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장 유고시 대처방안은?
“한인회·KCC 통합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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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즉 위험요인은 분산시키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으로 여겨진다. 이로 인해 재테크를 도와주는 재정전문가들이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을 금과옥조(金科玉條)로 떠받드는 이유다.
휴스턴한인회와 코리안커뮤니티센터(Korean Community Center·KCC)가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으려고 하고 있다.

“한인회·KCC 통합”
휴스턴 한인동포사회를 대표한다는 휴스턴한인회가 휴스턴 한인동포들이 30여년의 숙원 끝에 건립에 성공한 휴스턴한인회관의 관리·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KCC와 단체 간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전직 휴스턴한인회장 10명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가 제31대 휴스턴한인회장으로 추천한 신창하(David Shin) KCC 이사장이 한인회와 KCC를 통합하겠다고 공식선언했다.
한차례 의사를 밝혔다가 철회했던 신 이사장은 자신이 휴스턴한인회장과 KCC 이사장을 동시에 맡으면 두 단체를 통합하는 것이 쉽기 때문에 제31대 휴스턴한인회장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의 통합안은 한인회가 KCC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궁극적으로는 KCC를 해체하자는 안이다. 신 이사장을 도와 한인회 수석부회장으로 봉사하겠다는 심완성(Mark Shim) KCC 이사도 한인회와 KCC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휴스턴한인회관 벽에 설치된 KCC 간판도 내려온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휴스턴한인회관을 주도적으로 최종 건립했고, 그동안 회관을 관리·운영해온 KCC는 사라지고 한인회가 기본의 대외활동과 함께 KCC를 대신해 회관도 관리·운영한다는 것이다.
심완성 이사는 KCC 이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윤건치 박사와 한인회·KCC 통합 안을 상의했고, 윤 박사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더욱이 심 이사는 KCC 이사회에 헬렌장· 폴윤 전 휴스턴한인회장 등 한인회와 KCC의 통합에 찬성하는 이사들이 있어 통합안이 이사회를 통과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회장 유고시 대책은?”
신 이사장의 한인회·KCC 통합안에 우려를 나타내는 동포들이 있다. 이들 동포들이 우려하는 이유는 한인회와 KCC가 통합하면 동포사회 최대 자산인 회관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인회가 KCC를 통합해 회관을 관리·운영하기 시작했을 때 이번과 같이 한인회장이 또 다시 공석이 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회관은 존립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 이들 동포들의 주장이다.
제30대 휴스턴한인회는 선거관리위위원회를 통해 회장 후보자를 공모했다. 회장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자 선관위는 해체됐다. 한인회는 이사회를 통해 또 다시 회장 후보자를 공모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사회는 정관에 따라 회장을 추천하려고 몇 차례 시도했지만, 이 노력마저 실패했다.
결국 한인회는 차기 한인회장을 결정하지 못했고, 임기가 종료됐다. 원칙적으로 한인회장은 더 이상 선출할 방법이 없게 됐다.
한인회장 공석사태가 또 다시 재발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이번에도 ‘전례’에 따라 비대위가 구성돼 임기종료 2주만에 회장을 추천했지만, 회장 공석사태가 장기화됐을 경우 회관의 관리·운영주체가 없는 것으로 파행을 거듭할 수밖에 없다.
정관상 회장의 임기는 12월 말이다. 1월부터 국세청에 세금보고를 준비해야 하고, 전기요금 등 처리해야 할 각종 공과금, 휴스턴커뮤니티칼리지 등 회관을 사용하는 기관들의 요구사항 반영 등 회관과 관련한 모든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 여기에 허리케인 하비와 같은 자연재해 등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효율적으로 대처할 길도 막힌다.

“KCC는 어머니 역할”
윤찬주 전 KCC 이사장은 동포사회에서 한인회는 아버지의 역할을 맡고, KCC는 어머니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13년 1월 KCC 이사장 취임식에서 윤찬주 전 KCC 이사장은 “한인회는 한인들의 얼굴이므로 대외적인 행사를 주로 하는 단체, KCC는 한인동포와 지역사회의 복지와 문화 활동을 위한 봉사단체, 한인학교는 자녀교육을 위한 단체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며 “필요할 때 서로 협조하고 또 노인회, KASH 등 다른 단체들과도 도와서 일하면 더욱 좋은 성과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KCC 운영에 대한 구상을 소개했다.
한인회와 KCC가 통합하면 동포사회는 아버지만 남는 결과를 초래한다. 전통적인 가족개념으로 이해했을 때 밖에 나가 돈을 벌어야 하는 아버지가 밥 짓고 빨래하고 아이들 돌보는 어머니의 역할까지 맡는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휴스턴 평통회장을 맡고 있는 김기훈 전 한인회장의 연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을 때 한명이 2개의 중요 직책을 수행하는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은 전직 한인회장들로 구성된 비대위에서 더 큰 목소리로 나왔다. 그런데 한인회장과 KCC 이사장을 한사람이 맡는 일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크게 들리지 않았다. 각자의 역량에 따른 결과라는 친절한 설명도 있었지만, 여전히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동포들이 있다.

“리스크 분산해야”
수퍼맨이 나타난다면 모를까 대외 업무가 많은 한인회장이 KCC 업무까지 맡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업무를 분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업무분담은 발생할지도 모르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고 있다.
회관을 걱정하는 동포들은 특히 회장 공석사태로 회관의 관리·운영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한인회와 KCC는 통합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비록 신 이사장이 한인회와 KCC의 통합안으로 비대위의 지지를 얻어 제31대 휴스턴한인회장으로 추천받았지만, 통합안을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동포사회 일각에 한인회와 KCC 통합은 ‘창구를 일원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한쪽으로 너무 많은 책임과 권한이 쏠린다면 균형추는 기울 수밖에 없고, 추에 담았던 소중한 재산들이 모두 쏟아져 나올 수도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적했듯이 한인회와 KCC의 통합안에 의문을 갖는 동포들이 있는 만큼 한인회와 KCC의 통합안은 신창하 회장·이사장 1인의 생각이나 한인회·KCC 양측 이사들의 동의만으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어느 쪽이 동포사회를 위한 바람직한 결정인지 여론을 수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인회·KCC 통합이라는 ‘올인’으로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올인으로 ‘쪽박’을 찰 수도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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