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칼럼]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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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가 살아가면서 참 많은 대립과 갈등을 이민사회 즉, 한인사회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경험한다. 나의 생각과 같지 않음으로, 뜻이 같다고 하더라도 여러 가지 견해차이로 인하여 부딪히고, 다투고, 상처를 만들고, 화해하지 못한 채 포기하고 돌아서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어쩌면 조화롭지 못함으로 인하여 마음 상하지 말기를 바란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거는 일은 좀 더 소중한 것들, 더 큰 것들을 놓쳐 버릴 수도 있다는 염려가 들기 때문이다.
서로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기에 이해하지 못하고 소통하지 못하고 대립하고 힘들어지는 것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 중 하나이다.
단지 내 생각과 방식만이 옳다고 믿으면서 얼마나 많은 것을 잃었을지도 모르는 스스로를 돌아보면 치우친 생각과 고집스러웠던 모습들이 참 어리석었음을 깨닫게 된다.
‘나’와 ‘너’의 다름은 분명히 존재한다. 저마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태어났고 자라고 살아왔다. 생김새도, 성격도, 생각도, 습관도, 살아온 방식 역시 다르다. 이처럼 같은 것보다 다른 것이 더욱 많기에 다름에서 파생되는 이견과 생각의 차이로 맞서게 되는 것 또한 당연하다.
중요한 것은 다름과 차이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과정 속에서 대립과 갈등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음정과 음색들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여 불협화음이 될 수도 있고 오히려 반대로 어우러진 하모니로 발전되어 한 편의 아름다운 모습을 이룰 수도 있다.
조화로움은 나의 생각과 같이, 나의 방식과 같은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른 것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섞이는 것, 융화하고 화합하는 것임을 알 때 비로소 우리 이민사회는 건강하게 성장할 것이다.
며칠 전 휴스턴한인교회에서 열린 휴스턴총영사관 초청 ‘휴스턴 동포들과 함께하는 음악회’를 통해 격조 높은 바이올린 연주를 들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박꽃님 영사의 친절한 설명이었다. 그저 평범한 음악회인 줄 알았는데 박 영사의 친절하고 간결한 어조의 곡 해석이 있어서 연주를 한층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영사 본연의 업무가 바로 연주곡을 소개하는 것과 같아야 한다. 보다 정확하게 설명하려는 노력이 휴스턴총영사관이 동포사회에 다가서려 노력하는 모습이라고 본다. 모처럼 마련된 음악회가 미래의 이민사회를 품격 있게 업그레이드 해줄 것이라는 점이 무척 고무적이었다. 박수를 보낸다.
음악회 마지막 연주곡이 ‘You raise me up’이었다. 귀에 익숙한 이 곡을 들으며 우리를 지켜줄 힘이 어디에서 오는지 다시금 생각하게 하였다. 더 이상 한국으로부터 새로운 이민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이 시점에 미래의 이민사회가 갈 길을 어렴풋이 떠오르게 한다. 그것은 우리에겐 ‘조용한 행보가 필요하다’는 희망의 메시지로 우리에게 전달되었다.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한인사회가 마련한 여러 행사에도 가급적 많이 참여하여 우리가 함께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 너도 나도 같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자. 불평하지 말고 인간으로써 존엄성과 생명의 소중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눈과 마음으로 공평한 사회를 만드는데 편법이 아닌 올바른 정신으로 정도를 걸어가자.
다르다는 것은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네가 가지고 있어 좋은 것이고,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어 더욱 좋은 것이 아닐까.
혼자만이 살아가는 세상이 아님과 또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세상이기에 이민사회가 함께 어우러지고 조화롭게 만들어 갈 수 있게끔 협력함은 어떨지. 또한 서로 인정하고 보완해 갈 수만 있다면 이민자의 삶은 더욱 보람과 기쁨으로 채워질 것이 분명하다.

최영기/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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