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라이스대학의 허리케인 하비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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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도와주세요!”
3개월전 휴스턴 이곳저곳에서는 살려달라며 애원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휴스턴에 역사상 최악의 폭우를 퍼부었던 허리케인 하비가 물러간 지 이제 고작 3개월이 흘렀지만, 어느덧 당시 겪었던 악몽은 기억에서 서서히 사라져가고 있다.
휴스턴 날씨는 언제 휴스턴에 홍수가 났었냐는 듯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집이 잠길 정도의 폭우가 쏟아졌지만, 지금은 ‘휴스턴 가뭄’을 걱정하는 소식이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라이스대학의 킨더도시연구소가 허리케인하비구호펀드를 지원받아 조사해 작성해 지난 15일(수) 발표한 허리케인 하비 연구보고서에는 당시의 다급했던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211 신고전화 폭주
킨더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허리케인 하비가 휴스턴에 당도한 8월28일부터 10월10일까지 211로 13만6077건의 신고전화가 접수됐다.
211은 비영리구호단체인 유나이티드웨이가 운영하는 신고전화로 허리케인 하비가 휴스턴을 강타하던 8월28일부터 9월2일까지 1주일 동안 211 신고전화에 2만1233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당시 휴스턴에 50인치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택 수천, 수만채가 빗물에 잠겼고, 도로 역시 강으로 변하면서 구조를 요청하는 전화가 폭주했다. 이로 인해 신고전화 교환원과 연결되기까지 보통은 30분 넘게 걸렸다는 항의도 있었고, 집에 빗물은 차오르는데 전화응답이 없어 아예 신고를 포기하고 헤엄쳐 빠져나오는 시민도 다수 있었다.
311 신고전화에도 살려달라는 아우성이 접수됐다. 8월28일부터 10월10일까지 311 신고전화에는 3만1556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211에 비해 311의 신고전화 접수건수가 크게 낮은 이유는 311은 911과 함께 휴스턴시에서 운영하는 신고전화다. 당시 시민들이 311이나 911에 전화를 걸었지만 응답이 없자 대거 211에 도움을 호소하면서 211 신고전화가 폭증했다.
킨더연구소는 허리케인 하비 당시 211과 311로 가장 많이 신고를 접수한 지역은 우편번호 77028을 사용하는 지역이라고 밝혔다. 트리니티, 휴스턴 가든 지역으로 알려진 77028은 610번 순환고속도로와 69번 고속도로 북동쪽에 위치한 지역이다. 이곳에서 1,207건의 211 신고전화와 1,168건의 311 신고전화가 접수됐다. 또한 이 지역에서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도움을 요청한 5,939건의 전화가 걸려왔다.
77028에 이어 77084 지역에서 신고전화가 많이 접수됐는데, 77084 지역은 10번 고속도로와 6번 텍사스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이곳에는 애딕스저수지가 위치해 있다.
77084 지역에는 211 신고전화로 1,202건, 311로 249건의 신고가 접수됐지만, FEMA에는 1만2538건의 신고가 접수돼 다른 지역보다 신고건수가 월등히 많았다.

“먹을 것 주세요”
허리케인 하비 첫주에 신고전화로 가장 많이 도움을 요청한 것은 식량으로 나타났다.
첫주 신고전화에 푸드스템프를 요청하는 전화가 1만1500건이 걸려왔다. 이어서 음식이 필요하는 요청이 2.768건으로 푸드스템프 요청건수보다 훨씬 낮았다. 푸드스탬프를 요청하는 신고전화는 2주째부터 1,682건으로 크게 낮아졌다.
한편 연령별로 신고전화가 가장 많았던 연령대는 30대에서 49세까지로 이 연령대에서 211로 1만8893건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이들 연령대는 주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식량지원을 요청하거나 주로 실업수당 그리고 일시적 재정지원 등을 요구했다. 이어서 50세에 69세 연령대의 신고건수가 높았는데, 이 연령대에서 9,972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들 연령대 역시 식량이나 실업수당, 그리고 재정직원을 요청하는 전화가 많았다.

“집수리 도와주세요”
허리케인 하비가 휴스턴에 뿌린 폭우가 그치고 도로와 집에 찾던 물도 빠지자 FEMA에 집수리를 요청하는 전화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킨더연구소 보고서는 휴스턴과 해리스카운티에서 17만8951건의 주택수리 지원요청이 FEMA에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중 7만9389건만 FEMA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집수리비 지원을 요청한 신청자 가운데 44%만 FEMA로부터 지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나머지 56%의 집주인은 집이 홍수로 파손돼도 연방정부로부터 수리비를 지원받자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보고서는 4억7817만9880.70달러가 FEMA로부터 승인받은 7만9389건의 신청자에게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들어 살던 세입자의 경우 집주인의 신청이 승인받았던 것보다 훨씬 낮았다. 보고서는 세입자들로부터 26만289건의 지원신청이 접수됐지만 이중 32%인 8만3328건이 승인받았다. 이들 세입자에게 지불된 수리비는 1억2879만3230달러로 나타났다.
우편번호 별로 구분했을 때 FEMA로부터 수리비 승인이 적었던 지역은 77072(20%), 77014(22%), 77082(23%), 77083(23%), 그리고 77066(23%)으로 각각 조사됐다.

언제 악몽에서 벗어날까
살려달라는 다급한 요청으로 위기를 벗어난 수재민들은 또 다른 고통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어느 수재민은 집에서 30분 거리의 호텔에서 살고 있는데, 자녀들은 학교 때문에 친구 집에 거주하면서 부모와 이산가족으로 지내고 있다. 호텔에 머물고 있는 어떤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까지 데려다 줘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2시간 이상 길에서 허비하고 있다.
여기에 집을 고쳐 계속 살아야 하는지 아니면 팔고 다른 곳으로 이사 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수재민들 중에는 아파트에 1년 계약으로 살면서 집이 있어도 살지 못하는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홍수로 망가진 집을 수리하는데 적어도 2년은 걸릴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어 허리케인 하비 수재민들은 앞으로도 더 오랫동안 악몽에 시달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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