뛴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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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기념일 하루 전 7월 3일에 팝송 YMCA로 유명한 남성 구룹 빌리지 피플(Village People)이 휴스턴에 온다고 하여 기억 속에 생생히 남아 있는 멜로디와 율동과 함께 공연장에 갔습니다. 장소는 허만 파크(Hermann Park) 안에 있는 밀러 아웃도어 띠어러(Miller Outdoor Theatre)이었습니다. 공연 시간은 밤 8시30분이었는데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구룹의 공연이라 많은 사람들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한 시간 반 전에 도착하였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가까이에 있는 식물원, 과학전시관의 주차장은 꽉 차있었고 조금 먼 동물원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였습니다. 그야말로 남녀노소들이 공연장으로 향해 가는데 간단한 손가방부터 손수레까지 아이스 박스와 담요, 깔판 등을 들고 향했습니다. ‘이사를 가나?’라고 할 정도로 많은 양의 짐을 끌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공연 무대 앞으로 경사지게 마련된 잔디 야외 관람석은 누구나 와서 원하는데로 자리나 의자를 펼치고 관람할 수 있으니 식구가 많은 분들은 자연히 짐도 많을 것입니다. 일찍 왔는지 휴스턴의 따가운 빛을 가리기 위해 공연이 시작될 때까지 지붕만 있는 캐누피를 설치한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점점 사람들이 차가면서 듬성 듬성 자리한 사이의 공간에도 사람들이 담요 등을 깔고 자리를 잡아가면서 공연장은 사람들로 가득해졌습니다. 물론 먹는 것은 이곳에 온 사람들에겐 중요한 예식이어서 피자를 통째로 주문하여 가져온 사람들도 있고 아이스 박스나 등가방에서 미리 준비한 음식을 풀고 먹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병은 금지되어 있어서 종이팩의 포도주나 플래스틱 물병에 백포도주를 가져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무대 중앙에서 왼쪽으로는 간이의자를 가져온 사람들을 위한 공간이고 오른쪽으로는 자리를 펴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인데 자리를 편 사람들은 신발을 벗어놓고 앉거나 절반 눕거나 아예 눕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빌리지 피플의 공연을 보러왔다는 마음은 모두 하나인데 차지하고 있는 공간에서의 모습들은 각각이었습니다. 중간 중간에 맨발로 진지한 표정으로 왔다갔다 하며 마치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듯한 모습을 보이는 꼬마 어린 아이들도 많았습니다.
어둑해지는 8시 30분에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남성 6인조 구룹 빌리지 피플은 1977년에 결성되어 지금까지도 활동하고 있다니 대단하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결성 당시 20세였으면 지금은 60, 30세였으면 70의 나이인데 격한 율동과 함께 그 나이에도 공연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또 당시에 즐겨 듣고 율동을 몇 번은 따라했던 저 또한 당시로부터 40년이란 세월이 지났다는 것이 새삼스러웠습니다. 맨 끝 앵콜 곡인 노래 YMCA는 노래 중간에 Y자와 M자와 C자와 A자를 손으로 모양을 하면서 율동을 하는데 아마 지금의 강남스타일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래였고 율동이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이 노래는 40년이 지난 지금에도 어린 세대까지 널리 알려지고 있으며 똑같은 율동이 재현되고 있으니 가히 팝송 명곡 중의 하나라고 평가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습니다. 무대에 오른 그들의 모습도 40년 전과 똑같았습니다. Village People, 말 그대로 동네사람들로 경찰, 건설 노동자, 군인, 카우보이, 인디언 그리고 오토바이 폭주족의 의상과 모자를 쓰고 남성다움을 앞세우며 공연을 합니다. “마초, 마초 맨…..”이란 노래는 가사 그대로 진짜 사나이를 표현하고 뽐을 내었습니다. 노래 전에 “휴스턴 마초맨 여러분, 소릴 지르세요”라고 유도하였고 이어서 “휴스턴 마초레이디, 여러분도 소리를 지르세요”라고 분위기를 한껏 띄우기도 하였습니다. 한 시간 반이란 긴 시간을 휴식 없이 격한 율동과 함께 공연한 할아버지 구룹 빌리지 피플이 대단해 보였습니다.
공연 시작 전부터 마치고 주차장을 빠져 나올 때까지 돌이켜 보면 좋은 자리를 잡으려거나 주차장을 빨리 벗어나려고 서두르면서 뛰는 사람을 한 사람도 보지 못하였습니다. 모두들 여유와 함게 느긋하게 걷고 움직였습니다. 그나마 몇 번 뛴 사람들은 무대 위의 빌리지 피플 뿐이었습니다.

강원웅, 전 휴스턴한인학교장 (wonysemai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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