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사랑하라” VS “하나님의 형상대로” 성전환자 화장실 사용법안, 종교전쟁으로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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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전환자(트랜스젠더)의 화장실 사용 논란이 종교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휴스턴 지역일간지 휴스턴크로니클은 지난 1일(화)자 인터넷기사에서 화장실 사용 논란이 교계의 성경해석 차이로 인한 논쟁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장실 사용, 출생신고 성에 따라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수) 트랜스젠더, 즉 성전환자의 군복무를 전면 금지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성전환자 문제가 또 다시 미국 정치에서 논의의 중심에 서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군 장성 및 군사전문가들과 협의한 결과, 미국 정부는 성전환자가 미군 어떤 자리에서도 복무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받았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서 “우리의 군대는 결정적이고 압도적인 승리에 집중해야 하는데, 군대 내 성전환자로 인해 발생할 엄청난 액수의 의학적 비용과 혼란을 짐으로 떠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트윗에 앞서 텍사스 주의회에서는 성전환자의 화장실 사용문제가 주요 이슈로 부각됐다. 보수성향의 공화당이 텍사스 주의회에서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에서 댄 패트릭 텍사스 부주지사는 성전환자가 공중화장실을 사용할 때 현재의 성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할 것이 아니라 성전환 이전의 성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해 왔다. 성(性)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전환한 성전환자는 남성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고,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는 여성용 화장실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텍사스 출생신고서에 기록된 성에 따라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도록 강제하겠다는 것이다.

치마 입고 남자화장실에?
성전환자인 트랜스젠더는 물론 게이와 레즈비언 등 성소수자들은 텍사스 주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성전환자의 공중화장실 사용에 관한 법안제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을 전환한 트랜스젠더가 치마를 입고 남자전용 화장실에 들어가 볼일을 보라고 요구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주장이다. 또한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을 바꾼 트랜스젠더는 남자의 모습으로 여성전용 화장에 들어가야 하냐고 항의하고 있다.
성전환자에 대한 화장실 이용에 관한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하는 측에서는 성추행범이나 성폭행범이 자신의 범행을 합리화 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남성이 여장을 하고 여성전용 화장실에 침입해 여성을 성추행한 후 법정에서 자신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전용 화장실에 들어갔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장실 논쟁 교계로 번져
티파티 등 보수성향의 공화당의원들이 추진해 온 성전환자 화장실 사용법안은 최근 텍사스 상원을 통과했고 하원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성전환자에 대한 화장실 사용제한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은 반대하는 측에서는 현재 텍사스의 의회의 의석분표가 공화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이민자사회가 극렬히 반대했던 피난처도시금지법안과 대학이 반대했던 캠퍼스 내 총기소지허가 등의 보수층을 대변하는 법안과 같이 성전환자에 대한 화장실 사용법안도 주의회를 통과해 시행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교계로까지 번졌고, 교계에서도 찬반으로 나뉘어 성전환자에 대한 화장실 사용에 대한 논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 1일(화)에는 성전환자 화장실 사용법안에 반대하는 교계 인사들이 텍사스 주의회 계단에서 이 법은 차별적이고 하나님과 예수의 가르침과 상반된다고 주장했다.
성전환자 화장실 사용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교계 인사들은 역시 3일(목) 주의회를 찾아 같은 장소에서 성전환자 화장실 사용법안은 상식에 반하는 것으로 이 법안의 주의회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주의사당을 찾은 교계 인사들을 “가까 목회자”라고 비난했다.
교계의 논쟁이 더욱 심화된 이유는 정기의회에서 통과되지 못한 화장실 법안이 그랙 애보트 텍사스주지사가 명령해 소집한 특별회기에 또 다시 안건으로 상정됐기 때문이다. 댄 패트릭 부주지사와 애보트 주지사가 화장실 입법에 대한 강력한 의사를 밝히면서 교계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지난 1일 주의회에 모인 약 200여명의 교계 지도자들은 화장실 법안의 통과를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항의했다. 이들은 성전환자도 사랑해야 할 이웃이라며 사랑으로 보호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예수를 믿고 따른다면 모든 이를 이웃으로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한다며 화장실 입법에 반대했다.
화장실 입법에 찬성하는 교계 인사들은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라는 창세기 1장27절을 반대 이유로 들고 있다. 이들은 하나님은 인간을 남성과 여성으로 창조하셨다며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성을 인간의 의지로 바꾸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어지는 성경절에서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고 말씀하신 것과 같이 화장실 법안을 반대하는 것은 “생육하고 번성하야 땅에 충만하라”는 하나님의 가르침을 거역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다.
화장실 법안과 관련한 논쟁은 경찰력과 기업으로까지 이어졌다. 경찰과 기업은 화장실 법안제정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일각에서는 화장실 법안이 통과되면 텍사스는 경제적으로 커다란 손해를 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여기에 텍사스의 에너지회사들도 화장실 법안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보수와 진보의 이념대결로 사회적, 문화적 이슈라고 생각했던 화장실 법안이 경찰과 기업으로까지 전선이 확대됐고, 교계로까지 불똥이 튀면서 과연 애보트 텍사스주지사가 소집한 이번 특별회기에 화장실 법안이 통과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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