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리카포스트 사설(社說)]
자원봉사자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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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를’ 위해 일한다고 나선 자원봉사자들이 종종 착각을 일으킨다. 자신만큼 단체 ‘를’ 위해 희생적으로 헌신한 자원봉사자들은 없다는 생각에 자신이 단체 ‘를’ 위해 무슨 일을 하던 동포들은 무조건 자신을 믿고 지지해야 한다는 ‘자원봉사자 착각’에 빠지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휴스턴한인회관(이하 회관)을 관리·운영하는 코리안커뮤니티센터(Korean Community Center·KCC)와 회관 소유단체인 휴스턴한인학교(이하 한인학교)를 합병하려는 휴스턴한인회(이하 한인회)의 David Shin(신창하) 휴스턴한인회장과 Mark Shim(심완성) 수석부회장도 ‘자원봉사자 착각’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동포들이 있다.
신창하 한인회장과 심완성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8월 휴스턴에서 발생했던 허리케인 하비 수해 당시 인명구조 활동에 나섰던 자신들의 활동에 크게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듯하다. 휴스턴은 허리케인 하비로 시(市) 역사상 최악의 수해를 당했다. 휴스턴에 24시간 동안 2피트 폭우가 쏟아지면서 3만9000여명이 긴급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신창하 한인회장과 심완성 수석부회장은 빗물이 가슴 높이까지 차오를 정도로 강으로 변한 도로를 1-2마일 걸어 빗물에 침수된 집에 고립됐던 한인들을 구조하는 활동을 벌였다. 그리고 허리케인 하비로 수해를 입은 휴스턴의 한인동포들을 돕기 위해 조직된 하비피해대책위원회에 소속돼 활동했다.
허리케인 하비 당시 구조 받고 도움 받은 한인들 중에는 지금도 신창하 한인회장과 심완성 수석부회장에게 고마워하는 동포들이 있다.
신창하 한인회장과 심완성 수석부회장이 허리케인 하비 당시 수고했다고 해서 한인회가 추진하고 있는 KCC·한인학교와의 합병까지 정당성이 부여되는 것은 아니다. 한인회는 KCC·한인학교와의 합병을 추진하면서 탈법, 편법, 불법까지 자행하고 있다. 통합 한인회 세칙(Bylaws)을 개정하면서 한인회 이사회에서 통과되지도 않은 세칙을 신문에 버젓이 공고하는가하면 세칙에도 없는 문자투표를 강행하려다 저지당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동포사회에서는 신창하 한인회장과 심완성 수석부회장은 통합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허리케인 하비 때 수고와 합병은 별개다. 허리케인 하비 때 헌신적으로 봉사했다고 해서 편법, 탈법, 불법적 요소가 동원된 합병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만큼 동포사회를 위해 희생한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는 생각으로 자신들이 추진하고 있는 합병에 반대하는 한인들을 불쾌해 하고 이들의 지적을 묵살하려는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스스로가 원해서 행한 봉사는 말 그대로 자원봉사로 그쳐야 한다. 누구도 나서지 않는 어려운 일에 스스로 나서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할애했고, 피땀 흘리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해서 자신의 모든 자선봉사에 동포들이 동의하고 칭찬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자신의 자원봉사가 본인이 속한 단체 ‘를’ 위한 봉사라면 과거 자신이 어떤 자원봉사로 동포들을 위해 희생했던지 간에 동포들은 더욱 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동포들은 단체 ‘를’ 위한 봉사하기보다는 단체 ‘에서’ 동포들을 위해 봉사하는 자원봉사자를 원한다. 다시 말해 동포들은 휴스턴한인회, KCC, 또는 휴스턴한인학교 등에 소속돼 그 단체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자원봉사자 보다는 휴스턴한인회, KCC, 또는 휴스턴한인학교 등의 단체에 소속돼 동포들을 위해 헌신하는 자원봉사자를 원한다는 것이다.
‘내가 동포사회를 위해 이만큼 봉사했으니 동포들이 이 정도는 행동은 용인해 줄 것’이라는 발상이 바로 ‘자원봉사자 착각’이다. 착각은 자유지만, 착각은 자칫 분열을 초래할 수도 있다. 그래서 ‘자원봉사자의 착각’이 저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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