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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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분주한 신임 국가대표 감독 신태용. 올해로 47세인 그는 경북 영덕이 고향이다. 지난 14일 대한민국 축구역사상 9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2015년 올림픽대표팀 감독과 국가대표팀 코치 겸임 이후 대한민국호의 선장이 됐다.
대학 후배인 신 감독을 서울 리버사이드호텔에서 만났다.
국가를 대표하는 감독의 신분이란 무엇인가. 가령 누구든 관리직을 맡든, 중책을 맡으면 어깨가 힘이 들어가고 자세 또한 별다르다. 하물며 나라를 대표하는 감독이라면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달랐다. 자신 스스로가 목표를 향해 달려온 진정한 축구인이고 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초조함보단 오히려 자신을 내려놓는 연습을 했다고 한다.
독실한 불교신자인 그는 자신을 뒤돌아보고 지금의 자리가 얼마나 절실하였던가를 떠올렸고 현재상황을 깊이 깨달았다고 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나와의 오랜 인연을 기억하고 옛것을 소중히 아는 후배였다. 국가대표 감독이란 중책과 중압감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호탕하면서도 겸손했다.
그는 앞으로 두 경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올인할 생각이라고 했다. ‘가자 러시아로!’를 외치며 함께 주먹을 불끈 쥐어 봤다.
그는 지방대 출신이다. 한국 대학을 다소 폄하하는 글을 소개한다.
어느 한 어머니가 자신의 자녀에게 반드시 서울대학에 진학하라고 매일 아침 서울우유를 먹였지만 입시에 그만 실패하였다. 다음해 재수생활. 한 단계 낮춰 연세대학을 목표로 연세우유… 그러나 결국 재수조차 실패로 돌아가자 자식은 어느덧 뚱뚱한 몸매의 소유자가 됐다. 결국 지방이 많은 우유로 전락해 ‘지방 우유만 가득한 대학생’인 지방대라는… 한국사회의 명문대 지상주의를 꼬집는 글이다.
이렇듯 조금은 괄시를 받았고, 유명한 선수가 전무했던 지방대학 출신의 신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용기를 잃지 않고, 내일을 향해 꿈을 꾸던 후배이다.
예전에는 지방대학 출신의 선수라며 괄시를 받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유명 대학의 유명선수 선배들이 지나친 학연에 걸려 이런저런 간섭(선수지명, 추천 등)을 받았지만 자신은 이런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한다.
공격적인 스타일인 신 감독은 앞으로 대표팀에서도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험적인 선수 등용은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월드컵 본선에서 어떤 축구를 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우선 남은 두 경기는 이겨야 한다.
그는 올림픽과 U-20 월드컵을 거치면서 추구하는 축구에 대한 신념은 갖고 있다.
돌다리도 두드려 가듯 안정적으로 실점하지 않는 경기를 하며 1-0으로 이기더라도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신 감독은 말했다.
현재 대표팀 선수들은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기 때문에 좋은 전술을 짜서 주입하면 짧은 시간에도 스펀지 같이 빨아들인다.
허락되지 않은 시간을 감독 임의로 강제로 빼낼 수는 없다. 짧은 시간에도 어떻게 전술을 선수들에게 잘 이해시키고 표출하게 하는 지가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한길을 달려와 지칠 법도 하지만 30년전 모습 그대로이다. 꼭 러시아로 와서 힘을 실어달라는 부탁과 대표팀 감독직을 내려놓는 날, 함께 소주 한잔 하자는 약속을 끝으로 아쉬운 발걸음 돌렸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는 것이 보통사람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밥을 먹으면서도 온갖 것에 욕심을 내고, 잠을 잘 때도 잡생각에 빠져 삶의 초조함을 갖는다.
최선을 다해줄 감독에겐 박수를 쳐야한다. 우리는 그저 열심히 응원하고, 선수는 필드에서 골문을 향해 질주한다면 결과는 뻔 하지 않겠나.
신임 국가대표 신태용 감독에게 축구를 사랑하는 휴스턴 동포 모두의 소망을 담아 9회 연속의 월드컵 진출을 기대해 본다. 대~한~민~국!

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최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