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왔으면 왔다’ ‘가면 간다’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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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으면 왔다. 가면 간다.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휴스턴총영사관에 영사가 새로 부임해 왔다는 소식을 나중에야 접한 일부 동포들이 섭섭한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또 다른 어떤 동포들은 영사를 찾았다가 본부로 귀임했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는 실망감을 나타내기도 한다.
휴스턴총영사관은 오랫동안 자국민보호를 위해 누가 새로 부임해 왔는지, 영사서비스 제공을 위해 누가 새로 일을 시작했는지 동포사회에 알리는 일에 소홀했고, 이에 대해 지적하는 동포들이 여럿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휴스턴총영사관은 여전히 “왔으면 왔다” “가면 간다”고 동포사회에 알리지 않고 있다.
지난 3월부터 휴스턴총영사관이 낮선 이름으로 언론에 보도자료를 보내오고 있다. 몇차례 보도자료를 받아 기사를 게재한 후 보도자료를 보내온 직원에게 신임 영사인지 질문했다. 이 직원은 자신을 영사가 아닌 행정을 지원하는 현지채용 직원이라고 밝혔다.
영사든 현지채용 직원이든 휴스턴총영사관에서 새롭게 근무를 시작했으면 적어도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기관이나 담당자들에게는 “나는 누구고, 무슨 무슨 업무를 맡고 됐다”고 소개하는 것이 상대방에 대한 예의 아닌가.
휴스턴 한인동포사회에 직원 몇명을 두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한인들이 있다. 거래처를 두고 있는 사업체라면 신입직원이나 새로운 업무를 담당한 직원은 거래처를 방문해 자신을 소개하거나 최소한 유선이나 이메일로라도 자신이 새로운 업무를 담당한 아무개라고 소개한다. 그래야 서로 소통이 원활하고 업무진행에도 차질이 없다.
휴스턴총영사관은 고국을 떠나 이국땅 휴스턴에 살고 있는 재외국민 또는 동포들에게 영사, 여권, 재외국민등록, 영사확인·공증, 가족관계등록, 국적, 병역, 범죄경력증명서, 재외국민공인인증서, 출입국사실증명 등 다양한 영사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부기관이다. 여기에 더해 동포를 담당하는 영사도 있고, 경제와 문화를 담당하는 영사도 따로 있다. 휴스턴총영사관에 민원이 있을 때 누구를 찾아야 하는지 어느 영사에게 물어야 하는지 제대로 아는 동포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국정부기관의 인터넷사이트에는 각부서와 담당자 연락처 등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그러나 휴스턴 총영사관 인터넷사이트에서는 담당영사의 전화번호는 물론 이메일주소조차 찾을 수 없다. 언제나 대표전화를 통해야 연락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휴스턴총영사관은 지난 1월9일 동포단체장들을 초청한 가운데 신년인사회를 가졌다. 이날 신년인사회에서 김형길 휴스턴총영사는 단체장들에게 영사들을 소개했는데, 이날 처음 보는 낮선 얼굴의 영사가 나타나자 “왔으면 왔다. 가면 간다고 알려주지…”라는 탄식도 들렸다.
한국을 방문했다가 친절하고 상냥하게 안내하는 동사무소 직원들의 모습을 본 동포들은 “왔으면 왔다” “가면 간다”도 알리지 않는 휴스턴총영사관의 서비스에 몇점이나 줄까.
외교부는 3월18일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개정안이 실행되면 기존의 재외동포영사국은 재외동포영사실로 격상돼 재외동포영상실장 자리가 신설된다. 재외동포영사실 산하에는 국장급인 재외동포영사기획관과 해외안전관리기획관 자리도 새로 만들어진다.
조직개편으로 변화를 꾀하는 외교부의 분위기가 휴스턴총영사관에까지 전달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형길 휴스턴총영사는 휴스턴총영사관 인터넷사이트에 올린 공관장 인사말에서 “동포 여러분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재외동포사회의 발전을 위해 같이 협력해 나가고자 하니 많은 지원과 성원을 당부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휴스턴총영사관이 동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휴스턴 동포사회를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방법 중 하나는 동포들에게 “왔으면 왔다” “가면 간다”도 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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