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고의 겨울을 보내고 만물이 새 생명을 잉태시키는 꽃피는 춘삼월에 북한정권 역시 일장춘몽으로 하노이 회담에 나섰다. 핵과 미사일 생산시설과 기존 보유한 핵을 앞세워 경제대국으로 성급히 나아가려는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리는 빨간색인데 저들은 아무렇지 않은듯 자연색이라고 한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낙타(약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 매스컴을 통해 전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2번이나 미국 대통령과 회담을 하면서 졸지에 부자가 될 것으로 착각한 모습이 안스럽기까지 하다. 과연 북한에도 봄이 올 것인가에 대한 의견에는 의아스러움이 많다. 이곳 휴스턴에도 마지막 꽃샘추위가 한창이다. 텍사스엔 특별하게 겨울이 없다고는 하나, 지난 겨울부터 지금까지 예상을 벗어나기도 했다. 예년과는 달리 유난히 추웠던 것 겨울 덕분인지 이번 봄은 무척 기대된다.
우리가 사는 휴스턴 이민사회에 어김없이 봄은 찾아온다. 삶이란 언제나 노력하고 수고한 자들에 대한 보답으로 멋진 미래가 선물로 주어지듯이 봄은 그렇게 우리들 곁에 올 것이다.
봄은 정말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다. 따뜻한 봄볕은 모든 자연과 인간에게 골고루 혜택을 나누어 주며, 겨울내내 움추렸던 기지개를 펴고 따뜻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에겐 많은 에너지를 전달해 준다. 이번 봄이 우리에게 줄 선물이 제비가 흥부에게 준 금은보화가 가득담길 박씨는 아닐지라도 무언가 희망적인 것이 되길 기대해 본다.
사방을 둘러보니 여기저기서 봄이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나무엔 새눈이, 겨울 잠자던 개구리도 뛰쳐나와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말에 사계절 중 오르지 봄에만 “새”자를 붙여 ‘새봄’이라고 하는가 보다. 우리네 마음 역시 한껏 부풀어 오르며 봄을 노래하자.
“봄처녀 제 오시네~ 새풀 옷을 입으셨네…” 라는 노랫말처럼 따스한 봄바람이 넘실넘실 불어와 삭막한 도시의 하늘을 깨끗하게 씻어주어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속에 새 힘을 불어넣을 것에 기분이 좋아진다.
엄동설한을 이겨내고 피었기에 봄꽃들은 한결같이 곱디고운 자퇴를 뽐내고, 개나리,목련은 청아하면서도 우아하고, 이맘때쯤 가장먼저 봄을 알리는 제주도 유채꽃은 마음을 설레이게 만든다. 봄은 그렇게 화사한 자태를 우리에게 한 껏 안겨주는데 우리가 봄을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누구도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마다할 자는 없다. 하지만 봄소식을 막아서는 소리를 고래고래 질러선 안된다. 뜬금없는 고함소리에 화들짝 놀라기만 했던 기념식장의 모습은 ‘부엌에서 숭늉을 찾는’ 아직 덜 익은 민주주의 시민의식이라고 보게 된다. 정말 어렵사리 겨울을 보냈으면 봄맞이에 분주해야지 어찌 구태한 겨울에 머무르고자 하는가.
휴스턴 동포들은 참으로 양반들만 모여사는 곳이다. 다른 지역 같으면 어림반푼도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열심히 이민생활에 충실했던 우리 동포사회가 왜 이렇게 무방비도시가 되었는가. 하루하루를 멋지게 보낼 권리가 우리에게 있는데 너무 방치한 것 같아 마음이 상한다. 이렇듯 꽃샘추위도 곧 지나갈 것이며 곧 봄을 만끽할 자유 또한 가질 것인데 봄 꽃이 피기도 전에 땅을 너무 많이 밟는 것은 아닌지 약간 우려된다. 해서 새로운 기운과 희망으로 설레는 3월이 되길 바란다면 그저 사뿐히 지신밟기를 해야 한다.
이제 새봄과 함께 구태의연한 지난 일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조금은 멋쩍지만 남을 먼저 칭찬하며 만나면 남녀노소, 빈부귀천, 출신지역, 기득권을 버리고 각자가 맡은 자리에서 ‘처음처럼’ 내가 먼저 인사하는 좋은 사회문화 풍토를 만들어 가면 어떨까. 알프스산맥의 한 골짜기보다 작은 이 곳에서 무엇때문에 아웅다웅하는가. 시민권 획득시 ‘Give up Royalty’에 동의했다면 이곳 아름다운 미국에서 뿌리내려 살아가길 바란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이 그저 타향에서 나그네의 삶이 아니라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용기가 필요하다.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넘치는 이민사회에서 남이 앞서가는 것에 질투할 것이 라니라 편하게 생각하자. 잘난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봐주면 마음 또한 편하다. 나보다 조금 못난 사람이 뒤에 있으면 두손이 어렵다면 한손이라고 내밀어 준다면 아름답고 정겨운 좋은세상이 될텐데 봄을 시샘하듯 옹아리를 부리는지모르겠다.
인간 안된 사람이 정치하고, 덜 떨어진 사람이 편을 가른다고 했으니, 이제 그만하자.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너도 할 수 있어’라는 풍토조성으로 봄을 맞이할때 마침내 진정한 ‘우리’를 만날 수 있고 그 속에 자유와 협력이 가득 찰 것이다.
봄은 왔지만 아직 진정한 봄은 저만치에 서 있는 것 같다.

최영기/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LEAVE A REPLY

Please enter your comment!
Please enter your name he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