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단체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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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사회의 욕구를 반영한 인프라를 마련하는데 있어 구심점이 필요하다.
한인 대표단체인 한인회 통합의 중요한 이유는 동포사회의 여론을 수렴하고 나아가 공개된 회의를 통해 수립된 계획이 특정인의 수단이나 방법으로 활용되거나 이용되어선 곤란하다. 이미 준비된 정책 프로그램이라면 충분한 설명과 이해를 홍보함에 있어 ‘속 내용 알리기’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좋은 의도와 미래발전적인 사업계획이나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한인사회에 설득해가는 과정이 곧 단체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민사회의 역사와 문화를 구체적으로 연구하는 가운데 휴스턴 한인사회의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지역의 특성에 따른 문제점과 활용성을 심도있게 연구하다보면 신문지상에 발표되는 여러가지 계획들의 허와 실이 동시에 공표되는 모습을 접하게 된다.
지금까지의 한인회장 선거에서 공약은 빌 공(空)자이기도 하였고, 일부 훌륭한 실천력이 뒷받침된 것도 있었지만 결국 동포들의 신뢰를 이끌어내지 못했던 아쉬움도 남았다.
공약으로 ‘한인회와 KCC를 통합하겠습니다’ ‘결산보고를 투명하게 하겠습니다’ ‘한인회관 증축, 100만불 모금’ 등등 성급하게도 그 결과만 나열해 놓고 있는 실정이지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이 없었다. 물론 정치인도 공무원도 아닌 무보수 자원봉사자로 나선 후보자들의 장밋빛 공약을 무어라 나무랄 수도 없다. 다만 말이 행동보다 앞서는 일이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라는 다수 동포들의 볼멘소리가 들려 왔음을 전하는 것이다. 동포들이 후보자들의 장밋빛 공약을 불신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앞으로는 공약을 제시한 이유와 그렇게 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정확하게 제시해야 한다. 현실성 있는 사업전개는 동포사회에 비전을 제시한다. 가능한 비전은 한인사회의 신뢰를 얻고 이는 곧 지지라는 관심과 참여라는 좋은 결과물이 뒤따르게 할 수 있다.
지금까지 기본적으로 한인들의 삶을 조사와 분석을 통해 발표된 연구보고서는 한 번도 접한 적이 없었다. 따라서 이번 한인회에서는 좀 더 체계적으로 ‘있는 사실 그대로’를 동포들과 공유하길 바란다.
현실적으로 한인회 회원모집이 필요하고, 회원은 당연히 회비납부 의무를 가져야 한다. 회비는 단순히 재원마련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누가 회원이고 몇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가를 통계로 갖기 위함이라고 천명하기 바란다.
현재 휴스턴 한인사회의 구조를 보면 재원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명분이 없기에 참여가 저조하였다. 살펴보면 문화원 활동에 참가하는 사람들과 휴스턴한인학교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동포들에게 회원확장운동을 통해 회원으로 가입, 등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도 좋을 듯 싶다. 현재 적지 않은 기부금을 통해 구성되는 이사체계 역시 회원이 있어야 이사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모든 것이 해석 가능하다고는 하나, 자칫 큰 것을 추구하다보면 동포들에게 외면을 당할 수도 있음을 명심하고 좀 더 큰 밑그림 그리기에 충실하게 임한다면 머지않은 장래에 기초가 튼튼한 한인회로 거듭날 수 있다.
이에 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는 해외 여러 나라와 타 지역에 거주하는 동포들의 삶과 한인사회의 자료를 수집, 분석하여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는 차원에서 인프라를 마련코자 한다.
그리고 한인 자치단체들이 지향하는 목소리를 직접 듣고 지역의 동향을 확인코자 한다. 그들과의 대화 속에는 살아있는 사업의 방향과 진정성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한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머리를 쥐어짜서 만드는 정책으로는 이민자들의 욕구나 지역문제를 잘못 이해할 수 있다. 따라서 철저한 기본조사와 지역의 문제점, 특성을 분석하여 현실성 있는 대안 마련과 실제로 지역 특성과 연계하여 어떠한 정책들을 개발해낼 수 있는지 살피고자 한다. 먼저 정책개발안은 단기적이고 충동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라 짧아도 10여 년을 내다 본 종합계획으로 그럴듯한 명칭을 부여해야 한다.
가령 휴스턴 한인사회의 경우 같은 지역의 타민족 커뮤니티와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와 향후 10개년 중장기계획은 무엇인지를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21세기 휴스턴 한인사회 인프라는 무엇인가’라는 식으로 제목을 붙여볼 수 있다.
이민100년사의 초관심사의 중심은 ‘자녀들의 대학교육’이었다. 여기에 올인한 이민 1세대들은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한 자녀들은 부모가 있는 휴스턴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 많은 노력과 땀의 결실을 현실적으로 얻을 수 없음이 무엇인가. 그리고 자녀들이 양질의 교육을 통해 얻은 결과로도 제2의 이민사회를 발전시킬 수 없는 환경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인사회는 더 이상 확장되거나 발전되지 못하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다. 예로 한국으로부터의 이민자 감소, 지상사 주재원 가족들의 해외거주 감소, 직장 내 산업현대화로 인한 인원감소, 높은 부동산 가격, 생필품 및 각종 세금 인상 등등…
이제 동포사회도 한층 업그레이드된 문제에 대한 세미나와 포럼을 개최하여 미래에 대처하는 행동들이 필요하다. 보다 다양한 문제점을 기반으로 <이민대차대조표>를 써 내려가야 한다. 이민자 삶의 욕구를 정확히 충족시켜야 신뢰를 얻고 이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 한인사회는 한 걸음씩 전진하게 될 것이다.
작은 일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에서 하루속히 탈피하고 대승적인차원에서 동포사회를 새롭게 보는 시야가 넓어지길 바란다.

최영기/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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