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리카포스트 시론]
1,000달러의 격려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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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0달러를 필요로 하는 사람과 5,000달러가 필요한 사람이 1,000달러를 받았을 때 누가 ‘더’ 고마워할까? 물론 두 사람 모두 고마워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질문은 ‘누가 더 고마워할까’였다. 50,000달러를 필요로 하는 사람보다 5,000달러가 필요한 사람이 ‘더’ 고마워하지 않을까? ‘더’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은 처지가 ‘더’ 절박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허리케인 하비 재난기금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일찍이 구호성금, 즉 ‘격려금’ ‘위로금’은 주택과 사업체에 피해를 입은 동포들에게만 배분하겠다고 공표했다. 위원회는 모금된 구호성금과 접수한 신고서를 비교해 볼 때 약 1,000달러 정도밖에 배분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액수는 수해복구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으니 1,000달러는 ‘격려금’ 또는 ‘위로금’의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위원회의 이 같은 방침이 전해지자 <코메리카포스트>에 집이 있는 사람만, 사업체가 있는 사람만 위로받고 격려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이냐며 항의하는 동포들의 전화가 걸려왔다. 집이 없어 아파트에 사는 사람은, 사업체가 없어 월급 받는 사람은 격려해줄 필요도 없고 위로받을 자격도 없는 ‘2등 한인동포’냐며 자괴감을 토로하는 동포들도 있었다.
집을 장만할 형편이 못돼 아파트에 살고 있는 동포들 중에는 자동차가 가족의 생계를 유지시켜주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다. 고작 2%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1%만 도보로 출근할 정도로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휴스턴에서 자동차가 고장 나거나 홍수로 물에 잠기면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이 있다. 택시를 타고 우버를 타고 직장에 출근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다. 먹을 것 안 먹고, 입을 것 안 입고 어렵게 모은 돈에 이리저리 빌린 돈으로 중고차라도 마련해야 하는 처지의 이들에게 누군가 선뜻 1,000달러를 내민다면 이들이 얼마나 감격할까?
집수리에 50,000달러, 혹은 100,000달러가 필요한 이들에게 1,000달러는 어느 정도의 격려가 되고 얼마만큼의 위로가 될까?
릴페이지(RealPage)는 허리케인 하비로 휴스턴에서만 42,977가구의 아파트 입주자가 홍수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오마하월드헤럴드는 지난 14일(토)자 인터넷기사에서 허리케인 하비로 빗물에 잠진 자동차 3만3000여대가 칼리지스테이션 자동차 경주장에 끌려왔다고 보도했다.
아마도 42,977가구의 아파트 입주가 가운데 1,000달러를 받고 위로받는 동포가 있었을 수 있고, 칼리지스테이션 자동차 경주장에 끌려온 3만3000여대의 자동차 중에 1,000달러를 받고 격려 받는 동포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ABC 휴스턴 지역방송국 KTRK(채널13)는 지난 18일(수) 재난지역의 주민들에게 제공되는 보조 영양지원프로그램(D-SNAP) 혜택을 받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는 장면을 보도했다. 기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짧게는 30분 길게는 2시간 가량 줄에 서있어야 한다고 설명하면서 이 줄에 서있던 85세 노인이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밝혔다.
1인당 1달에 192달러, 5인 가족에는 1달에 760달러가 제공되는 D-SNAP을 받기위해 아직도 수백명의 수재민들이 긴 줄에 늘어서 있다. 이들 중에는 목적지까지 가지 못하고 중도에 숨을 거두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듯 절박한 사람들에게 1,000달러는 어느 정도로 ‘격려’가 되고 ‘위로’가 될까?
체류신분이 합법적이지 않은, 그래서 불법체류자로 불리는 사람들은 그나마 D-SNAP 혜택도 받지 못한다. 누군가는 연방재난관리청(FEMA)으로부터 ‘얼마’를 받았다고 다행으로 여길 때 추방이 두려운 불체자 동포 누군가는 FEMA에 신청조차 할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1,000달러의 격려금, 혹은 위로금을 배분하는 방법과 절차를 의논하는 회의를 취재하면서 1,000달러의 격려와 위로는 어느 정도의 고마움일까 고민했다. 그저 고민밖에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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