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리카포스트 시론(時論)]
심완성 그리고 매카시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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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월드런코리아와 한패지.”
휴스턴한인회 이사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Fuck You” “나쁜새끼”라며 기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목 따겠다”며 살해협박한 Mark Shim(심완성) 휴스턴한인회 수석부회장을 비난하면 월드런코리아 협력자로 낙인찍힌다. ‘더 주고 더 받은’ 수표가 계속 드러나는, 휴스턴한인학교 학생들 사준 도넛값도 돌려주겠다는 휴스턴한인회를 비판하면 월드런코리아와 한패로 몰고 간다.
휴스턴 동포사회에 ‘매카시즘’(McCarthyism) 광풍이 재현되고 있다. 매카시즘은 조셉 매카시(Joseph McCarthy)라는 42살의 연방상원 초선의원이 느닷없이 한 다발의 종이뭉치를 신문기자들 앞에서 흔들어 보이면서, “미국 정부에 2백5명의 고위층 ‘빨갱이’가 잠복해 있다”고 선언하면서 1950년부터 55년까지 미국을 광풍 속으로 몰아넣었던 반공사상검증을 의미한다.
리영희 한양대 교수는 1994년 8월27일 <한겨레>에 기고한 “매카시즘 공포정치의 교훈”이라는 칼럼에서 “타인의 ‘사상이 의심스럽다’고 밀고하는 자는 그 진실 여부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즉 ‘밀고의 무책임성’이다. 민주주의제도의 대원칙인 ‘증거재판주의”가 폐기된 것이다”라고 매카시즘의 폐해를 설명했다.
1945년부터 53년까지 제33대 대통령으로 재임했던 해리 트루만도 “매카시즘은 적절한 법적절차를 포기하는 것이며 애국심과 안보라는 이름으로 무고한 시민들에 근거 없는 오명을 씌우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매카시즘은 거짓을 먹고사는 선동정치인이 권좌에 오르는 것이고, 우리사회의 신뢰가 무너지고 공포가 퍼져나가는 것”이라고 매카시즘을 정의했다.
지난 1994년 민주주주의법학연구회가 펴내는 ‘민주법학’ 제7호에 기고한 <국가안보와 사상의 자유>를 주제로 한 논문에서 매카시즘과 국가보안법 문제를 비교·분석한 바 있고, ‘월간 말’ 1998년 12월호에 ‘매카시즘과 미국언론’이란 글을 게재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장호순 교수는 당시 매카시즘에 앞장섰던 정치인들이 “진보적 인사들을 의회 청문회에 소환해, 공산주의자나 공산주의 동조자로 몰아붙임으로서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높이려 들었다. 미국 행정부는 소위 충성선서(Loyalty Oath)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진보적, 개혁적 정치이념을 신봉한 교사, 공무원, 방위산업체 근로자 등을 직장에서 몰아냈다. 많은 진보적 학자들이 대학에서 쫓겨났고, 흑백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흑인들을 돕던 백인들도 공산주의자로 몰렸다. 미국 사회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영화를 만든 영화인들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할리우드를 떠나야만 했다”며 매카시즘 광풍이 몰아치던 미국의 암울했던 시대상황을 소개했다.
장호순 교수는 “매카시즘의 필수요소는 언론”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많은 신문들이 매카시가 주장한 것보다 부정확하거나 왜곡되게 부풀려 보도했다. 반면 매카시의 주장을 반박한 국무부의 발표나, 매카시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기사들은 전혀 보도되지 않거나 매카시의 주장보다 훨씬 작은 지면을 차지했다”고 언론을 비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매카시즘이 몰락한 결정적 계기를 제공한 것도 언론이었다. CBS는 1954년 3월9일 ‘씨 잇 나우’(See It Now)라는 30분짜리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사회에 공산주의자들이 침투했다는 매카시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화면을 통해 미국인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줬다.
2차 세계대전의 영웅이었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육군 장군들까지도 공산주의자라고 비난했던 매카시는 결국 단 한명의 공산당원도 색출해 내지 못한 채 알코올에 의존하다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민주주의 사회라는 미국에서 매카시즘이라는 공포정치가 가능했던 이유는 국가를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온 매카시라는 연방상원의원이 있었고, 동조하는 정치인들이 있었으며, 협조하고 부역했던 신문사라는 하수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매카시 당시 세계 어딘가에 ‘공산주의자’라는 실체가 있었듯이 동포사회 어딘가에 ‘월드런코리아’라는 실체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신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또는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너는 월드런코리아 협력자”라고 낙인을 찍는 사람은 분명 매카시의 전철을 밟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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