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이사회, 언론공개 거부했지만···
신창하 KCC 이사장 “이사회 공개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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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커뮤니티센터(Korean Community Center·KCC)가 이사회를 언론에 공개할지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휴스턴 한인동포사회의 최대 자산 가운데 하나인 휴스턴한인회관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고, 관리·운영하고 있는 KCC가 각종 사업과 계획을 결정하는 이사회의 의결과정을 언론을 통해 일반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동포들의 요구가 있어왔다. 하지만 KCC 이사들 중에는 이사회 토론 및 의결과정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사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CC 이사장의 취재요청을 받고 이사회에 참석했던 기자들이 이사의 요청으로 이사회를 취재하지 못하고 회의장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있었다.
동포사회 일각에서 휴스턴한인회관의 구입과정과 회관의 수리 및 보수비용 그리고 건립기금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에서 KCC 이사회가 동포사회에 폐쇄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 같은 동포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KCC 이사회는 1년에 2차례만 이사회를 언론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신창하 KCC 이사장은 14일(금) 휴스턴 지역 한인언론사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사회를 1월과 7월 2차례만 언론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려왔다. 이사회를 비공개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회의에 기자들이 배석하지 않아 이사회 비공개 안건을 누가 발의했고, 누가 찬성했으며, 누가 반대했는지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신창하 KCC 이사장은 이사회를 언론에 공개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사장도 한표”
신 이사장은 코메리카포스트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은 KCC 이사회의 언론공개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과반수가 넘는 이사들이 비공개를 요구했기 때문에 자신은 이사회 결정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신 이사장은 자신이 일부 동포들로부터 “유약한 지도자”(weak leader)가 아니냐는 소리를 듣는다며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은 KCC 이사회가 “너무 강력한”(too powerful) 이사장 개인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의사결정에 있어 이사장도 한표의 권리밖에 행사하지 못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신 이사장의 해명대로 KCC 이사장은 이사회를 진행하는 사회자의 역할을 맡을 뿐 다른 이사들과 같이 한표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신 이사장이 적극적으로 이사회를 언론에 공개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이사장 자신이 반대했지만, 다수의 이사가 찬성해 결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결정에 대한 모든 비난이 이사장 개인에게 쏟아지는 불합리한 구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사회 비공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신 이사장을 비롯한 몇몇 이사가들이 언론 공개에 찬성했지만, 다른 이사들의 요구로 이사회 비공개가 결정되면서 마치 이사장이 언론공개를 막았다는 오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신 이사장은 이사회 의사결정과정을 언론에 투명하게 공개하면 어느 이사가 무슨 안건을 발의했고, 어느 이사가 발의된 안건에 찬성했으며 또 어느 이사가 반대했는지 동포들이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누구의 의견이 옳고 그른지를 떠나서 언론에 보도된 이사회 결정은 동포사회 역사로도 기록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논의안건 사전 공지
신 이사장은 이사회 비공개를 원하는 이사들 중에는 자칫 이사회 발언이 왜곡돼 전달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이사도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신 이사장은 이사회에 앞서 이사들에게 안건이 있는지 묻고 적어도 이사회 2~3일전에는 모든 이사들에게 토의할 안건을 이메일로 공지한다며 이사들이 이사회에 앞서 의견을 나누고 조율한다면 이사회 당일 의도하지 않은 발언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신 이사장의 지적대로 이사들이 사전에 안건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고 조율한다면 이사회 진행시간도 짧아질 것이다. 하지만 안건을 사전에 검토하지도 않고 이사회에 참석해 즉흥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다보면 의도치 않은 발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은 내용을 추가로 꺼내다보면 내용을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려다 보면 논쟁으로 이어지고 의도치 않은 발언도 나오게 마련이다.
이 같은 이류로 신 이사장은 KCC 이사회를 비롯해 동포단체들의 회의를 시스템에 의해 체계적으로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 이사장은 대리투표를 일례로 들었다. KCC 이사회도 그렇지만,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해 이사로부터 표를 위임받은 이사는 자신의 의사대로 위임받은 표를 행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이사회에 참석하는 못하는 이사가 A라는 안건에 찬성하지만 위임받은 이사는 반대 입장에 있다면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충분하다.
신 이사장은 KCC의 경우 이사회 안건을 사전에 공지하기 때문에 자신의 표를 위임하는 이사는 의사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자신은 A 안건을 찬성이기 때문에 찬성에 표에를 던져달라는 식으로 의사표현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신 이사장은 이사회 비공개 대안으로 이사회 회의록을 인터넷에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유권 및 운영권 등 중요한 사안을 논의할 때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회의록만 공개하면 ‘사후약방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동포들은 자신의 돈과 시간을 들여 KCC를 봉사하는 이사들을 고맙게 생각한다. 이사들도 동포사회 중요 자산인 휴스턴한인회관을 소유·관리하는 KCC의 이사로 봉사한다는데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말하는 동포들도 있다. 그러나 이사들 중에 자신이 생각이 ‘전적으로’ 옳다고 주장하거나 그 생각대로 행동한다면 동포사회에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KCC 이사회는 이런 목소리에도 귀를 귀울여 서로의 생각을 듣고 의견을 모으는 일에 노력해야 한다.
이사회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다보면 일부 이사의 의견만 반영돼 더 발전적인 의견을 반영하는데 실패할 수 있다. 이런 실수가 반복되다 보면 KCC는 동포사회로부터 외면 받는 단체로 전락할 수도 있다. 동포사회로서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양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