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메리카포스트 시론>
불체자도 동포요 이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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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미국시민권자들 가운데 불법체류자(불체자)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것에 반대하는 한인들이 44%에 이르고, 불체자의 생존과도 직결될 수 있는 ‘운전면허증’ 발급도 47%가 반대 입장을 보였다는 여론조사결과는 휴스턴 한인동포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텍사스에서는 오는 9월1일부터 반피난처도시법이 시행된다. 반피난처도시법은 지역 경찰이 단속하는 시민에게 체류신분을 묻도록 강제하는 법으로 이 법을 지키지 않는 경찰은 1천달러에서 2만5000달러까지 벌금을 내야 한다. 이 법이 시행되면 경찰은 “이민서류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서류가 없는 불체자는 강제추방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이민자사회는 물론 텍사스 각 도시에서 소송을 제기해 반피난처도시법을 저지해 보려고 하지만, 경찰의 “이민서류 보여달라”는 조치는 이미 연방대법원에서도 문제가 없다는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소송이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애리조나가 지난 2010년 반피난처도시법을 먼저 시행했는데, 이때 제기한 소송에서 연방대법원은 지역 경찰이 이민법 등 연방법을 집행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이민서류 보여달라”는 허가했다. 이 같은 사실로 인해 텍사스주의회는 반피난처도시법에 “이민서류 보여달라”는 내용을 삽입했다.

“갑질 우려된다”
텍사스의 반피난처도시법에도 불구하고 휴스턴을 떠나지 못하는 한인 불체자들 중에는 생계를 위해 어디선가 일해야 하는데, 이들의 불체신분을 악용하는 사례도 나오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불체자라는 약점을 잡아 임금을 체불하거나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하면서 온갖 비인간적인 행동도 자행하는 사례도 있지 않을까 우려된다. 더욱이 가정폭력의 희생자가 불체자일 경우 더욱 어려운 처지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불체자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폭력을 당해도 반피난처도시법으로 인해 경찰에 신고하길 주저하는 경우가 늘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휴스턴 한인동포사회도 갈등과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한인인구 더 줄 것”
텍사스에서 반피난처도시법이 시행되면 휴스턴의 한인인구는 더욱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에너지회사에 근무하는 한인들이 직장을 잃고 타도시도 이주해 가면서 가뜩이나 인구가 감소했는데, 반피난처도시법이 시행되면 휴스턴을 떠나는 한인들의 숫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캘리포니아와 일리노이 시카고 등 타주와 타도시에서는 불체자를 보호하는 법을 입안하거나 조례를 개정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불체자들에게 이들 도시는 휴스턴보다 안전하다. 따라서 생존을 위해 휴스턴을 떠나야하는 불체한인들이 늘면 식당 등 한인 비즈니스도 영향을 받고, 휴스턴 한인경제도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반피난처도시법이 몰고 올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모르지만, 합법체류자이든 불체자이든 함께 어울려 살아왔던 우리는 같은 동포요, 같은 교인이며, 소중한 이웃들이다. 휴스턴 한인동포사회는 반피난처도시법이라는 괴물을 어떻게 마주할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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