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칼럼]
해답은 늘 출발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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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에서 대규모 댓글조작 프로그램(킹크랩)을 가동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해 법원이 지난달 30일 유죄판결과 함께 법정구속된 사건과 지난주부터 휴스턴 한인사회에서 불거진 한인회 수석부회장과 기자, 전 한인학교 이사장까지 언급하면 번지는 다툼이 너무도 흡사하다.
그간 이메일을 통해 휴스턴 한인사회의 각종 이슈마다 자주 등장한 <월드런코리아>의 실체가 마침내 한인회 수석부회장의 입에서 직접 실명이 거론되었다. 이전까지는 그저 “카더라”라는 정도였지만 공인의 입에서 드디어 나왔다. 휴스턴 한인사회에 유례없는 댓글 싸움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시작됐고 지금까지 무려 100여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특히 글을 쓰는 그들이 누구냐에 대한 많은 궁금증이 있었고, 일각에선 5~7명이 모여서 번갈아가며 글을 쓰는 그룹이 있다는 소문까지 번지게 되었다.
필자에게도 지인들이 가끔 농담 섞인 말로 “당신도 월드런이지?”라고 물어 왔다. 하지만 글 쓰는 사람의 양심과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질문이라고 본다. 나는 글을 쓸 때 반드시 필명으로 지면에 올린다. 물론 글의 주제와 문장의 흐름과 시대에 따라 호불호도 있다. 그렇지만 결코 없는 말을 쓰지도 않을 뿐더러 사람들을 호도하는 혹세가들처럼 막말 역시 쓰지 않는다. 나 역시 하고 싶지 않다는 말이지 ‘할 줄 모른다’는 뜻은 아니다. 막말에는 반드시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
한국 발 뉴스에서 만약 이번 드루킹 댓글 사건 재판이 무죄로 선고됐다면 그는 차기 대권후보로 부상할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이번 판결은 2017년 5월 ‘촛불혁명의 기치’ 속에 출범한 문재인정부의 정통성에도 흠집을 내게 됐다.
법원 판결이 갖는 의미는 판결내용처럼 누구든지 거짓으로 여론을 조장하지 말아야 한다는 역사적 귀결을 말하고 있다.
이에 동포사회 반응은 당연히 엇갈리지만, 결과는 참혹한 현실로 돌아왔다. “법 앞엔 모두가 평등하다”라는 대목이다. 많은 언론들은 납득하기 어려운 비평들을 쏟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1심 재판’에 대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세력의 보복성 판결’로 규정했다.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가 한때 양 전 대법원장의 비서실장이란 이력과 연계시켰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성 판사를 사법농단 관련자로 지목하고, 당의 적폐청산 대책위를 통해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법관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말도 나왔다.
판결을 그저 정치인들의 공약정도로 인식한 것일까? 민주적 절차와 삼권분립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발설하기 어려운 공격적 발언들이난무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성 판사가 이전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수수’ 등에 대해 엄한 유죄판결을 내렸다는 점은 어떻게 해석 할 것인가. 만약 민주당의 으름장이 그대로 강요된다면 대한민국은 더 이상 민주주의 국가라고 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이번 휴스턴 한인사회의 여론조장사건 배후와의 전쟁선포, 그리고 한국의 댓글 사건은 어쩌면 비슷한 스캔들로 볼 수도 있기에 모든 사람들은 철저한 자성으로 자신들의 위치를 다시 한 번 모두 뒤돌아 봐야한다. 해답은 늘 출발점에 있다.

최영기/ 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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