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 흑백·빈부 차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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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하비는 흑백·빈부를 차별하지 않고 파괴했다.”
시카고의 유명 일간지 시카고트리뷴이 지난 3일(일)자 인터넷기사에서 허리케인 하비가 고소득층, 저소득층, 흑인, 백인, 부자동네, 가난한동네를 차별하지 않고 파괴했다고 휴스턴의 수해상황을 소개했다.
실제로 휴스턴에서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동네로 알려진 메모리얼지역에서 다수의 가옥이 침수됐고, 흑인과 히스패닉이 다수 거주하는 락우드지역도 물에 잠겼다. 심지어 아시안이 다수 거주하고 있는 슈가랜드지역에도 40인치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지난달 27일(일)부터 본격적으로 휴스턴에 ‘雨 포탄’ 투하를 시작한 허리케인 하비는 인종불문, 빈부차별 없이 수해를 입혔다. 하지만, 허리케인 하비가 소멸되고 비 포탄이 그친 지금 수해복구 노력과 시간에는 인종·빈부의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에 랜트비 달라고?
가디언은 4일(월)자 인터넷기사에서 1달전 파사데나의 어느 한 아파트로 이사한 로키오 푸엔테스의 사연을 전했다. 7개월짜리부터 14세까지 5명의 자녀가 있는 푸엔테스 부부는 아파트에 고립되 있다가 트럭을 끌고 온 친정엄마의 도움으로 간신히 빠져나왔다. 현재 언니 집에 머물고 있는 푸엔테스는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이 한동안 일을 하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허리케인 하비로 푸엔테스 가족의 모든 것이 뒤죽박죽됐지만, 아파트 주인은 푸엔테스 부부에게 랜트비를 요구하고 있다. 푸엔테스는 가디언에 “랜트비를 내지 못하면 하루하루 쌓이는 연체료까지 감당해야 한”고 말했다. 푸엔테스는 주인으로부터 아파트에 살지도 못하면서 랜트비를 내는 것은 당신들뿐이 아니라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며 아무것도 가져나오지 못했고, 모아놓은 돈도 없는데 랜트비를 어떻게 감당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텍사스에서는 아파트에서 살수 없다는 판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아파트 랜트비를 내야한다. 아파트 랜트비와 관련한 텍사스 주법은 허리케인 하비와 같은 외부적인 재해로 더 이상 아파트에 거주할 수 없다는 판정을 받았을 때 아파트 주인과 입주자는 리스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케이티에 있는 마퀴스싱코랜치아파트는 지난 3일(일) 입주자에게 5일 안에 아파트를 떠나라고 안내했다. 이 아파트는 안내문에서 계약이 해지하는 동시에 8월말 며칠 동안의 랜트비는 환불해 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재난에도 불구하고 아파트가 부분적으로라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판정이 내려지면 입주자는 랜트비를 내야한다. 다만 이때 입주자는 카운티나 카운티법정에서 정한 랜트비로 낮춰서 낼 수 있다.
휴스턴 지역일간지 휴스턴크로니클은 5일(화)자 인터넷기사에서 전례에 비춰볼 때 휴스턴에서는 아파트 주인들과 입주자들 사이에 수많은 분쟁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론스타법률지원(Lone Star Legal Aid)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어느 한 변호사는 지난해 내린 홍수로 해리스카운티에서만 1,000건 이상의 아파트 분쟁을 처리했다고 휴스턴크로니클에 밝혔다.

더 서러운 불체자 수재민
휴스턴 지역일간지 휴스턴크로니클은 지난 3일(일)자 인터넷기사에서 허리케인 하비로 수해를 입은 불체자들의 딱한 사정을 소개했다.
허리케인 하비가 쏟아 부은 폭우로 빗물이 거실까지 들어와 허리까지 차올랐지만 불법체류이민자들은 911에 전화를 걸어 구조요청을 하지 못했다. 자칫 구조를 요청했다가 불법체류신분이 발각돼 추방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불체이민자를 돕는 단체의 자원봉사자들이 가가호호 문을 두드리며 안심시키려고 노력했고, 실베스터 터너 휴스턴시장도 대피소에서 이민국직원이 체포하면 변호사인 자신이 직접 변호해 주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민단속국이 최악의 자연재해로 대피소에 있는 불체자에 대해서는 체류신분을 확인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지만, 집안으로 밀려들어오는 빗물 앞에서도 불체이민자들의 공포와 두려움을 경감시키지 못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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