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BC 권력남용 있었다”
TABC 갑질에 Spec’s 소송으로 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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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C의 ‘갑질’(?)에 스펙스(Spec’s)가 소송으로 복수했다. 텍사스트리뷴은 지난달 30일(금) 텍사스주류위원회(Texas Alcoholic Beverage Commission·TABC)가 텍사스 최대 주류소매체인점 스펙스를 상대로 저지른 ‘갑질’ 정황을 소송기록을 통해 상세히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TABC는 스펙스가 법을 위반했다며 7억1300만달러의 과징금을 내라고 요구했다. 그렇지 않으면 주류면허를 갱신해주지 않겠다며 과징금을 내든지 텍사스에 영업 중인 164개 스펙스 매장의 영업을 중단하든지 양자택일을 요구했다. TABC는 여기에 더해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려던 스펙스의 주류신청을 공방이 진행되는 3년 동안 주류면허를 허가해 주지 않았다.

5년전 시작된 갈등
TABC와 스펙스의 갈등은 2013년 2월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TABC는 스펙스를 상대로 감사를 진행했고, 문제가 발견됐다며 16개 스펙스 매장에 대한 주류면허 취소와 2년간의 집중감사, 그리고 860만달러의 과징금을 내겠다는 내용의 합의각서를 스펙스에 내밀었다.
TABC는 감사에서 스펙스가 수백만달러를 주류도매상과 경쟁소매상으로부터 불법적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TABC는 또 스펙스가 텍사스 주민들의 “복지, 건강, 평화, 사기, 그리고 안전”을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스펙스는 TABC가 지적한 내용은 단순한 회계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스펙스는 도매상으로부터 받은 인보이스에 2차례 결재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를 발견한 도매상이 스펙스에 돈을 돌려줬는데 TABC가 이를 문제 삼았다고 설명했다. 경쟁업체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TABC의 주장에 대해서도 스펙스는 경쟁업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업소가 사용하던 회계계정을 사용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텍사스 주민들의 “복지, 건강, 평화, 사기, 그리고 안전”을 위협했다는 TABC의 주장에 대해서도 스펙스는 TABC가 텍사스 주민들의 건강이나 안전과는 상관없는 법조항을 들이댔다며 억울해 했다.

반박당한 ‘스타 증인’의 진술
지난달말 어스틴에서 진행된 행정소송에서 TABC가 내세운 가장 유력한 증인의 진술이 거부당했다. TABC의 휴스턴 직원으로 스펙스를 감사했던 이 증인은 스펙스가 와인 가격협상에 불법적으로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증인이 제시한 근거는 와인회사와 도매상이 스펙스가 와인을 얼마에 팔도록 할지를 의논하는 이메일이었다. 스펙스는 그러나 증인이 제출한 이메일 어디에도 스펙스가 주류회사와 도매상 간의 가격협상에 논의에 끼어든 기록이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증인은 스펙스가 주류회사와 도매상이 제시한 가격을 수용했다는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TABC는 또 스펙스가 두 곳으로부터 주류를 구입했다는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
증인은 또 스펙스와 거래하는 도매상 한곳이 유죄를 인정했기 때문에 스펙스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그러나 문제의 도매상은 유죄를 인정한 것이 아니라 TABC와 합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증인으로 출석한 도매상대표는 TABC와 10만달러에 합의했다며 그 이유는 합의금이 소송비용보다 싸다는 결론에 따라 TABC와 합의한 것이지 유죄를 인정하지는 않았다고 증언했다.
결국 판사가 TABC가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증인들이 오히려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취지를 판결문에 기록할 정도로 스펙스가 법을 위반했다는 TABC의 주장은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더욱이 판사는 TABC가 자신의 ‘스타 증인’에게조차 TABC와 도매상 간의 합의서를 보여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법정에까지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에서 스펙스가 지난 2011년 법정기한보다 하루 혹은 이틀 늦게 778달러를 지불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을 뿐 TABC가 몇 년을 괴롭혀온 스펙스와의 소송이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소송과정에서 TABC의 3인자로 소송을 이끌어온 에밀리 헬름(Emily Helm·사진)은 스펙스에 협상안을 제시하면서 “스펙스가 우리의 가짜 친구가 아닌 진짜 친구가 될 수 있는 길은 (우리가 원하는 데로) 협상을 끝내고 주류허가를 받는 것”이라고 압력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TABC의 권력남용 있었다”
스펙스 측은 TABC가 문제로 삼았던 내용은 전화 몇 통화면 간단히 확인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며 억울해 했다.
스펙스를 대리한 변호사는 TABC의 태도는 “권력남용”의 일단을 보여준 것이라며 “텍사스 납세자들의 세금과 정부기관의 시간을 허비해가면서까지 어떻게 개인에게 이 정도로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인지, 그리고 잘못이라면 5년전 연체한 것에 대한 경고뿐인데, 누군가는 TABC의 갑질을 설명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스펙스 측 변호사는 특히 스펙스에 대한 조사를 책임졌던 TABC의 감사 및 조사 책임자인 덱스터 존즈(Dexter Jones)와 소송을 이끌었던 TABC 대표변호사 에밀리 헬름을 비판하며 이들 2명의 공무원은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스펙스는 TABC가 갑질을 시작하면서 경영에 위기를 겪었다. 스펙스는 지난 3년 동안 회사를 확장할 수 없었고, 올해부터는 건물주들로부터 TABC로부터 주류허가를 받지 못하면 재계약할 수 없다는 경고도 받았다. 스펙스는 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동종업계로부터 조롱과 비웃음의 대상이 됐다. TABC로부터의 보복이 두려워 스펙스와의 거래하길 주저하는 일도 있었다.
스펙스는 경영상 입은 타격 외에도 천문학적인 액수의 소송비용도 부담했다.
지난 1962년 스펙 잭슨(Spec Jackson)이 단일점포로 시작한 스펙스는 사위 존 라이드먼(John Rydman)이 1972년 사업에 참여하면서 텍사스 최대 주류소매체인으로 성장했다. 스펙스는 가족이 경영하는 주류체인 가운데 미국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TABC, 헬름 사표 수리
텍사스트리뷴을 통해 스펙스에 대한 TABC의 갑질 소식이 알려진 직후 에밀리 헬름 TABC 대표변호사는 3일(월) 사표를 제출했고 수리됐다.
헬름 변호사의 일처리가 문제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헬름 변호사는 지난 2007년 텍사스아동위원회(현 텍사스아동국)에서 해고된바 있다. 당시 아동위원회의 고위직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내부제보에 따라 조사가 진행됐는데, 이때 헬름 변호사가 조사관들에게 사실과 다른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해고되는 것과 동시에 다시는 같은 아동위원회에 고용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이 사건 이후 헬름 변호사는 TABC에 지원했고 지난달까지 대표변호사로 일했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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