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신호(signal, 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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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공격함에 있어 직접적인 행동을 대신하는 행위가 ‘위협’이다. 즉 상대방을 공격하고 싶다는 경고의 메시지다. 결과적으로 신호의 종착점은 실제 공격으로 나타나겠지만, 그전까지는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일반적 성향이다.
지금 한반도는 공격하려는 신호와 방어하려는 신호가 충돌한 작은 불꽃들이 일어나는 순간이다. 작은 스파크 현상이 대형화재로 번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쉽게 알 수 있는 모습들로 위협 경고방송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도는 어느 정도 될까. 마치 드라마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생각하고 있고, 상대방의 공격을 예시하는 행동에도 “실제로 때리기야 하겠어?”라며 반신반의 하지는 않는지.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 날을 정의는 이기는 것 이기고야 마는 것 자유를 위하여서 싸우고 또 싸워 다시는 이런 날이 오지 않게하리…” 6.25의 노래 3절(박두진 사, 김동진 곡).
우리 정부는 지난 한국동란을 상기하며 오히려 우리가 지나친 맞대응으로 인해 김정은을 자극하거나 자존심을 긁어 부스럼을 만들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염려하여 가급적 말을 아끼며 자세 또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도 전쟁 중이고 잠시 휴전일 뿐이다. 북한이 더욱 과장된 행동으로 공격을 할 자세를 취할 준비라도 하면 고작 강력한 말로만 응징하겠다고 하니 이해하기 어려운 단면이다. 현대전은 ‘말전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협박도 범죄가 아닌가.
태평양전쟁을 통해 우리는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당시 거의 패전에 다다른 일본 본토에 인류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을 투하한 결과 무조건 항복을 받아낸 미국이 아니었나.
전쟁은 이렇듯 약육강식의 원칙을 철저히 실행하며 인정사정을 봐주지 않는다. 전혀 상대방의 형편을 고려치 않고 적의에 대한 응징의 표징을 명백하게 전달하므로 결과는 패자의 참혹함으로 나타났었다. 현재 미국과 북한 간 주고받는 위협신호란 선전포고가 임박했다는 의미를 담은 분명한 메시지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전쟁도발과 공격적인 성향에 대하여 지난 50년간 단 한 번도 무관심하거나 잊어버린 적이 없었다. 휴전 이후 지금까지 인도적인 차원으로 통 큰 지원을 아끼지 않았었다. 남북한 이산가족상봉과 정부 부처 간의 직접적인 대화는 물론, 경제, 문화와 체육 교류와 협력을 통해 수많은 노력을 해왔었지만, 결국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한다면 이 또한 무슨 소용이 있겠나.
북한의 도발에 금세 발끈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풀죽어 버리는 식으론 통일은커녕 토의조차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정권이 교체될 적마다 국민들을 호도하는 청개구리식 정책은 케케묵은 구시대적 발상이 아닐까.
공격자와 방어자의 생각과 입장은 다르며, 당사자 간의 싸움으로 인해 어부지리를 얻을 것을 염두에 두고 부채질하거나 이리떼처럼 기회를 엿보는 이웃나라들을 경계하지 않으면 전투에선 이기고 전쟁에서 진 꼴이 될지도 모른다.
전쟁에는 법칙이 없다. 무차별적이고 강한 공격력만이 최후의 수단이며 목표이므로 기존 질서 따윈 염두에 두지 않는다. 일단 싸우고 보자는 식이라면 목적과 목표를 상실한 총칼로 무장한 미치광이들의 광란일 뿐이다.
요즘 북한 정권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옛 속담이 무색하리만큼 미국을 향해 무모한 행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다. 인간은 동물과 마찬가지로 실제 상해행위보다는 위협하거나 허세를 부리는 행동들을 훨씬 많이 한다. 북한의 형태가 바로 이것이다.
소위 안보 관련 학자라는 전문 지식인들은 역사나 신문, 방송에서 비극적인 예외를 마치 일반법칙인 것처럼 떠들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결국 그들의 말은 “전쟁을 통해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방어적인 차원에서 전쟁을 불사한다”는 말이 오히려 옳은 듯싶다.
일부 언론에 의해 “어쩌면, 북한 핵 따윈 애초부터 필요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라는 방송 멘트가 우리의 귀에 울릴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그만이라는 식의 일방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보도가 국내에 난무하는 가운데 우리 국민정서는 놀라울 정도로 평화스러운 모습이다.
태평성대, 흥청망청, 오락가락, 엎치락뒤치락, 설상가상, 우여곡절, 우이독경, 진퇴양난 등… 일단 한번 해보려면 해보라는 식이다. 무슨 생각에서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모두들 제정신이 아니다.
자고나면 국민들의 가슴을 쓸어내리는 듯한 또 다른 사회, 정치 이슈가 신문 1면에 메워지고 그것을 방어하거나 해명하기 위해서 당사자가 일생동안 일궈온 모든 자산을 총동원해도 막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으며, 마침내 참고 참았던 인내의 한계점을 넘어 분노나 증오에 치닫기도 한다. 결국 유혈소동이 벌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본래 우리 민족은 평화스러운 심성을 가지고 있으나, 외세의 침략이나 공격에는 대항할 힘 또한 갖고 있었다. 그만큼 위기에 강하다는 말이다. 하지만 내부로부터의 분열 즉, 배신에 대해선 대처방법이 거의 없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지만 이것마저도 몇 차례 당하고 나면 쉽게 잊어버리는 것이 국민정서이다.
결국, 북한 김정은 정권은 국론이 분열되길 바라며 국내 정치에 깊숙이 개입하고 조종해 왔다. 그들은 지난 수개월동안 평화로운 세계질서에 큰 균열을 야기했고, 많은 사람들이 원하지 않는 발길질을 허공에 해대었다.
이에 세계 여러 나라들이 북한과 외교적 단교, 유엔제재에 실천하고 그들에 등을 돌리는 참여국들의 숫자가 하나 둘씩 늘어가고 있다. 이상의 여러 가지 세계 질서에 균열이 생기는 현상들이 곧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적인 신호이다. 그동안 북한이 휴전이후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도발을 자행했는지, 몇 차례나 반인류적인 행위를 했는지 일일이 말하지 않아도 국민 모두가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들의 욕심에 차지 않으면 무작정 남의 탓으로 돌리며 논리에 맞지도 않는 터무니없는 주장들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있는데도 우리 국민들은 무관심하기만 한다.
전쟁은 생명을 건 큰 싸움이다. 싸움터에 나서기 위해 구시대적 발상인 ‘위협적 신호발산’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정말 상대국을 위협하기 위해 격렬하게 말로 공격하거나, 싸움터에 나가는 군복에 아무리 많이 장식물을 달고, 북을 두드리고,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춰도, 결국은 전략무기나 핵으로 무장된 화력으론 옹알이에 불과할 뿐이다.
무슨 기념일만 되면 불꽃놀이 하듯이 핵 춤을 추어대고 폭력성 짙은 성명서 낭독을 즉각 멈추고, 시시각각 평화를 위협하는 시간과 열정을 굶주리는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을 걱정하고, 김일성 주체사상 유지를 위한 싸구려 깃발을 내다 거는 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

최영기/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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