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앙쇠태는 백인복음주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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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기독교 신앙이 쇠퇴하는 이유는 백인복음주의자들(White Evangelicals)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의 인터넷매체 데일리비스트(Daily Beast)는 지난 16일(토)일 “기독교신앙 쇠퇴 백인복음주의자들을 비난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의 대중종교연구소(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PRRI)의 최근 여론조사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백인복음주의자들의 지지율이 75%로, 대통령 당선 당시보다 높다고 밝히고, 그리스도인들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데 대해 불편한 시각이 존재한다며, 이로 인해 신앙과 멀어지는 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데일리비스트는 미국 개신교인들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백인복음주의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도덕적 파산”(moral bankruptcy)으로 규정했다.
데일리비스트는 백인복음주의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들의 트럼프 지지가 백인복음주의자들의 트럼프 지지로 이어지는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가족중심(Focus on the Family) 설립자 제임스 답슨(James Dobson)은 지난 2016년 대선 전날 트럼프가 영적으로 약한 부분이 있다며, 트럼프가 과거 여성을 비하하는 음성이 녹음된 테이프가 공개됐지만, 트럼프의 여성비하 발언을 무시했다. 더욱이 답슨은 트럼프가 변화됐고, 따라서 죄도 사해졌다고 주장했다.
돕슨의 발언은 일반인에서 트럼프의 윤리의식을 문제 삼는데 반해, 개신교계는 오히려 트럼프를 옹호하고 지지하는데서 불편해 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트럼프를 ‘성추행 대통령’(molester-in-chief)이라고 조롱하는 사람들도 있는 상황에서 백인복음주의 지도자들 중에는 돕슨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삼지 않고 오히려 옹호하는 지도자들도 있었따. 대표적인 인물이 복음주의자인 랄프 리드(Ralph Reed)다. 리드는 종교문제를 보수적 정치에 끼워넣으려 노력하고 있는 복음주의 대표적 지도자로 지난 2월 신앙과자유연합(Faith and Freedom Coalition) 지지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미국과 미국인들 위해 해온 일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인복음주의의 또 다른 지도자인 제리 팔월 주니어(Jerry Falwell Jr.)도 트럼프의 열성적 지지자다. 데일리비스트는 정교일치를 강력히 주장했던 자신의 부친조차도 무덤 속에서 돌아앉을 정도로 정치와 종교는 분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팔월 주니어는 “그리스도인의 윤리와 미국의 정치는 구별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는 트럼프의 비도덕적, 비윤리적인 문제는 정치적인 일로 기독교의 가치로 재단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에 다름 아니다.
데일리비스트는 미국의 개신교에서 나타나는 도덕적 타락은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 당시는 앞서 소개한 제리 팔월의 부친 제리 팔월 시니어의 ‘도덕적다수’(Moral Majority)와 랄프 리드의 크리스천연합(Christian Coalition)이 보수 정치인들과 본격적으로 연합하기 시작한 때다.
데일리비스트는 미국의 여론조사기관들도 많은 미국인들이 신앙으로부터 멀어지기 시작한 때가 바로 이때부터라는데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팔월 시니어는 종교도 정치에 참여해야 한다고 백인복음주의자들을 설득했다. 이후 종교의 정치참여 노력은 지속됐고, 교회가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각종 법령을 제거하려는 트럼프의 노력에 백인복음주의 지도자들이 화답했는데,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대선이었고, 이들은 또 다시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을 강력히 지지하는 세력으로 조직화 되고 있다.
적극적인 정치참여로 보수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백인복음주의자들의 시도는 교회는 도덕적, 윤리적 가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미국인들이 신앙에 실망해 떠나도록 하는 계기가 됐다. 데일리비스트는 이 같은 현상을 오랫동안 신봉해 왔던 신앙의 가치를 뒤흔드는 ‘종교적 쿠데타’로 규정했다.
미국을 건국할 당시부터 신앙심이 별로 없던 미국의 많은 개신교들조차 자녀들을 교회에 반드시 데고 갔는데, 그 이유는 교회에서 신앙을 통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 배우게 하려는 목적에서 였다.
하지만 요즘에는 신앙심이 그다지 깊지 않은 젊은이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남성이 여성보다 우월하다고 설교하는 목사의 설교를 듣게 하고 싶지 않은 경향을 보이고, 특히 동성연애자의 친구들까지도 지옥에 떨어진다고 가르치는 교회에 자녀를 보내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개신교계에서 나타나는 이 같은 현상은 신앙인들에게는 결코 고무적이지 않다. 하지만 일부 백인복음주의 지도자들의 목소리가 미국의 모든 개신교인들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지도자들의 모습은 가뜩이나 ‘진화론’ 등 소위 과학에 경도된 요즘 세대에게 신앙은 지키고 보존해야 할 소중한 가치가 될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여기에 토니 퍼킨스(Tony Perkins) 가족연구소(Family Research Council) 소장과 같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보수신앙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백인복음주의 지도자들도 있다.
데일리비스트이 지적하는 것과 같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세간의 목소리에 종교적으로 문제될 것 없다고 옹호하는 일부 백인복음주의자들의 태도가 많은 미국인을 신앙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목소리가 커질지에 대해 개신교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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