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대책의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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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재는 인재와 달리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
재해대책본부가 지시하는 대로 차분히 따르도록 해야 한다. 안전이란 남이 아닌 당사자기 먼저 준수해야 한다.
집중호우를 동반한 허리케인 하비는 지난 화요일을 시점으로 열대성폭우로 바뀌었다.
한인회를 중심으로 각 단체들은 앞 다퉈 구제활동에 전념하고 있지만 재난대책 매뉴얼 마련이 미급한 상황이다.
매년 허리케인이 지나간 자리의 흔적은 남아있지만 지금까지 대책을 시행한 자세한 자료가 명확히 남아있지 않다.
지난 자료라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재난에 대한 철두철미한 진행사항을 반드시 자료로 남겨야 한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접수하고 처리했는지 명확하게 기록에 남겨 언제 또 다시 발생할지 모를 사태를 대비해야 한다.
9월1일 노동절을 앞두고 허리케인 하비로 휴스턴의 여러 동네가 물에 잠겼다. 아침에 눈을 뜨니 빗물이 주차장은 물론 아파트 1층까지 들이찼다. 허리케인 하비는 미국의 기상역사를 단번에 바꾸어 버렸다.
지금의 참담함이 내일의 좋은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수재민들에게는 절망할 틈도 없다. 하루빨리 정상생황이 가능하도록 연방정부와 주정부, 시당국은 물론 휴스턴 동포사회 모두가 함께 나서야한다. 정부의 수재민 대책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인회관에 마련된 비상상황실 멤버들은 수해현장을 종횡무진 다니고 있었다. 열악한 구호장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당장 눈앞에 펼쳐진 현장에서 최대한 인명을 중심으로 구제활동에 매진할 뿐 다른 생각을 할 수 없었다고 전해왔다.
재해를 당한 동포들을 돕는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자칫하면 구호활동에 나선 봉사자가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 다행히 예전과 같은 강풍을 동원한 허리케인은 아니었다.
무려 48인치나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어쩔 수 없이 저수지 수문을 개방함으로 침수피해가 추가로 이어지도 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특히 한인동포들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 수문개방으로 인한 2차 피해가 늘어나는 점이 우려된다. 현장을 직접 다녀보니 일사불란한 경찰과 소방관, 그리고 주방위군들의 활약상이 눈부시도록 침착하고 신속했다.
지면을 통해서라도 구조에 매진하고 있는 모든 공무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우리에게 다가온 천재지변, 특히 대자연의 재앙 앞에 맥없고 나약한 우리들은 원하든 그렇지 않든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보상대책이 있다손 치더라도 보다 ‘수해는 예방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수해로 물이 1층 천장까지 차고 있는 와중에도 일부 몰염치한 도둑들은 상점을 절도하고 있는 모습이야 말로 마음을 아련하게 한다.
해서 자정부터 익일 새벽 5시까지 통행금지령 이 휴스턴 시내에 발령되었다. 그러나 앞서 수재 발생 첫날인 지난 금요일에는 기상청이 예보한 뉴스를 반신반의하며 여유를 부리고 자전거 타는 사람, 뛰는 사람, 걷는 사람, 모처럼 태양아래 휴가라도 얻은 듯 마음껏 즐긴 사람들이 버팔로바이유 산책길을 거닐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버팔로바이유가 버팔로레이크로 이름을 바꿔야할 형편이다.
이러한 수해 상황에도 동포들의 안전을 염려하고, 관심과 후원의 손길이 끊임없이 교회와 커뮤니티, 한인회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그동안 약간은 분열양상을 보였던 한인사회도 모처럼만에 구제활동을 통해 단합되는 듯한 모양새를 보는 것 같아 훈훈하기만 하다.

최영기/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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