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리카포스트 이담(里談)] 정관’(Article)과 ‘부칙’(By-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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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한인회 정관개정 논의가 비공개로 진행될 모양이다.
휴스턴한인회와 코리안커뮤니티센터(Korean Community Center·KCC)의 통합을 논의하기 위해 구성된 ‘합병위원회’(Merger Committee)가 지난 4월30일 첫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은 ‘합병위원회’로 모였지만, 위원들은 어떤 방법으로 휴스턴한인회와 KCC를 통합하는지 보다는 통합 후 휴스턴한인회 정관을 어떻게 개정하는지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분위기는 마치 통합은 기정사실이고, KCC가 휴스턴한인회로 흡수·통합됐다는 가정 하에서 휴스턴한인회 정관을 개정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따라서 ‘합병위원회’라기 보다는 ‘정관개정위원회’라는 명칭이 더 어울리는 모임인 것 같다.
물론 통합과 정관개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휴스턴 한인동포사회를 대표한다는 휴스턴한인회라면 적어도 절차적 정당성은 갖추는 것이 불필요한 잡음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시 말해 통합위원회가 구성된 이상 먼저 통합이 확정된 후에 정관개정이 이루어져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명칭을 통합위원회가 아닌 정관개정위원회로 정했으면 혼란이 덜 했을 수도 있다.
기존의 정관에서는 타 단체와의 통합을 의결하는 방법과 절차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기 때문에 합병이 휴스턴한인회 총회의결 사항이 아닌, 이사회에 결정할 수 사안이라고 주장한다면 막을 방법은 없지만 휴스턴한인회관을 관리·운영하고 있는 KCC와 휴스턴한인회의 합병은 동포사회로는 중차대한 일로 적어도 총회에서 의견과 동의를 구하는 절차는 필요해 보인다.
만에 하나 합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거나 이 목소리가 커져 합병에 걸림돌이 된다면 몇 달을 고심한 정관개정 노력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더구나 합병위원회의 정관개정 논의를 취재하면서 몇 가지 의문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관개정논의를 비공개로 전환한다는 결정에 대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지난 4월30일 열린 합병위원회 첫 모임에서 회원자격을 두고 의견이 오갔다. 어느 위원은 회원자격을 휴스턴 인근지역 한인으로 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휴스턴한인회가 비영리면세단체, 501(c)(3), 이기 때문에 정관에 한인이 아닌 외국인을 배재하는 것은 비영리면세단체 지위를 유지하는데 문제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반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반적인으로 비영리면세단체를 구성하려면 ‘정관’(Article)은 필수적이고, ‘부칙’(By-Law)은 선택사항이다. 물론 국세청(IRS)에서는 부칙을 정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비영리면세단체를 구성하는데 필요한 정관에서는 단체가 교육, 자선, 종교 등 어떤 목적으로 구성되는지, 회원을 둘 것인지 두지 않을 것인지 등 기본적인 내용만 담고 있다.
휴스턴한인회장은 어떤 절차와 방식을 선출하고 이사회는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는지 등은 ‘정관’의 내용이라기보다는 ‘부칙’에 가깝다. 다시 말해 ‘합병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것은 정관개정이라기 보다는 부칙개정에 더 가깝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를 합병위원 누구도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외부에서 모셔온(?) 변호사들도 있었지만, 비영리면세단체의 ‘정관’과 ‘부칙’의 차이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변호사는 없었다.
비영리면세단체로 등록된 교회들이 있다. 이들 교회는 정관에 교회설립의 목적과 조직구성 방식을 정해놓지만, 회원의 자격 등은 주로 부칙에 명기해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교회에서 소송이 발생하면 누가 회윈 자격이 있는지를 놓고 법정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진다. 누구는 등록교인이 아니라서, 누구는 출석일수가 적어 회원자격이 없기 때문에 투표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담임목사 해임 등 총회결정 사항에 대해 회원자격 시비로 대응하는 것이다. 이런 교회들은 정관이나 부칙이 아무나 회원의 자격이 있다고 명시하지 않는다. 회원의 자격을 자세히 규정하고 있다. 외국인을 회원자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비영리면세단체 지위가 위태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국세청이 세금보고서를 받지 못해 부과한 과징금이 ‘회계처리 잘못’ 때문이라는 주장과 같이 부칙도 정관에 포함된다고 말하면 할 말은 없다. 다만 정관과 부칙은 분명히 별개의 사안이고 규정하는 바도 서로 다르다.
정관과 부칙. 비록 사소해 보이는 문제지만, 변호사들조차도 이런 사소한 문제를 간과하고 넘어간다면, 그리고 정관개정 논의가 비공개로 이루어진다면 휴스턴 한인동포들은 과연 어떤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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