 수행 중 뜻하지 않게 죽음을 맞이한 장병들의 아픔은 바로 우리의 책임입니다. 자녀를 잃어 참으로 슬프지만 우리도 같은 마음입니다. 그들의 넋이 조국을 지킵니다.
모두 굳건히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911사태시 미국민들은 성조기를 들고 ‘다시 일어서자(We Stand)’는 의지를 보여줬던 일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차가운 바다가 삼켜버린 채 익지 않은 어린 학생들의 영혼과 천안함,연평도 사건 모두 근대화 과정에서 겪은 너무나 가슴아픈 교훈이었습니다. 특히 5.18광주 민주화 운동은 지구촌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의 소중한 역사입니다. 자식을 잃은 부모들과 이제는 더 이상 우리와 함께 할 수 없는 그들의 넋이 조국 대한민국의 밑거름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 모두는 어떠한 범법행위와 폭력행위로도 민주주의가 정당화 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힘을 모아 정진한다면 한국인이 얼마나 위대한지 세계인들이 다시한번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해 봅니다.
특히 우리민족과 국민들은 따뜻한 마음과 강한 인내심, 힘을 가졌습니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때마다 서로를 위로하고 슬픔에 빠진 이웃들을 위해 아낌없는 손길을 나누는 한국인의 정서는 지금 어디로 사라져 버렸습니까.
이제부터 우리 자녀들을 과거의 썩은 정치와 틀 속에 가둬서는 안되며, 그렇게 해서는 올바른 미래를 그들에게 전달할 수 없습니다. 세계인과 함께 당당히 어깨를 견주는 더 강하고 성숙하고 용기있는 국민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먼저 노력합시다.
지금 한국의 입장과 위상이 매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힘을 모은다면 세계인들의 사랑과 주목을 다시 받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상대를 무조건 질책하고 비난하며 비인간적인 공격은 멈춥시다. 동족상잔의 비극은 피비린내 났던 6.25전쟁 한번으로도 충분합니다. 이제 서로를 존경하되 비겁하진 맙시다. 자유민주주의 정신대로 행동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우리를 그렇게 인정할 것입니다.
어깨를 당당히 펴고 다함께 어려운 시기를 극복합시다. 성숙한 대한민국, 한단계 업그레드된 한국인의 참모습을 보여줍시다. 100년 이민 역사를 통해 응집된 코리안 아메리칸의 저력과 긍지를 가져봅시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의 후예입니다.

최영기/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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