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이라도 더 받아야 하는데···” FEMA의 하비 복구예산, 곳곳에 장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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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하비로 살던 집이 물에 잠겼다. 1층까지 차오른 빗물에 둥둥 떠다니던 냉장고, 세탁기, TV 등 가전제품과 소파 등 가제도구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이 됐다. 융자할부금을 모두 갚아 은행이 더 이상 종합보험가입을 요구하지 않아 책임보험으로 돌려놓은 자동차도 아직 물속을 헤엄치고 있다. 이제 빗물이 빠지면 2층 가까운 높이까지 벽면을 뜯어내고 교체해야 한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처지에 홍수보험 가입은 언감생심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렇다면 집수리는 무슨 돈으로 한다? 무용지물이 돼 버린 가전제품과 가제도구는 또 어떻게 장만한다.
허리케인 하비로 수해를 당한 수재민들 중에는 살았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마자 집수리비용으로 고민하는 처지가 됐다.
이런 고민에 휩싸인 휴스턴의 허리케인 하비 수재민들에게 연방재난관리청(FEMA)가 지원하는 복구비는 그 액수가 얼마든 고마울 것 같다. 다다익선… 1달러라도 더 지원받는다면 금상첨화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신문과 방송이 전해주는 뉴스에선 FEMA가 지원하는 복구비가 예상보다 턱없이 적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랙 애보트 텍사스주지사는 허리케인 하비로 인한 피해를 복구하려면 1,800억달러가 필요하고 밝혔다. 그런데 연방정부로부터 텍사스에 지금까지 153억달러의 FEMA 지원금이 결정됐을 뿐이다.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153억달러 중에서도 74억달러만이 허리케인 하비 피해자에게 배정됐고, 나머지 74억달러는 지역개발을 위해, 그리고 4억5000만달러는 스몰비즈니스융자(SBA)로 사용된다. 다시 말해 지금으로서 수해를 입은 피해자가 직접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액수는 74억달러지만 이중 휴스턴을 비롯한 해리스카운티의 수재민에게 배당되는 FEMA 지원금은 1억3500만달러로 알려졌다.
FEMA는 지난 11일 현재 허리케인 하비로 피해를 당한 수재민 약 70만명이 복구비를 신청했다고 밝혔는데, 이중 약 40%인 28만세대가 휴스턴 지역에 거주하는 수재민들이다.
28만명의 복구비 신청이 모두 수용됐다고 가정했을 때 단순계산으로 1가구당 약 500여달러 밖에 지원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침대며 소파며 가제도구를 구입하기조차 어려운 액수다. 가제도구 구입도 도움을 받고, 물론 집수리도 하려면 500달러 이상을 지원받아야 한다. FEMA 지원액수가 500달러를 상회하려면 앞으로 연방정부와 연방의회가 얼마나 더 지원할 의사가 있느냐에 달려있다.

허리케인 어마 복병
허리케인 하비로 수재를 당한 휴스턴 시민들은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 어마 소식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허리케인 어마로 피해가 커지면 허리케인 하비로 와야 할 FEMA의 지원금 액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허리케인 어마가 5등급으로 세력이 확장됐을 때 사상 최악의 피해가 예상됐다. 플로리다의 피해가 실제로 텍사스보다 심하면 휴스턴으로 와야 할 FEMA 지원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허리케인 어마로 인한 피해가 컸지만, 천만다행히도 예상했던 것보다는 피해가 적어 휴스턴 시민들이 약간은 안도하는 분위기다.

공화당 정치인들도 복병
FEMA의 복구비 지원예산은 연방의회에서 결정된다. 그런데 일부 연방의회 상·하원의원들이 텍사스에 FEMA의 예산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텍사스 의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과거의 원죄(?)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뉴욕과 뉴저지가 허리케인 샌디로 커다란 피해가 발생했을 때 테드 크루즈 텍사스 연방상원의원은 뉴욕과 뉴저지에 FEMA 지원예산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작은 정부’를 지양하며 연방정부의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하는 극보수주의 ‘티파티’의 지지로 당선된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은 당시 뉴욕과 뉴저지에 대한 FEMA 예산지원을 강력히, 아주 강력히 반대했다.
당시 상황을 똑똑히 기억하는 연방상·하원의원들은 텍사스에 FEMA 예산을 더 달라고 요구하는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의 요청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거나 콧방귀를 뀌고 있다.
1달러라도 더 많은 FEMA 지원예산이 휴스턴에 오길 바라는 휴스턴의 수재민들에게 자칫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은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은 포르노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올라온 포르노성 트윗을 공유하는 ‘이중성’을 보여 휴스턴 수재민들의 처지가 더 곤궁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텍사스의 연방하원의원 4명이 연방정부의 153억달러 FEMA 예산지원에 반대표를 던져 다른 주 출신 의원들에게 반대의 빌미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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