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가 두려운 또 다른 이유··· “주민들이 휴스턴을 떠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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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하비는 휴스턴에 ‘두려움’을 남기고 떠났다. 허리케인 하비는 ‘죽음’이라는 두려움을 남겼다. 17일(일) 현재 텍사스에서 허리케인 ‘하비’로 사망한 사람은 75명 이상이다. 75명의 사망자 중 휴스턴이 속해있는 해리스카운티의 사망자는 35명으로 가장 많은데, 이들의 사망원인은 익수였다.
하비로 삶의 터전인 사업체에 손실을 입은 사람들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라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살던 집이 빗물에 잠겨 보금자리를 잃은 가족은 가는 빗줄기에도 하늘을 두려움으로 바라본다.
사망자와 재산피해 등 하비로 인한 두려움은 과거의 일이다. 하비로 인해 더 이상 익사할 일도 보금자리와 삶의 터전이 빗물에 잠길 일은 없다. 그래도 하비가 여전히 두려운 것은 휴스턴 시민들의 미래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의 뉴스전문채널 CNN은 지난달 28일(월)자 방송에서 허리케인 하비는 휴스턴에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 이유는 지긋지긋한 홍수가 싫어 휴스턴을 떠난 주민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면서 도시인구가 크게 감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은 소비인구도 줄어든다는 것으로 휴스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발생한지 12년이 지났지만 뉴올리언스의 인구는 여전히 허리케인 카트리나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CNN은 뉴올리언즈의 인구는 카트리나 이전 보다 18%인 약 9만명이나 줄었다며 뉴올리언스 지역의 일자리도 같은 기간 10% 감소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허리케인 하비 이후 휴스턴도 뉴올리언스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2015년까지 휴스턴에 인구가 급속도록 증가하면서 휴스턴은 곧 미국의 3대 도시 시카고를 추월할 것이라며 기세등등했지만, 자칫 4위 자리까지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허리케인 하비 때문이다.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를 떠난 많은 주민들이 휴스턴에 정착했다. 미국 국세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휴스턴에서 국세청에 세금보고를 한 뉴올리언스 주민들은 4만2000여명에 이르렀다. 이후 5년 동안 1만2000명이 다시 뉴올리언스로 되돌아 갔지만, 나머지 약 3만여명은 그대로 휴스턴에 정착했다. 휴스턴은 3만명의 인구를 얻었지만 뉴올리언스는 3만명의 인구를 잃었다. 지난 2010년부터 2016년 사이 휴스턴 지역의 인구는 85만명이나 증가했다. 인구를 잃은 뉴올리언스의 경제는 악화되기 시작했고, 인구를 얻은 휴스턴의 경기는 살아나기 시작했다.
휴스턴은 지난 2015년 이후 3차례나 대홍수를 경험했다. 이 같이 연속되는 홍수는 인구를 유인하는 동력이 아니라 어렵게 불러 모은 인구마저 잃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더욱이 매년 휴스턴이 홍수로 물에 잠겼다는 사실이 방송과 신문을 통해 소개되면 휴스턴에 대한 이미지는 세계에너지수도가 아닌 ‘홍수도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휴스턴이 앞으로 홍수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지 못하고 또 다시 허리케인 하비와 같은 재난을 겪는다면 휴스턴의 앞날엔 적신호가 켜질 것이다. 휴스턴에 살고 있는 휴스턴 한인들의 삶도 이전보다는 많이, 아주 많이 어려워 질 수도 있다.

양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