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리카포스트 시론]
이너서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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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를 이끌어가는 장(長)에게 있어서 여론을 수렴하려는 노력은 중요하다. 규모가 작은 친목회조차도 그 단체의 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결정해야 뒤탈이 없다. 3만명의 휴스턴 한인동포사회를 대표한다는 휴스턴한인회의 장에게 여론수렴 노력은 더욱 중요하다. 여론 중에는 듣기에 좋은 ‘사탕발림’도 있겠고, 썩 유쾌하지 않은 비판도 있고, 듣고 싶지 않은 비난도 있을 것이다. 사탕발림이든, 비판이든, 비난이든 여론을 수렴해 결정하는 것은 장의 몫이다. 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동포사회가 조용할 수도 있고, 요동칠 수도 있다.
제31대 휴스턴한인회장직을 놓고 사탕발림도 오갔고, 비판도 제기됐으며, 비난의 목소리도 들렸다.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당선증을 줬으니 회장에 당선됐다는 여론도 있었고, ‘비대위 회장’은 향후 운신의 폭을 제한할 수 있다며 ‘총회 회장’으로 추대한 것이 좋다는 여론도 있었고, 일각에서는 인신공격 성 비난을 퍼붓는 여론도 있었다.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비대위가 휴스턴 한인회장으로 추천한 신창하 코리안커뮤니티센터(KCC) 이사장이 한쪽의 여론에 경도되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
지난 1월9일 휴스턴 주재 대한민국총영사관이 주최한 신년인사회에서 김형길 휴스턴총영사는 동포사회가 한인회장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년인사회를 마치자마자 헬렌장 전 휴스턴한인회장은 심완성 KCC 이사에게 전화를 걸어 신 KCC 이사장의 한인회장으로 출마를 요청했다. 심 이사는 신 이사장이 회장직 수락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렸고, 비대위가 열렸다. 비대위는 신 이사장을 회장으로 추대했고 1월15일 최종적으로 의사를 확인하는 자리를 갖기로 했다.
그런데 비대위는 15일 회장 당선증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당선증에 대해 심 이사는 헬렌장 전 회장으로부터 당선증을 만들어 오라는 전화를 받고 모임 몇 시간 전 부랴부랴 당선증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심 이사는 아울러 1만달러의 등록비도 준비해 오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심 이사가 최종 의사를 확인하는 자리에서 당선증을 받는 것이 절차적으로 타당한지 따져봤거나 확인해봤다면 ‘비대위 회장’이라는 꼬리표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는 일은 없었을 수도 있다.
더욱이 신 이사장은 저간의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채 심 이사의 조언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 회장’을 추인하는 단체장 모임에서 심 이사는 동포들의 여론을 신 이사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이 동포들의 여론을 직접 확인하고 수렴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 이사장은 신문을 잘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어로 된 기사를 이해하는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신 이사장의 여론의 통로는 현재로서는 심 이사가 거의 유일한 것으로 보인다. 동포사회의 의견이 심 이사를 통해 한번 걸러진 후에 신 이사장에게 전달되는 구조다. 다시 말해 신 이사장은 심 이사가 전달하는 의견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심 이사가 어떤 의견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신 이사장의 결정도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현재까지 휴스턴한인회와 관련해 신 이사장이 내린 일련의 결정이 동포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복기해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신 이사장이 ‘비대위 회장’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한 상태에서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특정인의 의견에만 귀를 기울인다면 ‘당선증 프린트’ ‘당선증 전달’과 같은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는 결정을 반복할 수 있다. 신 이사장이 주변의 특정인들로 구성된 ‘이너서클’ 의견에 경도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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