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칼럼] 물신주의(物神主義)를 경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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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밤낮없이 일하고 집에 돌아와 온갖 고지서나 세금을 내야하는 반복적인 생활을 살고 있다. 도대체 희망의 빛은 어디에서 찾고, 또 터널의 끝은 어디인가. 그렇게 열심을 다해 일을 해도 항상 부족한 형편이 무엇일까? 도대체 알 수 없는 지경이다. 많은 계획을 세우고 잠을 자면서도 부자가 되는 꿈을 꾸지만 현실은 냉혹하고 처절하다. 그러나 자본주의에서 돈, 돈, 돈, 부자들의 세상이란 언제나 재미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사회 속에서 우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품(가격)을 ‘사용가치’ 혹은 ‘(상품의)감각적 측면’에서 본다. 상품에 포함된 노동과 가치는 잊고서 오직 상품이 삶의 교환가치를 가진다는 사실만 인지하고 있다. 때론 소비자와 판매자 사이의 관계가 곧 사람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라고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남에 따라 가치관이 고정화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가치를 일반적으로 물질적 성격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문제를 발생시킨다.
때문에 사람들에게 비춰진 자신의 가치는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며, 그저 상대의 가치감정과 평가기준에 따라 책정되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를 상품성에 의해 가려지고 물질적 관계에 의존한다는 것은 환상이다. 이러한 논리는 공산주의적 사관에서 비롯되었는데 인간의 가치가 마치 환등기의 광학적 원리에 따라 사람들의 의도와는 달리 거꾸로 선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상당히 위험한 발상이지만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자신이 선택한 물품을 고르면 당연히 자동적으로 원하는 것이 나오는 것을 확신하는 풍조와 행위가 점점 발전함에 따라 경제라는 가치를 소유한 사람들만이 배우자나 이성의 파트너를 삼을 수 있다는 착각에 이르기도 한다. 결혼하기 위해선 이성적인 판단보다 경제적 가치에 맞는 상대를 찾고자 하는 것이 현대사회의 실상이다. 미래 과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이 사회적으로 만연해 간다면 종래에는 배우자나 이성을 얻기 위해선 아주 간단히도 크레딧 카드를 자판기에 넣으면 이성까지도 살 수 있다고 한다. 역설적으로 만약 이성을 넣으면 현금으로 나오는 반납기의 탄생도 있을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잔인하고도 반인류적 자판기의 반란이며 발상이다.
어쩌면 전혀 허황된 발상만도 아니다. 우리의 현실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향락문화의 세계에선 충분히 그렇게 진행되어 왔었다.
2009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불륜으로 인해 그의 아내 엘런은 무려 5억달러(6천억원)에 달하는 위자료를 받았었다. 이렇듯 우리사회는 돈으로 무엇이든 살 수도 보상할 수도 있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그동안 고리타분한 정이니 인간적이니 하는 말은 성립되지 않았다. 결국 인간적인 삶을 내세운 뒷배경에는 천문학적인 금전이 오고 가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인간관계 역시 단순히 인간적인 순수성만을 보아선 안 된다’는 속설이 현실에서 점차적으로 정당화되어 간다는 말이다.
어쨌거나 인간은 돈이 필요하다. 2010년 자신이 건립한 길성사에서 폐암으로 입적한 법정스님은 생전에 많은 사람들에게 수고만 끼치는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따로 마련하지도 말며, 편리하고 이웃에게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 입은 의복 상태로 장례를 치러주라고 당부했었다. 생을 마감하는 순간까지도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고, 남은 가족들을 향해 큰 가르침을 전해 주었다고 한다. 그는 “과거를 따르지 말라. 미래를 바라지도 말라. 한번 지나가버린 것은 이미 버려진 것, 그리고 미래는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당면한 현재의 일을 자신의 처지에서 잘 살펴 흔들림 없이 바르게 판단하라. 그리고 그 경지를 넓히라. 다만 오늘 해야 할 일에 전력을 기울이라. 누가 내일에 죽음이 있을지 알 수 있는가…”라는 말을 남겼다.
결론적으로 물신주의(物神主義)의 종말은 허무(虛無)라는 결과만 있을 뿐이다.
인류역사 속에서 잘 증명하듯이 어느 누구도 사후세계로 단 한 푼의 돈이라도 들고 간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어느 책자나 기록에서도 발견한 적이 없듯이, 지금 이민사회에서 발생하는 거의 모든 일들의 중심에는 물에 타서 마실 수조차 없는 돈, 물신주의가 사건의 근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최영기/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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