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行과 民主主義의 소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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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다. 한국에 있었다면 주말여행으로 산행을 즐겼을 계절이지만 아쉽게도 휴스턴은 산이 전무하여 아쉽다.
산행,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산을 오르면서 무거운 마음의 짐들은 모두 도심에 남겨둔 채 홀연히 자연의 품으로 달려간다.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찰나에 발걸음은 어느새 정상을 눈앞에 두고 있곤 했었다.
아무리 가벼운 산행이라도 출발 전 이것저것 준비하는 과정 자체도 신이 난다. 자연은 인간에게 늘 이로움을 주었기에 산을 만나는 우리의 자세도 분명해야 한다. 또 산행에서 지켜야 할 원칙과 기본을 준수한다면 사고는 없다. 아름다운 산행은 자연부터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후손에게 물려줄 유산을 제대로 알고 이용해야 한다. 자연보호는 말보다 실천이 우선돼야 한다. 산에서 흙이나 나무, 식물을 채취하지 말아야 한다. 자연은 한번 훼손하거나 파손하면 복구하기 어렵다. 산행이나 여행을 다녀보면 산지가 너무나 파헤쳐졌다. 경관이 좋은 곳은 모두 망가지거나 개발이라는 명분으로 잘려나가는 등 옛 모습을 상실해 가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
하물며 가벼운 산행도 이럴진대 지역봉사나 사회지도층, 위정자들은 어떠한가. 국민을 위하고 소속 회원들이 살아가는 공동체사회를 위한다면서도 기본부터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는 누가 공짜로 선물한 것쯤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자유란 유구한 역사와 피비린내 나는 동족간의 전쟁의 상처를 통해 우리 모두의 가슴에 새겨진 것이 아닌가.
동포사회 역시 하나의 조국을 두고 그때그때 달라지는 역사관을 보이는 경우도 있어 심히 우려가 된다. 이렇듯 분열되고 잘못된 시각을 신행이라도 해서 채울 수 있다면 좋으련만…
정치와 산행은 일맥상통한 점이 있다. 산행은 자연에서 자신의 마음수련과 겸손함을 체험한다. 정치 또한 정책수립과 국정감사를 통해 국민의 눈높이를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산행의 목적이 자연을 정복하는 마음이 돼서는 안 되듯이 정치도 진정한 주인이 국민임을 알고 미래의 조국과 후손들이 있다는 사실 역시 잊지 말아야 한다.
자연은 한번 훼손하면 원상복구가 힘들듯이 국가의 안보나 위상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산림을 보호하고 산지를 훼손하지 말며, 국민의 자존심과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 정부 당국도 여야 간의 대립 일변도에서 벗어나 상생의 논리에 입각한 조율이 필요하다.
나랏일을 하는 모든 위정자들은 자기 자신을 죽이고 국민을 위함이 최우선되어야 한다. 권력이란 산을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산을 가꾸고 지키는 일임을 명심하고 하산 시에 필요한 힘을 비축하는 지혜를 갖기 바란다.
자연은 지킨 만큼 우리에게 많은 혜택을 선물해준다. 국민을 소중히 여기는 수많은 정책수립을 통해 국민들의 상처 난 마음을 치유시켜 주길 바란다.
진정한 정국안정으로 인해 삼삼오오 대열을 지어 겨울로 가는 문턱에 맞이하는 마지막 가을산행이 즐거움과 행복으로 출발하길 바란다. 우리 모두는 산행을 통하여 자연의 순리와 겸손을 배워야 할 것이다. 산행에 앞서 자신을 낮추고 겸손한 자세로 자연에 순응해야 한다. 산은 오르는 것이지 도전하는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할 것이다.

산은 정복하기보다는 오르고 내리면서 겪는 정신적 수양이라고 봐야 한다. 지나는 산길에서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도 내 것이 아닌 우리 모두의 것이기 때문에 소중히 다뤄야 한다. 더욱이 산행에서는 자취를 남겨서는 안 된다.
작은 쓰레기 하나라도 사용한 사람이 반드시 수거해야 한다. 산의 아름다움은 보전하고 지켜질 때에 지속되지만, 지키지 못한다면 아름다운 모습은 엉망이 되고 만다. 해마다 엄청난 사람이 산행을 한다. 명산이거나 풍광이 좋다고 하면 사람들로 넘쳐난다.
아름다운 산행은 정해진 코스로 올라갔다 내려오면서 자연을 감상하는 것이다. 남보다 성급하게 올라가기 위해 서두르며 샛길로 가거나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길을 다닌다면 사고를 당할 수 있다. 또 길을 잃고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다. 자연도 놀라고 사람도 놀라는 일이다.
산행을 할 때에는 나보다 남을 배려하고 자연의 마음과 자세를 배우도록 하자.
자연의 값진 교훈과 민주주의의 소중함을 얻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동행자와 끈끈한 정을 나누고,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계기를 만들어 생활에 활력소가 되도록 하자. 무엇보다 우리 모두의 최대 유산인 자연과 조국을 내 몸과 같다는 마음가짐으로 여기며 다루자.
자유 민주주의로 가는 길목에 나라사랑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깨닫고, 이 땅을 후손에게 아름답게 물려주었으면 한다. 겨울을 지나 어김없이 찾아오는 새봄이면 삼천리금수강산이 더욱 푸를 것이니 그때는 꽃구경을 모두 떠날 수 있기를 소원한다.

그 꽃 / 고은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최영기 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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