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리카포스트 이담(里談)]
통합에 희생된 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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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휴스턴한인회와 코리안커뮤니티센터(Korean Community Center·KCC)의 통합에 희생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18일(금) 휴스턴한인회관에서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은 휴스턴총영사관이 휴스턴한인회와 함께 주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avid Shin(신창하) 휴스턴한인회장도 휴스턴한인회가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최하는 단체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무슨 이유에서인지 기념식을 며칠 앞두고 휴스턴한인회는 휴스턴호남향우회 측에 기념식 주최단체로 참여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전달해 왔다.
휴스턴한인회 측은 기념식 주최단체로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현재 휴스턴한인회가 추진하고 있는 KCC와의 통합에 기념식 주최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놨다.
휴스턴한인회가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최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가 안보단체를 중심으로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고, Mark Shim(심완성) 휴스턴인회 수석부회장이 의견을 듣기 위해 안보단체장들과 모임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모임에 참석한 안보단체장들이 심 수석부회장에게 휴스턴한인회가 기념식을 주최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고서야 심 수석부회장이 제38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최하겠는 휴스턴호남향우회와의 약속을 파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편 휴스턴한인회 측은 안보단체장들의 의견을 동포 다수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동포 다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휴스턴한인회가 기념식을 주최했을 때 현재 추진 중인 KCC와의 통합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휴스턴한인회의 설명은 약속대로 기념식 주최를 맡으면 안보단체장들이 통합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과연 안보단체장들이 통합을 볼모로 휴스턴한인회를 협박(?)했는지, 아니면 휴스턴한인회가 당시 모임 분위기를 확대해석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안보단체장들이 기념식 주최하면 통합을 반대하겠다고 명시적으로 의견을 밝히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의적으로 해석해 기념식 주최를 거부했다면, 안보단체장들을 ‘몽니’나 부리는 동네 원로들로 전락시켰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안보단체장들이 실제로 기념식 주최를 볼모로 통합을 반대했다면 안보단체장들의 의식수준을 재고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휴스턴한인회와 KCC의 통합이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동포사회의 ‘통합’도 중요하다. 동포사회의 통합은 어느 한쪽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으로 이룰 수 없다. 어느 한쪽의 의견을 일방적으로 수렴했을 때 반대편은 자신의 의견이 묵살 당했다고 생각해 통합에 협조하지 않으려 할 것이 분명하다.
어느 안보단체장은 당시 모임이 강압적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당시 모임 분위기기 상당히 격앙됐다는 소리도 들렸다. 어느 편 이야기가 맞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휴스턴한인회가 기념식 주최를 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미루어볼 때 당시 모임에 참석한 심완성 수석부회장이 기념식을 주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신창하 휴스턴한인회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안보단체장들과의 모임에서 심완성 수석부회장이 국가의 법정기념일로 제정된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을 휴스턴한인회가 주최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다면 의식이 있는 안보단체장들도 막무가내로 거부하지는 않았으리라고 본다.
지난 18일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시낭독 순서를 맡았던 정성태 5.18기념사업회장은 휴스턴한인회가 기념식 주최를 거부한데 대해 38년 동안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광주의 아픈 상처를 꺼내 보였다.
휴스턴한인회가 KCC와의 통합은 신속히 이루어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번 기념식 주최 거부로 동포사회를 통합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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