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범에 집행유예 판결 판사 논란
판사 탄핵청원에 10만2000명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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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살 텍사스 여학생을 강간한 성폭행범에게 징역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한 판사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언론들은 지난 2016년 6월 오클라호마 침례교총회(Baptist General Convention of Oklahoma)가 개최한 여름방학수련회에 참가했던 13세 텍사스 여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벤자민 페티(Benjamin Petty·36세)에게 오클라호마 마샬카운티(Marshall County)법원의 왈레스 코피지(Wallace Coppedge) 판사가 징역형이 아닌 1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는 사실이 지역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코피지 판사의 사퇴를 촉구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클라호마 침례교총회가 운영하는 수련장(Country Estates Baptist Church)에서 요리사로 일했던 페티는 텍사스에서 여름방학수련회에 참석했던 13세 여학생에게 무엇인가 보여줄 것이 있다며 이 여학생을 자신의 숙소로 유인한 후 문을 잠그고 여학생의 손을 묶은 뒤 강간하고 변태행위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1급 강간죄와 변태 및 강간 등 유죄를 인정한 페티에게 코피지 판사는 2년 동안 전자발찌 착용과 성범죄자 명단 평생등재, 그리고 15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페티에게 징역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는 사실과 함께 코피지 판사가 이전에도 성범죄자에게 징역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했던 판결이 적어도 7건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오자 코피지 판사를 탄핵해야 한다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페티를 기소한 검사가 징역형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코피지 판사가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페티를 기소한 데이빗 파일(David Pyle) 검사는 페티가 법적으로 장님이고 유죄협상을 했기 때문에 재판에서 징역형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설명에 여론이 공분하자 파일 검사는 지난 1월31일 검사직에서 물러났다.
피해 여학생 가족은 오클라호마 침례교총회, 수련장, 그리고 여름방학수련회를 주선한 테렐의 제일침례교회(First Baptist Church)를 대상으로 7만5000달러 이상의 손해배상금을 요청했다. 피해 여학생의 변호사는 피해자 가족이 검찰 측으로부터 가해자가 맹인으로 징역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형사범으로 처벌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해 민사적으로라도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파일 검사가 물러나자 여론의 비난이 코피지 판사에게 쏠리고 있다. 검사가 징역형을 요구하지 않았더라도 판사의 직권으로 미성년자 강간범에게 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지난 2010년 판사로 선출된 코피지 판사의 임기는 2019년까지다. 오클라호마에서 선출직 판사의 경우 선거에서 경쟁후보가 없으면 자동으로 당선된다.
인터넷에서 코피지 판사 탄핵에 10만2000명이 서명했고, 오클라호마 주하원에서도 탄핵절차를 요구하느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의 마이크 리즈(Mike Ritze) 주하원의원이 더 시급한 사안이 있다며 탄핵안을 중지시켰다. 더욱이 변호사협회도 코피지 판사는 쌍방이 이룬 합의를 승인했을 뿐으로 판사로서 자신의 일을 했을 뿐이라고 탄핵에 반대했다.
성범죄자에게 관대한 판결을 내린 판사를 소환하자는 운동이 캘리포니아에서는 성공했다.
스탠퍼드대학의 수영선수였던 브룩 터너(Brock Turner)는 학생을 강간한 혐의가 인정됐지만, 재판에서 아론 퍼스키(Aaron Persky) 판사는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봐주기 재판이라는 여론이 비등하자 스탠퍼드법대의 미셸 더바(Michele Dauber) 교수를 중심으로 퍼스키 판사 탄핵운동이 벌어졌다. 퍼스키 판사는 결국 지난 6월 실시되는 선거에 출마를 포기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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