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5·18재단, 5·18기념식 개최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지난 19일(일) 휴스턴한인회관에서 개최됐다.
휴스턴5·18재단이 주최하고 휴스턴총영사관, 휴스턴한인회, 휴스턴평통, 휴스턴호남향우회, 휴스턴비전교회, 휴스턴세월호함께맞는비, 그리고 작은소리가 후원한 가운데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100여명의 휴스턴 한인동포들이 참석해 오월의 영령을 추모했다.

5·18장학금 수여식과 함께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김형길 휴스턴총영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사를 대독했다.
김형길 휴스턴총영사는 대독에 앞서 1980년 5월18일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나던 당시 자신은 고시를 준비하고 있었다며, 오월의 광주는 지금도 자신에게 숙제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어김없이 오월이 왔습니다. 떠난 분들이 못내 그리운 오월이 왔습니다. 살아있는 오월이 왔습니다. 슬픔이 용기로 피어나는 오월이 왔습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오월 민주 영령들을 기리며, 모진 세월을 살아오신 부상자와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삶으로 증명하고 계신 광주시민과 전남도민들께 각별한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서 “특히 광주시민 여러분과 전남도민들께 다시 한 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합니다.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하여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하여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습니다”라며 양해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1980년 오월, 우리는 광주를 보았습니다. 민주주의를 외치는 광주를 보았고, 철저히 고립된 광주를 보았고, 외롭게 죽어가는 광주를 보았습니다. 전남도청을 사수하던 시민군의 마지막 비명소리와 함께 광주의 오월은 우리에게 깊은 부채의식을 남겼습니다. 오월의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 학살당하는 광주를 방치했다는 사실이 같은 시대를 살던 우리들에게 지워지지 않는 아픔을 남겼습니다”라고 말하고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습니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입니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되었습니다. 핵심은,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설치하여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라고 말했다.

정성태 휴스턴호남향우회장은 “저는 5월이 되면 마음이 너무나도 착잡해져 온다”며 “5월에 결혼을 했고, 5월17일부터 26일까지 많은 압박과 설움, 그리고 고통을 느꼈다”고 5월에 마음이 착잡해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정성태 휴스턴호남향우회장은 “그러나 오늘 새롭게 휴스턴에 5·18재단이 설립됐고, 많은 뜻있는 분들이 동참한 가운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린다는 사실에 마음의 위안을 받는다”며 기념식에 참석한 동포들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다.
5·18 당시 광주에 있었던 정 회장은 “5·18 당시 광주의 유명인사들 가운데 다치거나 사망한 유명인사들은 극소수였다”며 “당시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 교사 등 용기 있는 젊은 청년들이 민주화를 위해 분연히 일어섰고 많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자식이 죽고, 부모도 죽고, 형제도 죽는 가슴 아픈, 너무나 가슴 아픈 일들이 일어났다”고 말하고 “5·18 광주의 아픔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고, 앞으로 다시는 5·18과 같은 참사가 일어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비록 조국에 아픈 역사가 있다고 해도 우리는 조국을 버릴 수 없다”며 “그럴수록 조국을 더 사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오늘 기념식에 참석하신 동포 여러분은 진정한 애국자”라며 “맨손으로 와서 오늘날 이 자리까지 왔고, 한국산 전자제품을 구입하고 한국산 자동차를 타며 이 땅에서 열심히 일해 한국에 가서 돈을 쓰고 있으니 애국자”라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자신의 가문이 좋지 않다고 해서, 내 조국이 아픈 역사를 가졌다고 해서, 가족을 조국을 버릴 수 없다”며 “우리 모두는 내 조국을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조국을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는 국가가 지정한 기념일을 지키는 것으로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5·18을 기념하는 일도 애국하는 일 중의 하나라고 강조했다.

김기훈 휴스턴평통회장은 신창하(David Shin) 휴스턴한인회장이 한국어로 기념사를 하는 것이 어렵다며 자신에게 기념사를 부탁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김기훈 휴스턴평통회장은 “직접 5·18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그동안 많은 자료로 밝혀진 진실 앞에 고개가 숙여지고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자신이 휴스턴한인회장으로 있던 2016년 휴스턴에서는 최초로 호남향우회와 함께 휴스턴한인회관에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당시 이곳저곳에서 항의가 있었고 불평도 있었지만 동포사회를 대표하는 한인회장으로서 책무를 다하기 위해 기념식을 강행했다”고 밝히고 “당시 기념식이 개최되기까지 마음고생하고 수고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다시는 조국 대한민국에 동족간의 비극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어긋난 역사관과 이념의 잣대로 국민을 호도하거나 지역감정을 부추겨 나라를 혼란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자신의 권력을 위해 국민의 생명을 앗아가는 만행이 더 이상 자행되지 않도록 기념식을 통해 되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5·18기념식이 “지난 세월 5·18 유가족은 물론 기념식 자체가 정치적, 이념적, 역사적, 그리고 여론으로부터 많은 핍박을 받아 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념식은 휴스턴5·18재단이 주최했는데, 휴스턴5·18재단은 안병성 목사를 이사장을 맡고 있고, 김미숙, 장일순, 강주환, 나성신 이사로 구성돼 있다. 그리고 박정호씨가 사무총장으로 실무를 전담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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