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보여달라는데···무슨 서류를?” 페리 텍사스상원의원 측 “텍사스 운전면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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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처도시’(SB4) 정책을 금지하는 법이 9월1일(금)부터 시행된다. SB4는 휴스턴을 비롯한 텍사스 내 모든 도시의 경찰이 교통신호 위반 등으로 검문을 받는 사람에게 “서류를 보여달라”(Show me your papers)고 요구하도록 강제하는 법이다.
SB4는 텍사스공대가 있는 러벅시(市)를 지역구로 하고 있는 찰스 페리(Charles Perry) 텍사스주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으로, SB4는 지난 5월초 텍사스주의회를 통과한 후 그랙 애보트 텍사스주지사가 서명하면서 오는 9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휴스턴의 한인언론사 중에서 ‘생각하는 신문’ 코메리카포스트가 유일하게 SB4가 텍사스 이민자사회에서 중요 이슈로 떠오른 이후 관련보도를 이어오고 있다. 코메리카포스트가 여러 차례 SB4와 관련해 보도해 왔지만, 휴스턴 한인동포들 중에는 여전히 SB4가 어떤 법이고 실제로 실행되는 법인지, 실행된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해오는 동포들이 있다.
코메리카포스트는 이번 커버스토리에서 SB4와 관련해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묻는 몇 가지 질문을 소개한다.

“소송에서 이겼잖아요.”
독자들 중에는 휴스턴, 달라스, 샌안토니오, 어스틴 등 텍사스 주요 도시들이 SB4가 시행되지 못하도록 텍사스주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도시들이 이 소송에서 이겼기 때문에 SB4가 시행되지 중단되는 것 아니냐고 물어오는 독자들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휴스턴 등 도시들은 재판에서 승소하지 않았다. 이들 도시들이 제기한 소송은 지난 6월26일 샌안토니오에 있는 연방순회법원에서 한차례 다루어졌을 뿐이다.
SB4와 관련한 소송에서 작은 희망의 빛이 비쳤는데, 켄 팩슨 텍사스법무장관이 SB4는 합법적으로 시행돼야 한다고 선제적으로 제기했던 소송에서 패소했다.(▶관련기사 6페이지) 그러나 텍사스정부가 소송에서 패했다고 SB4가 시행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SB4 시행을 소송으로 막으려면 1차적으로 샌안토니오 연방순회법원에서 진행되는 재판에서 승소해야 한다. 휴스턴 등 도시들이 샌안토니오 연방순회법원에서 승소해도 텍사스주정부는 항소할 가능성이 높아 재판으로 SB4 시행을 막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SB4는 예정대로 오는 9월1일부터 시행한다.

“도대체 무슨 서류?”
독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오는 질문은 “경찰이 서류를 보여 달라고 요구할 때 도대체 무슨 서류를 보여줘야 하는 것이냐”는 것이다.
SB4가 발의되는 순간부터 휴스턴은 물론 텍사스, 심지어 전국의 주류언론들이 보도하면서 SB4를 “Show me your papers” 법안으로 소개했다. 그러나 주류 언론들은 “Show me your papers”에서 ‘papers’는 무슨 서류를 가리키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서 일부 이민자사회에서 혼란이 초래됐다.
서류가 비자, 영주권, 혹은 시민권을 말하는 것인지 텍사스운전면허증만 보여줘도 충분한 것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코메리카포스트는 SB4에서 요구하는 서류가 어떤 서류인지 확인하기 위해 휴스턴경찰국 언론담당관에게 문의했다. 휴스턴경찰국의 답변은 아트 아세베도 휴스턴경찰국장의 동영상을 참조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동영상은 SB4가 경찰과 지역주민과의 신뢰관계를 훼손할 수 있기 때문에 시행돼서는 안 된다고 설명하는 것이 주요내용이었다. 재차 질문하자 휴스턴경찰국은 텍사스운전면허증 등 텍사스정부가 공인하는 서류면 충분하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여기에 멕시코총영사관에서 발급하는 영사관아이디도 서류로 간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페리 상원의원 사무실
“서류는 텍사스운전면허증”
휴스턴경찰국의 답변이 정확한지 확인하기 위해 코메리카포스트는 SB4를 발의한 찰스 페리(Charles Perry) 텍사스주상원의원의 어스틴 사무실로 문의했다. 질문은 받은 사무실의 어느 한 직원은 “Show me your papers”에서 서류는 텍사스운전면허증을 포함한 비자, 영주권, 시민권 등이라고 설명했다.
페리 상원의원 사무실이 휴스턴경찰국과 다른 답변을 내놓으면서 더 자세한 취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페리 상원의원 사무실에서 입법보좌관(Legislative Director)으로 일하고 있는 로버트 파피어스 보좌관과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현재 텍사스주의회에서 특별회기가 열리고 있기 때문에 전화연결이 쉽지 않았지만 몇 차례의 시도 끝에 통화가 이루어졌다. 파피어스 보좌관은 “Show me your papers”에서 서류는 텍사스운전면허증 등 텍사스주정부가 공식적으로 발급하는 아이디 즉 신분증이라고 설명했다. 텍사스에서 합법적인 체류자에게만 운전면허증 등 신분증이 발급되기 때문에 이 신분증으로 체류신분의 불법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파피어스 보좌관은 교통단속에 적발된 운전자가 경찰에게 운전면허증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경찰은 운전자에게 체류신분을 물을 수 있고, 이민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승자는?
경찰이 동승자에게도 서류, 즉 신분증을 요구할 수 있는지도 궁금한 점이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의 검문을 받을 때 경찰이 동승자에게도 체류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신분증을 요구할 수 있냐는 것이다.
이 질문에 파피어스 보좌관은 경찰은 기본적으로 동승자가 범법을 저지르지 않는 이상 신분증을 요구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이 동승자가 인신매매나 마약거래 등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될 때는 신분증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전적으로 경찰의 재량에 달렸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불안하다
지금까지 확인한 바로는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자신의 체류신분을 증명할 수 있기 때문에 SB4가 9월1일부터 시행돼도 합법이민자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텍사스 주정부는 물론 휴스턴경찰국에도 서류가 어떤 서류를 의미하는지 명시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백인우월주의 성향의 경찰관이나 SB4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경찰관, 또는 이민서류에 익숙하지 못한 경찰관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SB4 시행초기에는 혼란이 초래될 수도 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운전면허증은 필수로 꼭 지참해야 하며, 비자나 영주권, 또는 시민권 등 이민서류도 갖고 다니는 것이 초기의 혼란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코메리카포스트가 지난주 커버스토리에서 보도한데로 미국시민권자이면서 자신이 시민권자라를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 이민자가 이민구치소에서 추방을 기다리며 3년반 동안 억울하게 옥살이했다. 변호사와 판사 등 재판부조차 시민권자인 확인하지 않는 등 사법체계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사실을 보여준 이 사건은 비록 흔하지는 않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SB4가 본격적인 시행을 앞둔 지금 본인이 스스로 준비하고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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