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성경책 표지에 자필 서명
목회자들 “부적절한 행동”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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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책 표지에 사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계 일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3일(일) 강타한 토네이도로 23명이 희생된 지역의 주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8일(금) 앨라배마 지역을 찾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오펠리카 소재 프라비던스침례교회를 방문했다.
교회를 떠나려던 트럼프 대통령은 자원봉사를 나왔던 소녀와 사진을 찍은 뒤 소녀와 소녀의 여동생 성경책 표지에 사인하는 장면이 보도됐다.
연합통신(AP)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성경책 표지 사인에 교계 일각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AP는 이전 대통령들 중에서도 성경책에 사인한 대통령들이 있다며 성경책 표지에 사인하는 것 보다 사인요청을 거절하는 것이 더 부적절하게 비쳐졌을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레이건 대통령은 이란 지도자들에게 몰래 성경을 보내면서 성경에 서명했고, 루즈벨트 대통령은 손을 얹고 취임선서하는 성경을 법무부장관이 사용하던 성경을 사용했는데, 이 성경에 사인한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책 안에 사인할 수도 있었는데 왜 굳이 성경책 표지에 큼지막이 사인을 했냐고 반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소개했다.
AP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자들이 내미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문구가 적힌 빨강색 모자에 사인해주듯이 성경책 표지에도 사인한 것 아니냐고 반문하며 계산된 정치적 행위라고 지적하는 교계의 목소리도 전했다.


휴스턴 지역 한인 교회 목회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이 성경책 표지에 사인한 것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휴스턴기독교교회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심낙순 목사(순복음사랑교회)는 성경에 사인할 때는 보편적으로 사랑과 존경의 표시로 성경책을 선물할 때 문구와 함께 서명하는 경우가 있다며, 자신도 미국에 올 때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로부터 사인이 있는 성경책을 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심낙순 목사는 그러나 유명인이 자신의 팬에게 사인해 주듯 성경책에 사인해 주는 것은 결코 본받을 만한 행동은 아니라는 생각을 밝혔다.
이인승 목사(새믿음장로교회)도 연예인이나 유명인에게 사인을 요청할 때 성경책에 사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은 듣도 보도 못했다며, 성경은 예수를 믿고 진리를 찾기 위한 거룩한 책이지 유명인에게 사인을 받는 도구가 아니고, 아무리 대통령이라고 해도 성경책을 내밀었을 때 거부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형선 목사(휴스턴순복음교회)는 성경책 표지에 사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은 옳고, 그름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전재하고, 다만 지혜로운 행동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두지철 목사(갈보리침례교회)는 신앙인으로서의 양식의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성경책 자체에 필요 이상의 어떤 특별한 가치를 부여하거나 신성시하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지만 성경책에 사인해 달라는 요청이나 성경책 표지에 사인하는 행동이나 모두 신앙인의 사려 깊은 모습은 아니었다는 생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경책 표지 사인에 대해 교계에서는 물론 방송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HBO의 ‘Last Week Tonight’ 토크쇼 진행자 잔 올리버(John Oliver)는 성경책 표지의 트럼프 사인을 보는 것은 마치 팬트하우스 표지에서 어머니 사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비판하는 한편, 자신의 아내가 3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교회에 갈 때 포르노여배우와 같은 침대에 있는 것은 성경을 잘 아는 것 같지는 않다고 조롱했다. 올리버는 또 트럼프는 성경책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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