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블루웨이브’에
해리스카운티 공화당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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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화) 막을 내린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블루웨이브’(Blue Wave)가 텍사스에는 ‘블루리플’(Blue Ripple)에 그쳤지만 휴스턴시가 속해 있는 해리스카운티에는 ‘초대형 쓰나미’로 발전했다.
일부 지역구를 대상으로 선출되는 텍사스 상·하원의원 선거가 아닌, 텍사스 전역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주지사(Governor), 부주지사(Lieutenant Governor), 법무장관(Attorney General), 토지장관(Land Commissioner), 농무장관(Agriculture Commissioner), 재무장관(Comptroller), 그리고 철도장관(Railroad Commissioner)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민주당은 지난 1994년부터 단 1명의 후보자도 당선시키지 못했다. 이로 인해 텍사스는 공화당의 아성으로 불려왔다. 올해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텍사스에 기대를 걸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후보로 텍사스 연방상원의원에 출마한 베토 오룩(Beto O’Rourke) 연방하원의원이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후보로 출마했던 공화당 소속의 현역 연방상원의원 테드 크루즈(Ted Cruz)를 상대로 선전을 벌이자 텍사스에서도 ‘블루웨이브’ 조짐이 보인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자 오룩 후보에게 선거자금이 몰리면서 크루즈 후보 진영이 긴장하는 상황도 발생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을 느낀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거 투표소를 찾으면서 텍사스에서도 ‘이변’이 일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여론조사는 여전히 크루즈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오룩 후보가 일으킨 ‘블루웨이브’가 적어도 해리스카운티에는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다. 이 같은 분석대로 지난 6일 끝난 중간선거에서 휴스턴이 속해 있는 해리스카운티에서는 민주당의 ‘블루웨이브’가 공화당을 초토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해리스카운티를 이끌 판사를 선출하는 선거에서 지난 11년 동안 강력한 경쟁자가 없었던 공화당 소속의 에드 에밋(Ed Emmett) 해리스카운티 판사가 콜롬비아 출신의 이민자 여성으로 약관 27세의 정치 초년생 린다 히달고(Lina Hidalgo)에게 패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 해리스카운티 지역에서 출마한 대부분의 공화당 후보들이 현직에 있는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지도 못하고 전멸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Lina Hidalgo, left, democratic candidate for Harris County Judge, speaks during a debate with republican incumbent Ed Emmett, right, held at the School of Public Affairs at Texas Southern University Thursday, Sep. 27, 2018 in Houston, TX.

연방하원 선거에도 블루웨이브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텍사스의 다른 지역에서는 현역 공화당 의원이 대부분 당선됐다. 그러나 해리스카운티 내에 지역구(U.S. House – District 7)가 있는 연방하원의원 선거에서 2000년부터 내리 당선된 공화당 소속 현역 연방하원의원인 존 컬버슨(John Culberson)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정치에 뛰어든 신예 정치인 리지 플레쳐(Lizzie Pannill Fletcher) 민주당 후보에서 패했다. 사실 7지역구는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민주당 후보가 트럼프 공화당 후보보다 더 많은 표를 얻으면서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가 예상되기도 했다. 그래도 9선 관록의 컬버슨 의원이 승리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 해리스카운티에 불어온 ‘블루웨이브’에 승리가 떠내려갔다.
텍사스에서 공화당 소속의 현역 의원으로 컬버슨 의원과 함께 낙마한 연방하원의원은 달라스에 지역구(U.S. House – District 32)를 두고 있는 피트 세션스(Pete Sessions) 의원이 유일했다. 2002년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된 8선의 세션스 의원은 컬버슨 의원과 함께 공화당 소속의 현역 의원으로 선거에서 패했다.

텍사스주의회에도 ‘블루웨이브’
텍사스 상·하원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에서도 비록 쓰나미 정도는 아니지만 ‘블루웨이브’가 영향을 미쳤다. 31명으로 구성된 4년 임기의 텍사스 상원의원 선거는 2년 마다 의원의 약 절반인 15명씩 선거에 출마한다. 이번 선거에도 15명의 상원의원이 선거에 출마했는데 10명의 공화당 후보가 당선됐고, 민주당에서는 5명이 승리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달라스가 속한 10지역구와 16지역구에서 공화당 소속의 현역 의원을 누르고 상원의석 2석을 차지했는데, 민주당에서는 현역 의원 모두가 생환했다.
텍사스 하원선거에서도 ‘블루웨이브’의 영향이 있었다. 150명으로 구성된 2년 임기의 텍사스 하원은 150개 전체 지역구에서 선거가 실시됐다. 선거결과 공화당에서는 83명의 후보가 당선돼 과반을 넘는 의석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번 텍사스 하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의 현역 의원은 모두 당선된데 반해, 공화당에서는 현역 의원 7명이 민주당 후보에게 패해 의석을 잃었다.

해리스카운티는 ‘블루웨이브’
휴스턴에 속한 해리스카운티에서는 ‘블루웨이브’가 쓰나미 정도의 위력을 발휘했다. 이번 선거에서 해리스카운티는 판사(County Judge), 법원서기(District Clerk), 이번 선거와 같이 선거를 총괄하는 서기(County Clerk), 재무(County Treasurer), 그리고 4개 지역구 가운데 2지역·4지역의 커미셔너(Commissioner)를 선출했다.
6일 선거 전까지 해리스카운티의 판사, 법원서기, 서기, 재무, 그리고 커미셔너는 모두 공화당 소속이었다. 하지만 ‘블루웨이브’의 영향이 미친 이번 선거에서 4지역구를 제외하고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따라서 해리스카운티에는 판사와 4명의 커미셔너 중 1명만이 민주당 소속으로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했지만, 6일 선거 이후 공화당 소속의 커미셔너는 2명으로 소수가 됐다.
에디 에밋 해리스카운티 판사는 이번 선거에서 패배를 인정하면서, 투표기에 지지정당을 표시하면 그 정당에 소속된 모든 후보에게 표가 가는 ‘일괄투표’(Straight Ticket Voting)의 희생양이 됐다고 밝혔다. 에밋 판사는 자신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이번에 카운티 판사를 선출하는 선거가 있었는지 몰랐고, 자신이 판사에 출마하는지도 모르는 유권자들이 많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블루웨이브’가 불고 있는 해리스카운티에서 ‘일괄투표’는 공화당 후보들에게 불리했다고 평가했다.
한편 다음 선거에서부터 텍사스에서 ‘일괄투표’가 폐지된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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