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 KCC 통합은?
기승전한인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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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한인회와 코리안커뮤니티센터(KCC)를 통합하려는 이유는 결국 휴스턴한인회관의 관리운영으로 귀착된다.
지붕에서 물이 새면 고쳐야 하는 등 휴스턴한인회관을 관리하고, 휴스턴한인학교에 한글을 가르치고 휴스턴한인문화원에서 고전무용을 배우는 등 휴스턴한인회관에서 진행되는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휴스턴한인회가 코리안커뮤니티센터(KCC)와 통합하면 ‘돈’을 모금하기가 수월해 질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어떤 방식으로 통합이 이루어질지 알 수 없지만, 통합방식에 따라 한인회가 없어지든 아니면 KCC가 사라지든 한인회와 KCC는 회관의 안녕을 위해 희생해야 하는 구조다.
동포사회가 30여년의 노력을 기울여 건립한 회관을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회관을 지키기 위해 어느 한 단체를 통합이라는 인위적인 방법으로 역사에서 지우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으로 모금 쉬워질까?
한인회와 KCC가 통합하면 정말로 ‘돈’을 모금하는 것이 더 쉬워질까?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한인회장으로 추대된 신창하 KCC 이사장은 휴스턴 주재 한국기업들 중에 후원금을 한인회에 줘야할지 아니면 KCC에 기부해야 할지를 놓고 ‘눈치’를 보느라 후원을 포기하는 기업도 나올 수 있다는 취지로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한인회는 재정운영상황을 동포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KCC는 재정운영을 언론에 공개할 정도로 투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한인회에 선뜻 돈을 주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KCC에 돈을 기부하자니 한인회 눈치가 보인다는 논리다.
신 이사장은 어느 한국기업이 라이스대학에 5만달러를 기부한 사실을 비근한 예로 들곤 한다. 이 기업이 KCC에 돈을 기부할 수도 있었지만, 동포단체 간의 갈등을 우려해 돈을 라이스대학에 기부했다는 것이다.
돈을 모금하는데 단체 간 알력이 불거지나 갈등이 생긴다면 동포사회로서도 불행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기업이 실제로 단체 간 갈등이 우려돼 돈을 라이스대학에 기부했는지, 그리고 이전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왜냐하면 한인회와 KCC가 통합하면 돈을 모금하는데 수월하다는 것을 주요 통합명분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총영사관 “커뮤니티”
한국기업이 라이스대학에 돈을 기부했다는 사실은 휴스턴 주재 대한민국총영사관(이하 총영사관)으로부터 전해졌다.
신 이사장도 총영사관으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알게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생각하는 신문’ 코메리카포스트가 총영사관에 재차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동포사회에 전해졌다.
총영사관은 한국기업이 라이스대학에 돈을 기부한 것은 사실이지만, 동포사회 단체간 갈등이나 알력 때문에 라이스대학으로 돈이 간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총영사관은 이 기업이 라이스대학에 개설된 한국어 프로그램 지원이라는 목적을 위해 돈을 기부했다고 거듭 밝혔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또 “커뮤니티”에 돈을 지원하려는 한국기업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커뮤니티센터”로 오해했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휴스턴 주재 한국기업들 중에 휴스턴 한인동포사회, 즉 ‘커뮤니티’를 위해 돈을 기부할 의사가 있는 기업들이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이들 기업이 ‘커뮤니티센터’라는 단체를 특정해 기부하려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재차 설명했다.
다시 말해 기업이 돈을 기부할 때는 동포사회를 보고 기부하는 것이지 한인회나 KCC를 보고 기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허리케인 하비 당시 롯데케미컬 휴스턴지사가 3만달러를 후원한 것도 동포사회에 기부한 것이지 어떤 특정 단체에 후원한 것과 같다.

각 단체의 역할 중요
후원은 어떤 단체가 무슨 일을 하느냐에 따라 지원이 결정되는 측면이 강하다. 한인회가 동포들을 위해 송년잔치를 마련했을 때 돈을 기부하는 것이지 한인회라는 단체만 보고 기부하는 경우는 드물다. KCC가 회관을 수리하는데 재정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할 때 돈을 기부하는 것이지 KCC라는 단체만 보고 기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동포사회를 위해 ‘일’을 하고자 하는 단체가 재정지원을 호소할 때 동포든, 한국기업이든, 미국 회사든 돈을 단체에 기부하는 것이지, 어느 단체 자체만으로 돈을 지원받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인회든 KCC든 동포들을 위해 좋은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진하고 진행할 때 동포가 호응하거나 기업이 동의하면 돈이 모이는 것이다. 다시 말해 단체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단체가 어떤 일을 하느냐가 돈을 모으는데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인회는 대외적으로 동포사회를 대표한다는 한인회 고유의 일이 있고, KCC는 동포사회 및 지역사회 봉사라는 일이 주어졌다. 각 단체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때 동포사회 내부에서는 물론 외부에서도 돈을 기부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통합을 통해 모금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으로도 기부가 더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체육회의 일은 체육회가 가장 잘하듯이, 한인회가 잘하는 사업이 있고, KCC가 더 잘하는 사업이 있다. 그런데 한인회와 KCC를 합쳐 놓으면 상승효과를 가져올 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회관 관리운영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창구를 단일화하는 것이 KCC라는 단체를 없애는 것만큼 동포사회에 유익한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KCC를 한인회로 흡수통합하려는 이유가 KCC는 그저 명목상의 단체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KCC 이사회에서 KCC는 더 이상 비영리면세단체가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KCC는 국세청이 부여한 비영리면세단체, 즉 501(c)(3) 단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KCC는 다만 휴스턴한인학교의 DBA(Doing Business As)로 활동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휴스턴한인학교와 KCC와의 관계를 엄격히 따지면 학교는 지주회사(持株會社, Holdings Company) 격이고 KCC는 계열사, 혹은 자회사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현재 KCC 구조에서는 모든 의사결정이 지주회사인 학교가 아닌 계열사인 KCC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다.
따라서 한인회와 KCC의 통합이 이루어진다면 엄밀히 말해 학교와 한인회의 통합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한인회든, KCC든 단체는 조직될 때 필요에 의해서 생겨난다. 소용이 없어졌을 때는 물론 더 이상 단체가 필요 없겠지만, 현재 동포사회에서 한인회나 KCC가 필요없는 단체인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신창하 KCC 이사장의 능력은 출중하다. 대부부의 동포들이 인정하는 바로 재론의 여지가 별로 없다. 신 이사장이 KCC 이사장과 한인회장직을 동시에 수행해도 충분해 잘해 낼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통합이 과연 동포사회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결정인지는 다시 한 번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는 동포들의 의견도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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