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의원, 동료 의원에 총기 협박
“내년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피난처도시금지법안(SB4)의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텍사스주의사당에서 일단의 이민자들이 SB4에 항의하자 공화당 소속의 텍사스주하원의원은 이민단속국(ICE)에 전화를 걸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이 공화당 의원은 항의하는 민주당 소속 동료 의원들과 멱살잡이 직전까지 가는 몸싸움을 벌이는가 하면 동료 의원을 총으로 쏘겠다고 위협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소동이 끝난 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공화당 소속의 의원을 비난했다.
텍사스주의회의 회기종료를 며칠 앞둔 지난달 29일(월) 의사당 내에서 발생한 이날 사건은 전국적인 이슈가 되면서 텍사스의 피난처도시금지법안인 SB4가 또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총알을 머리통에···”
당시 소동은 ‘루차’(Lucha·스페인어로 투쟁)’라고 쓰인 붉은색 티셔츠를 입은 텍사스시민권리프로젝트 등 시민단체의 회원들이 의사당 복도에서 “SB4를 폐기하라”고 외치면서 시작됐다.
제85차 텍사스주의회 회기종료를 이틀 앞두고 시민단체가 의사진행을 방해한다고 생각한 텍사스주하원은 정회를 선언하고 의회 경비대에 시위대 해산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SB4를 찬성하는 공화당 소속 의원들과 SB4를 반대하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언쟁을 벌였다.
이때 공화당 소속으로 어빙(Irving)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매트 리날디(Matt Rinaldi) 하원의원은 민주당 소속의 동료 의원들에게 “이민단속국(ICE)에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민주당 소속의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리날디 하원의원이 자신들에게 다가와 “방금 이민단속국에 저 사람들을 모두 추방시키라고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리날디 의원은 이 말에 항의하던 민주당 소속의 폰초 네바레스(Poncho Nev?rez) 의원에게 ‘총으로 쏘겠다’며 고함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소동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리날디 하원의원이 “동료 의원들 머리 중 하나에 총알을 박아 넣을 것”이고 말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리날디 의원은 “생명의 위협을 느껴 방어권 차원에서 그렇게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민국 신고는 사실”
AP통신은 지난달 29일(월) 리날디 의원이 ICE에 실제로 전화를 걸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민단속국 관계자를 인용해 리날디 의원이 이날 오후 12시5분 경 이민단속국에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이민단속국은 이날 전화신고를 샌안토니오에 있는 국토부 조사국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ICE는 그러나 지난 30일(화)까지도 전날 소동과 관련해 전화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리날디 의원은 자신이 ICE에 두 차례 전화를 걸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통화기록을 찍은 사진을 같은 당 소속의 조나단 스틱랜드(Jonathan Stickland) 의원에게 보냈고, 스틱랜드 의원은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그러나 리날디 의원의 보낸 사진에 찍힌 통화기록은 오전 10시55분과 10시56분으로 ICE가 공개한 오후 12시5분과는 차이가 나면서 또 다른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한편 ICE는 통화내역은 제보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리날디 의원, 재선 성공할까?
이번 주 텍사스주의회에서 동료의원들을 협박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 의회에 항의하러 온 시민들을 ICE에 신고해 추방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리날디 의원이 내년 실시되는 텍사스주하원의원 선거에서 살아남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화당 소속의 리날디 의원은 5만9000여명이 투표에 참가한 지난번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경쟁자인 도로사 오커(Dorotha Ocker)를 1,048표차로 누르고 신승했다.
내년 선거에 또 다시 출마하겠다고 밝힌 오커는 이번에는 자신이 리날디 의원에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커의 예상대로 리날디 의원은 내년 선거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시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가 리날디 의원의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더욱이 이번 소동을 계기로 민주당이 리날디 의원의 지역구에 화력을 집중할 것이 분명하다.
리날디 의원은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지역구 유권자의 약 60%가 소수민족”이라고 소개하며 “백인이 40%, 히스패닉이 30%, 아시안이 20%, 그리고 흑인이 10%”라고 설명했다.
지난 선거에서 리날디 의원은 1,048표차의 신승을 거두었는데, 20%의 아시안 유권자들이 내년 선거에서 누구에게 투표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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