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없도록 준비해야” SB4, 소송했지만 예정대로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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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민이 불법체류자(불체자)로 오인돼 3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민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추방을 기다리다가 마침내 석방됐다고 공영라디오방송(NPR)이 지난 1일(화) 보도했다.
다비노 왓슨이라는 성명의 히스패닉계 미국시민은 이민국(ICE)의 실수로 이민구치소에 갇혀 있는 상태에서 변호사의 조력도 받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텍사스에서는 오는 9월1일(금)부터 ‘SB4’가 실행된다. 텍사스에서 ‘SB4’가 본격적으로 실행되면 휴스턴 한인동포들 중에서도 왓슨과 같은 피해자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억울하다”
이민구치소에 수감될 당시 23세 였던 왓슨은 이민국 직원들에게 자신은 미국시민이라고 말했지만, 이민국 직원들은 귓등으로 흘려들었다. 이민구치소에 수감됐을 때 간수들에게 자신은 미국시민이라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심지어 판사에게도 자신은 미국시민이라고 호소했지만, 3년반 동안 이민구치소를 벗어나지 못했다.
변호사의 조력도 받지 못한 왓슨은 구치소에 있는 동안 손으로 직접 편지로 간수들에게 자신은 미국시민이라고 거듭 호소했지만 간수 중 아무도 왓슨의 호소를 귀담아 듣지 않았다.
뉴욕에 살고 있는 왓슨은 앨라배마 시골에 있는 이민구치소에서 추방대상자로 수감생활을 이어가던 중 비로소 미국시민이라는 사실이 확인되면 3년반만에 이민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이제 32세인 왓슨은 억울한 옥살이에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신청했다. 1심 재판부는 정부가 왓슨에게 8만2500달러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2심 재판부는 공소시효를 이유로 배상판결을 기각했다. 결국 미국시민인 왓슨은 억울한 옥살이는 물론 손해배상도 받지 못해 억울해 하고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미국에서 추방당하지 않았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에서 오는 9월1일부터 ‘SB4’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휴스턴 한인동포들 가운데서도 제2의 왓슨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교통단속에라도 걸리지 않아야 하는데···
텍사스주상원에서 발의해 상하원을 통과한 ‘SB4’는 그랙 애보트 텍사스주지사가 지난 5월7일 이 법안에 서명함으로서 9월1일부터 시행한다.
‘SB4’는 휴스턴경찰국 등 지역 경찰이 연방이민국의 이민자단속에 협조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으로, 경찰은 체포된 용의자 또는 교통신호 위반자에게까지 체류신분을 확인을 위한 이민서류를 요구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SB4’는 또 경찰이 체류신분을 확인하기 위한 서류를 요구하지 않다가 첫 적발됐을 때 1,000달러를 벌금으로 내도록 했다. 재차 적발된 경찰관은 벌금으로 2만5000달러를 내야 한다. 또한 경찰국장이나 셰리프, 혹은 컨스터블 등이 부하 경찰관이 ‘SB4’ 법안 집행을 막다가 적발되면 A급(Class A) 경범죄로 처벌받는다.
따라서 지난 5월 텍사스 주의회를 통과하고 애보트 주지사가 서명한 SB4는 휴스턴경찰 등 지역 경찰이 속도위반이나 교통신호위반 등으로 적발된 운전자를 검문할 때 이 운전자가 불체자라는 ‘합리적인 의심’(reasonable suspicion)이 든다면 체류신분(immigration status)을 확인해야 한다.
SB4는 지난해 애리조나 이민자사회를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던 반이민법안과도 비교되고 있다. 애리조나의 반이민법안도 지역 경찰로 하여금 불체자 단속과 같은 이민국 고유 업무인 연방이민법을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차이점은 애리조나 경찰은 합리적인 의심이 들 때 체류신분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텍사스의 SB4는 단속 대상자가 불체자라는 합리적인 의심만으로 불체자를 단속하지는 못하지만, 교통신호 위반 등 사소한 문제로 경찰에 적발됐을 때 경찰은 단속 대상자의 체류신분을 확인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반이민 정서 경찰관이 두렵다”
사실 SB4에서 “이민서류를 보여달라”는 등 경찰의 체류신분 확인은 선택사항이다. 하지만 아세베도 휴스턴경찰국장은 범죄와 싸우거나 사건을 수사하는 일부 경찰들이 커뮤니티치안보다는 연방이민법에 더 열심히 집행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세베도 휴스턴경찰국장을 비롯한 다른 도시의 경찰국장들도 경찰이 지역치안보다는 연방이민법 집행에 더 열을 올릴 경우 이민자사회에 커다란 혼란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과 경찰과의 유대관계도 깨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양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