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한인회관이 있어 다행” 회관, 허리케인 하비 대피소로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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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 하비가 쏟아 부은 폭우로 가옥이 이미 침수됐거나 강의 범람으로 주택침수가 예상돼 피난한 휴스턴 한인동포들을 위해 휴스턴한인회관에 수해대피소가 마련됐다.
코리안커뮤니티센터(Korean Community Center·KCC)가 운영·관리하고 있는 휴스턴한인회관에 지난 27일(일)부터 수해대피소가 마련됐는데, 회관 수해대피소에 10여 가구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휴스턴한인회관 사무실에는 또 허리케인 하비 응급상황실도 마련됐는데, 장일순 휴스턴한인회 이사가 상황실장을 맡아 이곳에서 피해접수를 받고 있다. 장일순 상황실장은 지난 30일(수)까지 50여건의 피해가 접수됐다며 이중 수해를 입은 일부 한인동포들은 회관에 마련된 수해대피소를 찾아와 잠시 머물다 교인이나, 지인, 또는 호텔 등으로 거처를 옮겼다고 설명했다.
지난 30일 현재 회관 수해대피소에는 허상호씨와 임현준씨 가족 등 2가족이 남아있다.
메모리얼지역 타운하우스에 살고 있는 허상호씨는 빗물이 1층까지 차오르자 구조를 요청했고 심완성 구조팀장 등의 도움으로 집을 빠져나와 현재 아내와 함께 회관에 머물고 있다. 허씨는 현재 출석하고 있는 교회에도 몇 명의 교인들이 피난해와 있다며 교회에서 함께 지내자는 요청도 받고 있지만, 거동이 불편한 아내에게는 회관이 더 좋다고 말했다. 허씨는 회관 수해대피소에는 간이침대가 마련돼 있지만 교회는 바닥이 매트리스를 깔고 지내야한다며, 아내가 바닥에 누워있으면 스스로 몸을 일으키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간이침대가 있는 회관에 머물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씨는 회관 수해대피소에는 샤워시설이 없어 불편지만 그래도 현재로서는 거동이 불편한 아내에게는 최선이라고 말하며 아내의 발을 맛사지했다.
허씨는 옷가지 하나도 제대로 챙기지 못할 정도 급히 집을 빠져나오느라 가장 중요한 아내의 약을 가져오지 못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허씨는 회관 수해대피소에 와서 아내의 처방약을 구하기 위해 백방으로 연락했지만, 수해로 주치의와의 연락도 원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허씨는 그러나 플라자약국의 도움으로 겨우 아내의 약을 마련할 수 있었다며 플라자약국 최성희 사장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슈가랜드에 살고 있는 임현준씨 가족도 며칠째 회관 수해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아내와 대학에 다니다 집을 방문한 아들과 함께 회관 수해대피소를 찾은 임씨는 집 주변으로 흐르는 브라조스강의 수위가 높아져 위험하다고 판단해 28일(월) 오후 1시30분경 서둘러 대피했다고 말했다. 임씨는 자신의 가족이 동네를 떠난 얼마 후 슈가랜드시가 강제대피령이 내렸는데,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동네 주민들은 빠져나갈 도로를 찾지 못해 당황하는 메시지들이 넥스트도어닷컴에 쏟아지고 있다며 걱정스러워했다. 임씨는 허리케인 하비가 휴스턴에 상륙한 이후 강수위를 살피며 아들과 함께 1층에 있는 중요한 가제도구를 2층으로 옮겨 놨지만 소파 등 무게가 있는 가구와 가전제품은 1층에 그대로 놓고 나왔다며 강이 넘치거나 강둑이 무너지면 집이 물에 잠길 것이라며 우려했다.
임씨는 지난해 폭우에도 브라조스강의 수위가 최고 수위인 59피트를 넘지 않았는데, 이번 허리케인 하비 때는 최고 수위를 넘어설 것 같다고 말했다. 임씨는 그러나 다행히도 30일(수)까지 강물이 넘쳤다는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어 집도 안전한 것 같다며 안도했다.
10번 고속도로와 8번 순환고속도로 사이에 위치한 에너지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임씨는 회관 수해대피소 생활이 길어지면 30일(수)부터 문을 여는 회사의 직원 체력단련실 샤워룸을 가족이 사용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에서 약 30여년을 살다 15년전 휴스턴에 왔다는 임씨는 허리케인 하비 소식에 놀란 시카고에 있는 가족과 친지, 친구들의 안부전화로 스마트폰에 불이 날 지경이라며 휴스턴이 살기 좋은 도시에서 위험한 도시로 인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양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