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이 침수지역에 있었다고?” 에딕스·바커 저수지 주변지역 주민들 경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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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딕스·바커 저수지 주변의 주민들이 격앙하고 있다고 휴스턴 지역 언론들이 24일(일) 보도했다.
허리케인 하비로 수해를 입은 수백명의 주민들은 지난 24일 케이티시에 위치한 싱코랜치고등학교에서 열린 공청회에 참석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수재지역 주민들은 해리스카운티와 포트밴드카운티, 그리고 휴스턴시가 지난 1990년대부터 애딕스·바커 저수지 주변 지역의 가옥이 폭우가 내리면 침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도 이 지역에 수천세대의 주택을 건축하도록 승인해 줬다는 사실이 뒤늦게 확인했기 때문이다.
휴스턴 지역일간지 휴스턴크로니클은 26일(화)자 인터넷기사에서 당시 공청회에 참석한 주민들의 격앙된 반응을 전하면서 애딕스·바커 저수지를 관리하는 미국육군공병대의 보고서에 따르면 두 저수지는 모두 11차례 한계수위를 기록했는데, 이중 10차례가 1990년 이후 발생했다며 카운티와 시는 애딕스·바커 저수지 주변 지역의 주택이 침수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이 지역에 주택건축을 허가해 피해를 키웠다고 항의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 신문은 애딕스·바커 저수지가 초래할 위험을 알고 있었던 주민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주택이 ‘100년 홍수지역’(100-year flood plain) 내에 위치해 있다면 주택융자 은행과 보험회사는 이 사실을 고객에게 사전에 반드시 고지해야 한다. 특히 주택융자 은행은 이 지역에 있는 집을 사려는 고객에게는 반드시 홍수보험에 가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100년 홍수지역이란 어느 해에 홍수가 발생할 확률이 1%에 이르는 지역으로, 보통 이 지역에 속해 있는 주택은 약간의 폭우에도 가옥이 침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저수지역(flood pool)은 사정이 다르다. 저수지를 관리하는 미국육군공병대는 물론 텍사스주법에서도, 홍수보험을 판매하는 연방정부도, 심지어 주택융자를 제공하는 은행도 저수지역에 있는 집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홍수의 위험이 있다는 사실을 공지할 의무가 없다.
저수지역이란 보통 수영장(pool) 형태로 수위를 관리하는 저수지가 있는 지역을 말한다.
포트밴드카운티는 1994년부터 서브디비전, 즉 각 동네가 표시된 지도에 작은 글씨로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문을 삽입했지만, 이 지역에서 집을 산 사람들은 이 지도 내용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해리스카운티는 각 동네별 지도에 이 경고문을 삽입하지 않았다.
공청회에 참석한 어느 주민은 “(경고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듣지도 못했다. 홍수지역이란 사실을 알았다면 집을 사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항의했다.
휴스턴크로니클은 공병대의 보고자료에 따르면 애딕스와 바커 저수지를 관리하는 공병대의 주요 기능은 휴스턴 중심부를 보호를 위한 저수지 수위조절에 있다고 밝혔다. 공병대가 휴스턴 다운타운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방류로 하천 주변 지역의 부동산에서 피해가 발생한다 해도 수문을 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병대는 지난 수년 동안 애딕스와 바커 저수지 주변 연방정부 소유의 땅에 공원, 도로, 야구장, 골프장, 소규모 동물원, 주차장 등 여타 시설의 건축을 허가해 왔다. 공병대의 이 같은 건축허가는 애딕스와 바커 저수지의 실제 존재 이유를 “위장”하는 효과를 가져왔고, 이 지역은 택지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회사와 휴스턴 다운타운 가까운 곳에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지역이 됐다.
타 주(州)에서는 공병대가 홍수조절을 목적으로 저수지를 조성하려면 주변 지역의 부동산 소유자에 보상차원으로 저수지나 제방 주변에 지역권(easements)을 매입하고 있다. 허리케인 하비로 기록적인 폭우 쏟아지자 애딕스·바커 저수지 수문을 개방해 가옥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주민들이 연방정부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들은 공병대는 타주에서와 마찬가지로 애딕스와 바커 저수지 주변의 주택 소유자들에게 지역권을 행사하도록 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욱이 공병대의 지난 2009년 기본계획서에 따르면 공병대는 저수지 주변에 조성된 공원과 도로와 YMCA가 침수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 계획서의 지도에는 폭우가 내리면 저수지 주변의 사유지는 최장 49일까지 침수될 수도 있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그러나 공병대의 계획서에 어느 주택단지가 폭우에 침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지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번 허리케인 하비로 공병대가 저수지 수문개방을 결정하면서 해리스와 포트밴드카운티가 100여개 주택단지에 ‘자발적 대피령’을 내렸는데, 이 때 침수 가능성이 높은 주택단지가 드러났다.
휴스턴크로니클은 당시 3만1000세대가 자발적 대피령 대상이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이 지역 주민들은 자신의 집이 침수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경악했다. 대부분의 텍사스 주민들은 ‘100년 홍수지역’과 강이나 하천 주변이 폭우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애딕스와 바커 저수지 같이 미국육군공병대의 저수지 수위조절에 따라 침수지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주민은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공병대가 애딕스와 바커 저수지를 만들 때 3개의 저수지를 계획했다. 하지만 당시 케이티 지역은 수목이 울창한 산림지역으로 폭우가 쏟아져도 휴스턴 다운타운까지 홍수피해가 미치지 않아 2개의 저수지만 만들어졌다.
그러나 1970년대부터 휴스턴시는 애딕스 저수지 주변지역에 주택단지 조성을 허가하기 시작했고, 1980년대와 1990년대에는 애딕스와 바커 저수지 주변에서 주택단지들이 우후죽순 조성됐다. 그러자 바커 저수지 주변지역이 속해 있는 포트밴드카운티는 1994년부터 이 지역을 표시하는 지도에 미국육군공병대가 관리하는 침수지역이라는 경고문을 삽입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해리스카운티에 속한 지역의 지도에는 이 경고문마저 찾을 수 없었다.
포트밴드카운티 관계자는 대부분의 주택소유주들이 주택단지에 표기된 경고문을 보지 못했을 수 있다며 카운티는 앞으로 공문서나 부동산매매서에 이 경고문을 삽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코랜치와 그랜드레이크 지역개발을 성사시킨 부동산전문가도 이 지역이 침수지역이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며 이 지역이 공병대가 관리하는 침수지역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면 자신의 부동산 거래는 성사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휴스턴크로니클에 밝혔다.
더욱이 바커 저수지 내에 위치한 조지부지공원(George Bush Park)이 침수지역이라는 사실을 아는 지역주민들도 많지 않다. 조지부지공원이 침수지역이라는 사실은 이 공원과 웨스트하이머 도로가 만나는 지역에 세워져 있는 작은 안내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안내판에는 조지부시공원이 ‘저수지’(reservoir)라고 적혀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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