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매일 아침 6시가 되면 어김없이 배달되는 문자 한 통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서 좋은 글을 담은 다른 문자들이 속속들이 배달됩니다. 순식간에 10개 이상의 좋은 글들이 차곡차곡 제 지식의 창고에 채워집니다. 요즘같이 SNS를 이용하여 편리하게 소통하는 시대에 좋은 글이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하게 찾아 드는 수많은 문자들이 범람하여 홍수를 이룰 지경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좋은 글들이 때론 그 가치가 묻힌 채로 사이버 공간 속으로 쓰레기처럼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주에도 고등학교 선배로부터 새벽을 알리는 문자 한 통이 ‘딩동!’ 하며 어김없이 배달됩니다. 다행이 짧은 글이라 순식간에 읽어 버립니다. 그런데 가끔씩은 곰곰이 음미하면서 다시 한 번 읽게 만드는 글에 제 마음이 낚이기도 합니다. 지난 주에 받아 본 글이 그랬습니다.
소설 <빙점>으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잘 알려진 <미우라 아야코>의 후속 소설인 <속 빙점>에 나오는 말을 인용하며 생각을 정리한 글입니다.
“일생을 마친 다음에 남는 것은 우리가 모은 것이 아니라 우리가 남에게 준 것이다. 숨은 적선, 진실한 충고, 따뜻한 격려의 말 같은 것은 언제까지나 남는다”
짧은 글이지만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글이라 오늘 월요일 아침 바라보는 세상스케치의 소재로 삼아 생각을 열어 보기로 합니다.
단 한 번 주어지는 인생길에서 무엇을 남길 것인가의 명제를 가지고 주어진 인생 3막의 길을 본격적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 글에서 한 번쯤 언급한 나눔과 관련된 이야기 중에 문득 한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어릴 적 우리 동네 우유배달 아저씨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다니던 1960년대에서 70년대에는 아침에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당일 갓 만들어낸 신선한 우유를 커다란 짐 자전거에 싣고 이른 새벽에 집집마다 건강우유를 배달해 주는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오늘날 국민건강을 위해 배달해주는 요구르트 아줌마와 같은 일을 옛날에는 우유배달 아저씨로부터 콜라병같이 생긴 용기에 담긴 따끈한 우유를 배달 받아서 먹으며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가난했던 시절에 우유를 배달 받아서 마시는 집들은 그래도 형편이 좋은 가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게 된 기막힌 사실 하나는 건강을 지키기 위하여 우유를 배달 받아서 정기적으로 마시던 사람들보다 자전거를 타고 이른 새벽 우유를 배달하던 아저씨의 건강이 더 좋아진다는 역설적인 사고였으며 이를 소재로 주제 강의를 한 적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행복과 건강을 위하여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나눔과 베풂을 통하여 오히려 그들이 더 행복하고 건강해 질 수 있다는 패러독스 같은 이야기입니다.
30여년을 하루같이 열심히 몸바친 제 생명과 같은 회사를 언제부턴가 이제는 떠날 때가 되었다는 느낌이 직감적으로 들기 시작했을 때 그 때부터 하던 일을 하나씩 내려 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내려 놓는 것만큼 반대 급부로 주어지는 시간을 할애하여 나를 위한 시간으로 투자하기 시작합니다. 그 중의 하나는 당시 아침마다 저에게 배달되어 오던 좋은 글들을 받아서 읽고 거기에 제 생각을 글로 덧붙여 지인들에게 배달하여 많은 생각과 정보를 매일 아침 나누는 일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글을 읽고 제 생각을 글로 쓰는 일이 습관이 되면서 제 안에 글쓰기에 대한 숨은 열정과 작은 재주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후 더욱 흥미를 가지고 한 때 매일 아침을 아침편지로 열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저의 인생 3막의 일을 펼치기 시작하면서 글을 쓰는 일을 일주일에 한번으로 정하고 월요일마다 한 주의 세상 이야기를 담아 지인들에게 배달하여 나눠주는 일을 지난 2년간 지속해오고 있습니다.
부족한 생각이지만 저만의 문체로 글을 써서 나누는 일을 하다 보니 언제부턴가 옛날 우유 배달하던 아저씨가 우유배달하며 얻게 된 생각지도 못했던 <건강 부메랑 효과>와 같이 저의 삶의 태도와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유사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우선 매 주말 정기적으로 한 편의 글을 써서 월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우유 배달하듯이 글을 배달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신선한 우유를 짜내듯이 한편의 작은 글을 정리하기 위해서는 한 주간을 의미 있는 시선으로 바라보며 사는 습관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글로 정리하다 보니 옛날 같으면 막연히 생각만하던 것이 이제는 구체화되고 활자화 됨으로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기술을 익히게 됩니다. 게다가 글을 쓰는 것이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고 생각이 정리가 되다 보니 말을 할 때 논리가 정연해지거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말의 힘을 습득하게 된 놀라운 경험은 느껴 본 사람만이 말할 수 있는 고백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가지런히 정리된 글들은 제가 진행하는 코칭 강의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좋은 소재가 되었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활자화된 책으로 세상에서 빛을 보게 될 수도 있다는 비전을 가져봅니다.
처음에는 작은 생각을 주위의 지인들과 나누며 기쁨과 공감대를 같이 하고자 시작했던 미약한 시작이 이제는 남에게 생각을 공유하면서 나의 정신세계까지 정화한다는 일거양득의 기쁨을 맛보게 되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어려서부터 제가 가진 것을 주위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이켜보면 결코 풍족하지는 않았지만 작지만 소유한 것을 늘 나누면서 기쁨을 같이 했고 더 나누어 주지 못해 안타까운 적도 많았습니다. 그렇게 나누어 주다 보니 얻은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그리고 깨닫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베풂의 원리는 베푸는 물건이나 돈이 아니라 베푸는 것에 담긴 마음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진정으로 베푸는 마음이 사람의 마음을 얻게 되고 결국에 남는 것은 사람입니다.
회사라는 조직을 떠나면서 인생 2막을 닫고 이제 새롭게 3막을 열었습니다. 인생의 3막에서도 지금까지처럼 변함없이 나누기를 원하는데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지금은 무엇을 나눌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새로운 지혜가 생깁니다. 사람이 나눌 수 있는 것은 돈이나 재물이 아니라 그 본질이 마음에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제부터는 사람의 지혜를 나눠주는 삶으로 바꿔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궁극적으로 사람을 남기는 힘은 돈이 아니라 그 마음이고 삶을 살아가는 지혜로운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지금은 교회력으로 사순절(四旬節)을 지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는 이 절기가 되면 특히 예수의 십자가를 묵상하며 예수의 십자가 상에서의 죽음이라는 희생과 사랑의 나눔을 통하여 우리가 무엇을 얻었는지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구원의 은혜입니다. 예수는 그 분의 공생애(公生涯) 기간 3년을 통해 무엇을 남기기 위하여 그토록 열심이었는지를 사순절기간 함께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며 깊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칼럼니스트 최준영

웃음과 감동이 융합된 아름다운 동행으로 행복한 인생을 추구하는 코칭리더
現) 인코칭 파트너코치
‘코칭으로 아름다운 동행’ 대표
부산항만공사 자문위원
라이프 사이언스 테크놀로지 고문
前) (주)현대상선 임원
KAC 자격 획득 – (현) 한국코치협회 인증 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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