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럼프의 소수인종우대정책 조사 아시안 학생에게 유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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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가 ‘소수인종우대정책’에서 백인학생들의 피해가 있는지 조사할 방침이라는 소식에 전해지자 이 같은 조치는 아시안 학생들의 대입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법무부가 작성한 문서를 입수해 트럼프 행정부가 “대입에서 의도적인 인종차별이 있었는지 조사하고 소송을 진행할 변호사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의 언론도 트럼프 행정부의 소수인종우대정책 조사 및 소송 소식을 전했다. JTBC는 지난2일(화) 트럼프 행정부의 소수인종우대정책 조사는 소수인종의 대입 혜택을 축소하려는 방안이라고 전하고 그간 미국 대입에서 소수인종우대정책으로 백인학생의 피해가 부각됐지만, “실제 최대 피해자는 아시아계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JTBC는 또 “프린스턴대학의 연구보고에서 아시아계는 대입에서 백인보다도 140점(SAT)을 더 얻어야 유명 대학의 입학경쟁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고 소개하면서 “하버드와 예일 등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지난 20여년간 아시아계 입학정원을 약 13~19% 묶어놔 선택의 폭을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언론에서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의 소수인종우대정책 조사와 소송이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소수인종우대정책이 JTBC 등 한국의 언론이 기대하는 만큼 아시안 학생들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텍사스 대학들에는 영향 적어
트럼프 행정부의 소수인종우대정책을 조사하기로 결정한 배경은 텍사스 슈가랜드의 어느 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백인 여학생 애비게일 피셔가 지난 2009년 어스틴에 캠퍼스가 있는 텍사스대학에 지원했지만 불합격을 통지받았다. 피셔는 자신의 불합격이 텍사스대학이 시행하고 있는 소수인종우대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피셔는 자신보다 성적이 낮은 라틴·흑인계 학생들이 소수인종우대정책으로 텍사스대학에 합격한 것은 백인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위헌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연방대법원에까지 올라갔지만, 대법원은 텍사스대학의 소수인종우대정책은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텍사스트리뷴은 트럼프 행정부가 소수인종우대정책을 조사하든 소송을 제기하든 텍사스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트리뷴은 그 이유로 텍사스 대학들 가운데 소수인종우대정책을 시행하는 대학은 텍사스대학이 유일하고, 연방대법원이 이미 텍사스대학이 시행하고 있는 소수인종우대정책이 합헌이라고 판결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소수인종우대정책 시행을 폐지하려면 연방대법원 판결을 뒤집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텍사스는 고교 졸업성적이 상위 10% 이내에 포함된 학생은 자동으로 대학입학이 가능하도록 했다. 따라서 인종에 상관없이 고등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은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물론 상위 10% 정책도 텍사스대학은 예외를 적용받고 있다. 텍사스대학은 상위 10% 대신에 7%를 적용해 합격하기가 더 어렵다. 여기에 텍사스대학의 공대와 경영대 또는 간호학과 등 일부 학과는 고교 졸업성적이 7% 이내라고 해도 경쟁을 통해 선발하기 때문에 졸업성적이 7% 이내라고 해도 합격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이렇듯 텍사스대학과 텍사스의 대학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소수인종우대정책 조사 및 소송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비리그대학도 영향 적어
트럼프 행정부의 소수인종우대정책 조사와 관련한 논란을 보도한 JTBC는 아시안 학생들이 대입에서 백인보다 140점(SAT)을 더 얻어야 유명대학의 입학경쟁이 가능하다고 분석하면서 하버드와 예일 등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지난 20여년간 아시아계 입학정원을 약 13~19% 묶어놔 선택의 폭을 제한했기 때문에 소수인종우대정책 폐지는 아시안 학생들의 아이비리그대학 및 스탠퍼드대학, 시카고대학, 듀크대학 등 엘리트대학들의 입학경쟁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러나 아이비리그대학과 엘리트대학의 신입생 선발기준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보다는 스포츠, 문학, 예술, 지역사회봉사, 지도력 등 각 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뛰어난 인재를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려져 있다시피 아시안 학생들은 학교성적이나 SAT점수가 타 인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성적 외에 자기계발에 소홀히 한 아시안 학생들은 좁은 관문을 통과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부모의 소득이 자녀의 아이비리그대학이나 엘리트대학 입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비와 기숙사비 그리고 생활비로 1년에 7만달러 가까이 투자해야 하는 아이비리그대학이나 엘리트대학에 다니기 위해서는 부모의 소득이 높아야 한다. 이 같은 이유로 아이비리그대학과 엘리트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저소득층 학생은 극히 적다. 하버드대학의 경우 부모 소득이 상위 20% 이상인 자녀의 하버드대학 합격률은 무려 70.3%였지만, 부모의 소득이 하위 20%인 자녀의 하버드대학 합격률은 3%에 불과했다. 더욱이 부모의 소득이 상위 1%인 슈퍼부자들의 하버드대학 합격률은 15.4%를 보였다.
더욱이 하버드대학 등 소위 아이비리그대학과 엘리트대학은 ‘동문자녀 특례입학’(legacy preference)을 정책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부모가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자녀의 하버드대학 입학은 그렇지 않은 자녀보다 훨씬 더 수월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우리 애는 학교성적 ‘All A’에다가 SAT도 만점을 받았는데 하버드대학에서 떨어졌다”며 소송까지 제기하는 아시안 학부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들 학부모들은 모두 재판에서 패소했다. 성적만이 아이비리그대학과 엘리트대학의 사정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소수인종우대정책을 조사해 백인학생들이 불이익을 받았다며 이 정책을 폐지해도 아시안 학생들이 혜택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양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