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한인회장 구인난 명분보다 실리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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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한인회 해체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한인회는 2차례 신문에 게재한 공고와 2차례 열린 이사회에서 제31대 휴스턴한인회장을 찾았지만, 자천하는 후보자는 나타나지 않았고, 타천하는 후보자들은 모두 고사하거나 중도사퇴했다. 12월21일(목) 현재 제30대 휴스턴한인회장의 임기가 10일 남은 상태에서 차기 한인회장이 결정되지 않으면, 정관에 따라 한인회는 해제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인회 정관에서 총회는 “회장이 소집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임시 이사회도 “회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나, 재적인원 3분의1 이상의 요청이 있을 때에 소집”할 수 있다. 회장이 없으면 총회도 이사회도 소집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총회도 이사회도 소집되지 못하면 정관에 따른 한인회장 결정은 불가능하다.
휴스턴한인사회는 그동안 한인회장 구인난으로 여러 차례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도 이사회 추대 등을 통해 고비는 넘겼다. 그러나 이번처럼 한인회 해체까지 걱정해야 할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한인회장 선거가 단독출마, 무투표당선이 공식이었던 적이 대부분이었지만, 어느 때는 2명이 출마해 서로 한인회장을 하겠다고 나섰다가 법정소송으로까지 이어질 정도로 과열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랬던 한인회장이 올해는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한인회 해체라는 극단적인 상황으로까지 몰렸다. 왜 자원하는 또는 등 떠밀려(?) 한인회장 직을 맡겠다는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는 걸까?
동포사회에서 여러 가지 추정이 제기됐는데, 그중 ‘명분’에서 ‘실리’로 넘어가는 과도기 적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가설이 가장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이전 한인회장들 대부분은 ‘동포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명분이 강했다. 동포사회를 위한 어떤 봉사인지는 차치하더라도 휴스턴한인회관 건립기금조성, 건립기금 소유권, 휴스턴한인회관 건립, 휴스턴한인회관 소유·운영권 등 나름이 명분이 있었다. 이 같은 명분 때문에 때때로 언론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아도 ‘명분’이라는 든든한 ‘맷집’으로 버티어 냈다. 물론 지금과 같이 이전에도 “내 돈 쓰고 내 시간 써가며 봉사하는데 욕까지 먹을 필요가 뭐있냐”는 자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한인회장은 봉사 직이라는 두터운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서인지 전임자가 푸념해도 후임자가 어김없이 나타났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내 돈 쓰고 내 시간 써가며 일하는데, 욕까지 먹을 필요가 뭐있냐”는 실리적인 생각이 앞서면서 ‘욕먹는 자리’에는 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시간 내서 행사장 쫓아다니고 행사에 초대받아 갈 때마다 후원금으로 내 지갑의 돈까지 내주면서 욕까지 먹을 일이 뭐있냐는 것이다. 그리고 언론을 탓한다. 언론이 잘했다고 칭찬만 해주길 바라는데,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것 같고, 더 분발하라는 독려도 비판으로 돌려 ‘너네 때문에 못해먹겠다’고 말하고, ‘너네 때문에 한인회장 후보가 나오지 않는 것’이라고 타박한다.
여기에 한인회장의 위상추락도 한몫하고 있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전에는 한국정부 든 동포사회와 연락은 한인회장을 통해야만 했다. 그러나 지금은 굳이 한인회장을 통하지 않고도 어느 누구든 원하는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소위 ‘한인회 패싱’이 잦아지다보니 어디 가서 제대로 행세하지 못하거나 대접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앞으로 돈과 시간 대비 투자실리를 따지는 경향이 더 강해지면 강해졌지 더 약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정말 휴스턴한인회의 예정된 수순을 해체의 길로 들어서는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포사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명분이 있는 후보자는 없는 것일까?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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