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리카포스트 사설(社說)]
감춘다고 감춰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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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려는 행동은 무언가 외부로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다는 심리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아무리 감추려 애를 써 봐도 시선회피, 안면경련, 또는 음성떨림 등으로 자신의 속내를 들키고 만다.
개인은 물론 단체 또는 국가도 마찬가지다. 청와대라는 국가의 최고 권력기관의 그 뛰어난 두뇌들이 총망라돼 ‘세월호 7시간’을 감추려고 무단히도 애를 썼지만, ‘세월호 7시간’은 그 실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휴스턴의 한인동포단체들 중에서도 무언가 감추고 싶은 단체가 있는 듯하다. 휴스턴한인회와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코리안커뮤니티센터(Korean Community Center·KCC)가 바로 그 단체라고 볼 수 있다.
KCC는 지난 17일(화) 휴스턴한인회관에서 이사회를 열고 휴스턴한인회와의 통합안을 투표에 부쳤다.

이날 이사들 중 누가 참석했고, 어느 이사가 어떤 발언을 했고, 이사들 누가 통합안을 찬성했는지 동포들은 알권리가 있다. 그러나 KCC 이사회는 비공개로 이사회를 열었고, 누가 통합안에 찬성했는지 밝히지 않은 채 통합안이 통과됐다고 언론사에 통보해 왔다.
KCC 입장에서는 통합안 통과유무가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언론사 입장에서는 이사 중 누가 찬성했고 반대했는지, 찬성한다면 왜 찬성했는지 기사를 통해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
신창하 KCC 이사장은 휴스턴한인회 이사회를 통해 휴스턴한인회장을 견제하는 한편, 중요 의사를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신이 1.5세인 신창하 KCC 이사장은 한인2세들을 이사로 다수 영입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한인2세가 주축이 되는 휴스턴한인회 이사회를 구성하고 KCC 이사회와 같이 운영해 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신창하 KCC 이사장의 설명을 따르면 휴스턴한인회 이사회도 비공개로 열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사 휴스턴한인회 이사회는 어느 이사가 어떤 안건을 제안했고, 어떤 의견수렴과정을 거쳐, 어떤 결정이 이루어졌는지 동포들은 알 수 없는 폐쇄된 이사회로 전락할 것이 분명하다.
휴스턴의 한인1세들은 비록 고성이 오가고 이견으로 몸싸움 직전까지 이를 정도로 감정이 격해지더라도 회의모습을 언론에 그대로 공개해 왔다.
동포들도 신문기사에서 상대방에게 삿대질을 해대는 단체장의 모습을 보는 것이 불편하지만,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 기사를 통해 접하고 비판하고, 동조하고,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시 말해 현장에서 치열하게 논쟁할지라도 언론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취했다.
회의석상의 논쟁이 동포들의 관심을 현안으로 이끌었고, 휴스턴의 한인동포사회가 휴스턴한인회관을 건립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으며, 동포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중요한 역할도 담당했다.
KCC는 휴스턴한인회와의 통합이라는 동포사회 초유의 일을 결정짓는 이사회를 열면서도 언론에 공개하는 것은 거부했다.
이 같은 이유로 휴스턴의 한인동포들 중에는 KCC 이사회가 지금까지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는 한인들이 있다.
‘세월호 7시간’이 실체를 드러냈을 때 온갖 악취가 풍겨졌다. KCC의 실체가 드러났을 때는 동포사회에 어떤 냄새가 풍겨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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