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만남, 긴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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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과 대표적인 서부영화 배경지인 Jackson Hole, Wyoming을 다녀왔다.
복잡다단한 일상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여행은 우리의 삶을 살찌우게 한다. 특히 여행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은 피곤한 여행객의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고 지친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시키며 인연을 연장시켜주는 샘물과도 같은 존재이다.
이러한 여행의 경험은 인간이 살아가는 정말 소중한 순간을 느끼게 하고 삶의 가치관을 높여주는 것이라 여겨진다.
인연은 사람과 사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인간과 자연의 만남에서도 가능하다.
아름다운 자연을 맞이하는 순간을 어찌 그냥 흘려보낼 수 있을까. 여기서 만남이란 고국을 떠난 많은 이민자와 단기간 미국으로 여행을 계획한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생활하는 이들의 복합적인 만남을 말한다.
한민족이라는 공통점으로 며칠을 함께 어울리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단 한 번의 만남에서도 우리는 그들의 지나온 수십 년의 삶을 공유할 수가 있다.
이번 여행은 최초의 국립공원인 옐로스톤에서 만난 낯선 풍경과 낯선 사람들을 기억이라는 보물창고에 담아둔다.
눈 덮인 산으로 둘러싸인 잭슨 홀(와이오밍)은 조지 스티븐스의 영화 셰인(Shane)을 촬영한 장소로 익히 알려진 곳이다.
영화는 자영농지법(Homestead Act, 1862)의 제정으로 인해 발생하게 된 집단 간의 갈등을 묘사한 영화소재로서 개척자 집단(Riker일당)과 정착농민 집단(Staret의 무리)이 눈에 띈다. 그중의 셰인은 개척중심의 미국사회에서 정착중심의 미국사회로의 전환을 형상화한 인물이었다.
영화 속 배경으로 자리 잡은 그곳은 예나 지금이나 눈 덮인 산이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훗날 소련과 미국이 양적완화의 결실을 맺는 회담장소로도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많은 추억들로 가득한 신이 준 선물, 자연이라는 자산은 지금의 나 자신은 물론 가족, 사회, 나아가 국가에도 자양분 역할을 충분히 하리라 본다.
특히, 화산분출구(칼데라)에 가득담긴 물은 둘레 150킬로미터의 호수를 형성하였다. 눈 녹은 물과 빗물, 그리고 스프링온천수가 섞인 미네랄이 풍족한 신이 주신 선물을 부인할 이는 아무도 없었다.
여행에는 3가지 금기사항이 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정치, 종교, 성별을 소재로 삼지 않아야 한다.
각 개인이 중시하는 이념이나 사상, 그리고 정치관을 나누다보면 마음 상하는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여행길에 나선 어떤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가 많은 스트레스를 겪기도 하지만 여행을 통해 경험한 새로운 세상을 통해 우리가 이해하지 못할 것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세상에 가장 힘든 것은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사람이 꿈을 잃어버리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그러므로 여행길이란 새로운 꿈, 자신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또 다른 삶의 목표를 찾고자 하는 나만의 길이 아닐까.
이렇듯 여행을 통해 삶의 현장과 일상에서 벗어나 보석처럼 빛나고 있는 인연들과의 만남이야말로 진지한 미래에 대한 성찰까지 모두 하나로 담아낼 수 있어 유익하리라 본다.
이번 여행은 짧은 만남 속에서 순간순간 자신을 순수하게 반짝였던 가슴 따뜻한 사람들과의 대화가 있어서 좋았다.

휴스턴이민문화연구소 최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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